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호텔에서 근무하던 시절, 101호실에서는 뭔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선배에게 들었었다.
당시에는 국영으로 운영되고 있었기에 딱히 영업에 큰 신경을 쓰지는 않던 터였다.
그랬기에 그 방은 평소 야근 담당자를 위한 수면실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래도 성수기가 오면 손님을 안 받을수도 없는만큼, 일년에 몇번쯤은 손님이 묵게 된다.
하지만 언제나 한밤이 되기도 전에 방을 바꿔달라고 요청하거나, 다른 방이 없으면 아예 방을 빼버리곤 했다.
돌아가면서 그 방에서 뭔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거나, 겁에 질려 도망치는 손님도 계셨었다.
그러는 사이, 수면실을 이용하던 직원들 사이에서 몸이 나빠지는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야근이 있는데다 체크인부터 체크아웃까지 긴 시간 긴장해야만 하니 몸이 나빠지기 쉬운 환경이긴 하겠지만.
내 눈 앞에서 쓰러져 죽은 동료만 두명이었다.
각각 뇌경색과 심근경색이었다.
40대인데 말기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도 있었고, 사고사에 원인은 듣지 못했지만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이도 있었다.
그러는 사이, 호텔의 민영화 전환이 결정되었고, 직원들도 일단 호텔을 떠나게 되었다.
호텔은 벽지도 새로 갈고, 욕실도 전체적으로 교체하는 등 반년 가량의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방에 있는 짐들을 들어내고, 조립형 침대는 해체한다.
그러던 와중 101호실 침대 판 뒤에서, 부적 같은 게 나왔다고 한다.
오래 전에 액막이라도 한걸까 싶었다.
딱히 효과는 없었네, 하고 떼어낸 뒤 사무실에 두었다.
보수 공사가 끝나고, 민영 기업 쪽에서도 고용 승계가 확정되었기에, 오픈 준비를 하며 우리는 다시 그 부적을 찾았다.
다시 붙일까 싶었지만, 다음날 영업 시작 전에 기도를 올릴 예정이었기에, 신주가 오면 그걸 보여보기로 했다.
다음날, 기도 의식을 마치고 신주에게 부적을 보여주자 얼굴을 찌푸렸다.
무슨 문제라도 있는지 묻자, 이 부적은 검은 글씨로 보이지만 오래 전에 피로 글씨를 쓴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저희가 액막이는 하겠습니다만, 원래부터 일하던 분들은 따로 액막이를 받는 게 좋을 거 같네요.] 라고, 신주는 말했다.
호텔이 리뉴얼 오픈하고 얼마 지나, 사이가 좋았던 옛 동료 아저씨가 놀러왔다.
[나랑 야근 같이 할 때, K한테는 수면실 못 쓰게 했었지. K가 그 방에서 자면 언제나 엄청 심하게 가위를 눌려서 복도까지 들릴 정도로 비명을 질렀으니까 말이야.]
그러고보니 수면실을 쓸 때, 자주 침대에서 떨어지곤 했었다.
그것도 침대 옆이 아니라 발이 향하는 쪽으로.
누가 발목을 잡아 끌기라도 한 것처럼.
민영화 한 뒤로는 기도 효과라도 본 것인지, 방에 묵은 손님이 도망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오픈하고 1년도 되지 않아 심근경색으로 직원 한명이 죽었고, 정신이상이 와서 2명이 그만 뒀다.
나도 심근경색이 일어나 일은 그만 뒀지만, 그 후 눈의 시력이 거의 없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