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정신이 없으므로 음슴체.
때는 바야흐로 2013년 10월 31일. 직장을 잡은지 1달도 체 안되어 본인 과실로 사고를 냈슴.
2차선이 1차선으로 바뀌는데 이사한지 한달도 안된터라 잘 몰랐으므로 그냥 나가다가 넘어오는 차 옆을 박았슴 ㅠㅠ
차는 2000년도차에 거의 32만 키로를 뛰었으므로 본인과실은 본인이 부담하는 보험을 해서 한달 27불만 내고 있었슴.
사고가 났는데 차를 고치자니 고장 안났을때 팔아봐야 3000불 나올까 말까 한 차를 거의 2000불 이상 들여서 고치기가 아까웠슴.
차는 범퍼 앞쪽만 나가서 라지에이터도 손상없고 달리는데 지장이 하나도 없었슴.
사고난체로 중고시장에 갖다 팔려니 300불 준다함.
나 고3때 타고다니던 첫차인데 그냥 팔기 너무 아까웠슴.
여튼 그래서 괜찮은 중고차 하나를 뽑고 그차는 그냥 아파트단지에 뒀는데
갑자기 아파트 매니져가 오더니 '니차 고치던가 빼던가 하삼. 매니지먼트가 사고난차 아파트에 있으면 미관상 안좋다고 빼라고 함ㅋ' 이렇게 함 ㅠㅠ
그래서 미관상 안좋은 차를 숨기느라 개인 차고를 빌렸는데 한달에 무려 80불....
고민고민하다가 마침 친구가 자기 동생한테 차를 물려주고 자기는 다른거 산다고 어찌할까 하던중
풀 보험을 드는 조건으로 내차를 빌려주게 됨. 그러면 혹시 사고나도 300불보단 더 받을꺼 아님? ㅋㅋㅋ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나 싶었는데 갑자기 친구한테 연락옴.
뺑소니 당했다고 경찰이 왔다갔다고 함.
친구집이 괜찮은 동네에 사는데 경찰들이 순찰을 자주 왔다갔다함.
그런데 경찰이 도는데 아까 봤을땐 멀쩡했던 차가 뒷 범퍼/패널쪽이 부서져 있네?!?!?
금요일 아침에 쿵쿵쿵 하고 문을 두드리시더니 '너 차 왜이럼?' 이러셨던거임.
경찰이 친구보다 먼저 현장을 보고 의문을 제기하고 거기에 남겨진 쪽지 뭐 그런것도 없었슴.
이건 뺑소니라고 경찰이 단정을 지었슴.
앞도 망가지고 뒤도 망가지고 이건 뭐 난리가아닌 난리임.
(차 운전하는데는 상관없긴 함)
여튼 이 넓은 땅에서 CCTV 같은것도 없는 동네인데 이거 어쩌나 하고 상당한 고민을 하고 있었슴.
그.런.데
뺑소니가 단서를 남기고 감 ㅋㅋㅋㅋ
정지된 차를 들이박았는데 앞에 깜빡이 플라스틱부분이 깨져나온거임
그런데 마침 그 플라스틱 부분에 파트 번호가 적혀있어서 조회를 해봤더니 차 브랜드, 연식, 모델 다나옴 ㅋㅋ
그리고 차를 박았으니 페인트 자국이 남아서 무슨색인지도 알아냄.
볼보차량이었는데 별로 흔하지 않은 볼보에 그 색깔로 그 지역 조회하니 한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차임.
그래서 잡음 ㅋㅋㅋ
알고보니 그넘은 고등학교 다니는 넘인데 학교가다가 뭔짓을 했던지 한눈팔다가 코너를 돌면서 박음.
자기말로는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고 함. 근데 내 친구 아침부터 집에 있었슴 ㅋㅋ
쪽지하나도 안남기고 친구는 집에 계속 있었고. 이건 빼도박도 못하는 뺑소니임.
그리고 여기 미국임. 빨간줄 하나 생기면 진심 인생 망친다고 봐도 됌.
부모님이 그래도 착하시고 상식은 있으신 분들인거 같음.
자기네가 소개해주는 차 고치는 곳 가서 고치면 자기가 크레딧카드 긁어준다고 함.
그리고 맘에 안들면 다른곳에 가서 알아봐도 된다고 하심.
그분들이 추천해주신 곳으로 갔는데 850 부르던가? 여튼 다른곳들도 이리저리 알아봐서 대충 평균 2000 불 정도가 나옴.
부모님 만나서 이야기함. (생각해보니 당사자가 안나왔네ㅡ,.ㅡ) 고치는거 내가 알아서 고칠테니깐 평균으로 2000만 주세요 라고 함.
솔직히 아들 미래가 걸린거라 더 부르고 싶긴 했는데 부모님이 나이스하게 나와서 그냥 딱 고치는 가격만 받자고 결정함.
아들 뺑소니도 레코드 없던걸로 해주는거고 사고로 신고하면 아들 보험 엄청 뛸꺼고
(나중에 알았지만 이녀석 사고내고 차 고친 바로 다음날 또 박은거임)
2000불가지고 무엇을 했겠슴?
내친구랑 나랑 손재주가 좋음. ㅋㅋ
범퍼랑 파트 다 사고 페인트까지 우리가 칠해서 새차를 만들었슴.
지금 부모님 잠시 미국오셔서 새로 산 중고차 드리고
이차 잘 몰고 다니고 있슴.
교훈: 뺑소니는 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