<6자회담> 북한의 `응대차이' 주목
韓 감사, 美 존중, 日 무시, 中 거리두기, 러 친근감
(베이징=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제4차 북핵 6자회담이 27일로 개막 이틀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5개국 `응대 차이'가 두드러져 주목된다.
직선적인 외교 스타일의 북한이 표정을 통해 각국에 대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개막식과 그간의 양자접촉을 통해 드러난 북한의 표정은 미국에는 `존중', 한국에는 `감사', 일본에는 `무시', 중국에는 `거리두기', 러시아에는 `친근감'으로 요약된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이 북한 수석대표인 김계관(金桂冠) 외무성 부상은 개막식에서 한국과 미국의 수석대표인 송민순(宋旻淳)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의 인사말이 진행되는 동안 대형 6각테이블위에 양손을 올려놓은 채 눈을 지그시 감고 고개를 끄덕여 화답했다.
북측 대표단은 또 25일과 26일 미국과의 잇단 접촉에서도 할 말은 하되 회의 내내 예를 갖춰 미측 대표단을 협상 상대자로서 존중했다는 후문이다.
북측은 24일 남북 양자협의에서 우리 대표단에게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에 감사를 표시했으며, 6자회담 수석대표로서 첫 만남인 김 부상과 송 차관보간에도 시종일관 부드러운 대화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아울러 자국의 핵폐기와 보상의 동시행동 전략에 동조하는 러시아 대표단에게도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다. 25일 베이징 주중 북한대사관에서의 북ㆍ러 접촉후 김 부상이 러시아의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을 건물밖까지 나와 배웅한 게 이런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그러나 북측은 일본에는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공개석상에서는 아예 무시하는 분위기다.
김 부상은 개막식에서 왼쪽에 앉아 있던 일본의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수석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동안 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 외면했다. 북측은 특히 미사일과 납치문제를 위해 이번 회담 기간에 북일접촉을 갖자는 일본측의 줄기찬 요구에도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잘 드러내지는 않고 있지만 중국과는 거리두기가 역력해 보인다.
22일 베이징에 도착한 북한 대표단은 24일 우리 대표단과 양자협의를 한 후에 중국과 양자접촉을 한 게 그 같은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앞서 지난 달 30일과 지난 1일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주최로 열린 뉴욕세미나에서도 북한의 차석대표인 리 근(李 根) 외무성 미국국장은 이와 비슷한 제스처를 보였다.
그는 우리측의 위성락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를 매우 친절하게 대했고 고맙다는 인사도 표시했으며, 미측의 조셉 디트러니 대북협상대사에게는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으며, 일본측의 대표에게는 "여기에 왜 왔느냐"는 식으로 아예 제끼는 분위기를 연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 국장은 특히 중국측에서 참석한 인사가 발언 도중에 `North Korea로 지칭하자 중간에 말을 끊으면서 "`DPRK'인데 왜 그렇게 얘기하느냐"며 강한 반발감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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