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누나네 이사를 돕기 위해 관동 지방으로 향했다.
이사는 문제 없이 진행되어,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할 것도 없고, 시간이 남길래 프로야구 시범경기라도 보러 갈까 싶었다.
찾아보니 세이부 돔에서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의 경기가 예정되어 있었다.
다음날, 이 경기를 보러 가기로 했다.
경기 당일, 세이부 돔에 여유롭게 들어갈 수 있었다.
노점에서 먹을 걸 사서, 느긋하게 먹으며 선수들이 몸 푸는 걸 구경했다.
관객도 늘어났다는 걸 느끼면서.
프로야구 시범경기 같은 걸 보러 오는 사람들은 대개 그 팀의 골수 팬이거나, 집이 가까운 사람 정도겠지.
나처럼 양 팀 팬도 아닌 사람이, 혼자서 경기를 보러 오는 경우는 꽤 드문 일일 것이다.
나는 주니치 드래곤즈 팬이거든.
그날은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 홈이니만큼, 라이온즈 팬이 많았다.
종종 그 사이로 드문드문 베이스타즈 팬이 보이는 정도.
세이부는 팬들 열기가 대단하구나, 하면서 돔 안을 이리저리 돌아보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가 말을 걸었다.
[형, 어느 팀 응원해?]
돌아보니, 거기에는 베이스타즈 유니폼을 입은 남자아이가 서 있었다.
나는 주니치 팬이니까 딱히 어느 팀을 응원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말하고, 다시 앞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 아이는 꽤 끈질겼다.
[아, 주니치구나~ 감독이 불안하겠네. 올해는 잘 풀리면 우리가 주니치 정도는 뛰어넘을지도 몰라. 블랑코1도 있고, 두목2이랑 후지이3가 제대로 던져주면 말이야...]
시끄럽구만.
어디 좀 가버려라, 망할 꼬맹이.
그렇게 생각하며 조금 짜증을 내는 한편, 이 녀석 야구 꽤 잘 아는구나, 하고 감탄도 했다.
내용은 거의 잊어버렸지만, 대충 이런 느낌으로 야구 지식을 내 귓가에서 떠벌떠벌 풀어놓는 것이었다.
야구 너무 좋아하네.
아니, 베이스타즈를 너무 좋아한다고 해야할까.
베이스타즈는 최근 몇년간, 리그에서도 꼴찌를 도맡아하고 있는데, 응원할 힘이 나는 것도 신기하네.
그렇게 생각한 순간.
[빨리 우승 좀 해주지 않으려나.]
갑자기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아저씨처럼 굵고 위압감 있는 낮은 목소리가 되어, 귓가에 울려퍼졌다.
어!?
놀라서 돌아봤지만, 남자아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때는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칠 정도로 무서워서 모르고 넘어갔지만, 나중에 깨달았다.
그 남자아이가 입고 있던 유니폼은, 15년도 더 된 그 옛날, 베이스타즈가 우승했던 시즌의 유니폼이라는 걸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