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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1014720
    작성자 : 비알피
    추천 : 11/9
    조회수 : 1809
    IP : 119.196.***.94
    댓글 : 37개
    등록시간 : 2018/01/20 17:25:20
    http://todayhumor.com/?sisa_1014720 모바일
    아이스하키 단일팀 이슈
    단일팀 문제는 진영논리 문제가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입장에서도 충분히 찬반 의견이 갈릴수 있는 문제입니다.

    지난 보수정권 9년간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최악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이번 평창올림픽은 정부 입장에서 무드전환용으로 좋은 기회인것은 사실입니다.

    사실 일부자유당 성향의 사람을 제외하곤 북한의 올림픽참여, 한반도기 사용, 남북공동입장, 공동응원단 파견에 큰 반대의견이 없습니다.
    국민 대부분이 북한과의 평화무드 그리고, 대화기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스하키 단일팀 관련해서는 찬반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큰 틀에서보면 찬성입장은 남북평화 분위기를 위해 작은부분의 양보는 필요하다는 의견이고
    반대입장은 대를 위해 소의 희생이 강요되면 안된다는 의견입니다.

    들어보면 찬반 입장 모두 타당한 논리입니다. 어디가 옳다, 그르다의 문제는 아닌거죠.
    각자 추구하는 가치가 다를뿐이죠.

    정부에 대한 무자비한 종북몰이와 아이스하키 대표팀에 대한 근거없는 비난
    이 모든것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것 같아 무척 안타깝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단일팀에 대해서 어느정도 반대하는 입장인데, 한편으로는 정부입장도 이해되고 어느정도 공감도 합니다.
    지금은 남북합의가 이미 끝났고, IOC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 이미 엎질러진 물 그래 반대하지 말고 응원하자는 입장이구요.

    근데 아이스하키 팬으로써 이런저런 글들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아무래도 아이스하키가 비인기종목이고 그동안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은 분야이기 때문에
    너무 막말이 난무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200억을 로비해서 진출권을 딴거라고 우리나라때문에 다른나라가 피해를 입었다는 근거없는 그런 글들을 보면 아이스하키팬으로써 허탈감 마저 드는게 사실입니다. 선수들을 이기적인 집단으로 모는 글들도 마찬가지구요.

    아무리 가짜뉴스가 판을치는 세상이라지만
    긴 시간 아이스하키를 사랑해온 한 팬으로써 이러한 가짜 거짓정보에 억장이 무너집니다.
    아이스하키 팬 입장에서 우리가 어떤과정을 통해 출전권을 획득한건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동계올림픽이 처음개최된 1924년 프랑스 샤모니 동계올림픽부터 가장최근 개최된 2014 러시아 소치올림픽까지
    약 100여년간 개최국이 아이스하키팀에 출전하지 못한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까지는 개최국에게 자동출전권을 부여했습니다.

    아이스하키에 한해 개최국에게 자동출전권을 부여한 이유는 유일한 구기종목이라는 이유와 동계올림픽의 모든 종목을 통틀어 아이스하키가 흥행에 차지하는 부분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 동계올림픽 총 관중의 50프로 이상, 전체 관중수익의 50프로 이상이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나오기때문에 개최국이 불참시 흥행과 수익에 막대한 영향과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럼 2006년 토리노를 마지막으로 왜 개최국 자동출전권이 없어졌을까요?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전선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뛰어들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나라는 2010, 2014 두번의 유치실패를 겪고 2018 평창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게되지만,
    2010 동계올림픽 유치에 가장 적극적이고 근접했던 나라가 우리였습니다. 결과적으로 3표차이로 벤쿠버에게 졌고,
    2014년 유치도 소치에게 밀렸지만 그 당시에는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가 아주 유력하다시피 했습니다.

    이즈음 IIHF 국제아이스하키연맹과 IOC 국제올림픽 위원회는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가 유력했던 평창에 개최국인 한국이 아이스하키에 참가가 가능한지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논의가 된 시점이 2000년대 초중반 이었고 이당시 우리나라 아이스하키는 그야말로 불모지 오브 불모지였으며 국제대회 참가시 20-0 등의 아이스하키에서는 나오기 힘든 두자리 스코어로 매번 지곤했습니다. 이에 IIHF와 IOC는 한국의 현재 아이스하키 레벨로는 올림픽참가시 아이스하키 위상을 떨어뜨리는다는 암묵적 공감대로 개최국 자동출전권을 임시로 없애버립니다.(올림픽의 경우 매번 규정이 바뀝니다. 2014런던 올림픽에서 일시적으로 야구를 종목에서 제외하고 2018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야구를 편입시는것과 같이 개최국과 일련의 사항들을 고려해서 그때그때 규정을 달리합니다.)

    우리와 유치경쟁을 벌였던 캐나다와 러시아의 경우 아이스하키 세계 탑시드권 국가였기때문에 개최국 자동출전권을 보장받는것과 동일하였고, 순전히 이 행정안은 평창이 유치에 성공했을 경우 한국에게만 주는 패널티 정도로 여겨졌습니다. 결과적으로 2010년 2014년 모두 유치에 실패했고, 개최국인 캐나다, 러시아의 경우 이 패널티에 해당되지 않기때문에 논란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은 2011년이되고, 드디어 2018 평창이 3수끝에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합니다.
    평창 유치확정과 동시에 국제올림픽 위원회 IOC는 고민거리가 생깁니다. 전체관중수와 관중수익의 절반을 차지하는 아이스하키 종목에 막상 개최국이 빠져버리면 흥행에 실패할 수도 있겠다라는 고민을 합니다. 이에 IOC가 국제아이스하키연맹 IIHF측과 조율을 합니다. 그러나 IIHF측은 한국팀의 경기력이 너무 수준이하이고, 올림픽에 출전하는 탑레벨 국가들과의 격차가 너무심하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습니다.

    근데 구조상 IOC가 IIHF 보다 올림픽 전체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이죠. 이에 IOC 중재하에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IIFH가 의견 조율을 합니다. IIHF측의 의견은 개최국이 아이스하키에 출전하지 않을경우 관중과 수익에 마이너스요인인것은 격하게 공감하지만 현재 한국팀의 레벨이 올림픽에서 경기를 치를수 있는 레벨이 아니다. 대책안을 내놓으면 적극수용하겠다는 답변을 합니다. 이와함께 모범답안으로 1998 나가노 올림픽의 일본대표팀을 예로 들어줍니다. (일본은 나가노 올림픽 당시 안방에서 열리는 동계올림픽에서 아이스하키팀 경기력향상을 위해 대거 귀화를 추진했고 이에 경기력이 일정부분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불과 몇년전이지만 한국은 정말 아이스하키 불모지였고, 국내 전문가 조차 없던게 현실이었습니다. 이때 일선으로 나온 인물이 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이자 한라그룹 회장 정몽원입니다. 구 만도위니아, 현 안양한라를 1994년 창단해서 20년 넘게 아이스하키팀을 이끌어온 그야말로 아이스하키를 사랑하고 재벌이다보니 정치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죠. 이양반은 아이스하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대단한 사람입니다.

    정몽원 회장 주도하에 아이스하키 출전권을 얻어내기 위한 대책안을 IIHF 측에 제출합니다. 정몽원 회장의 아이스하키 사랑은 여기서도 확실히 드러납니다. 올림픽만을 위한 플랜이 아닌, 유소년 시스템부터 성인대표팀의 경기력 구축까지 엄청 디테일한 대한민국 아이스하키 플랜을 짜게되죠. 여기에는 특별귀화 추진으로 인해 경기력 향상, 선진 아이스하키 NHL출신의 지도자들 영입, 유소년 양성, 유소년 해외유학, 상무팀 창단과 국내 아이스하키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발전플랜을 계획합니다. 기업후원금과 정부보조금 200여억을 들여서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올림픽에서 경쟁할 수 있는 경기력을 만들겠다는 플랜을 IIHF에 제출합니다.

    IIHF는 기한을 두고 랭킹을 몇위까지 끌어올려라는 피드백을 보냈고, 결과적으로 그 순위권에 진입을 못했음에도 수년간 한국아이스하키가 장족의 발전을 거뒀고, 정몽원 회장 주도하에 플랜을 충실히 수행했기에 개최국 출전권을 보장하겠다고 2014년 결정하게 됩니다. 애초에 IOC측과 IIHF측 모두 개최국의 아이스하키 경기력 향상이 목적이지 출전권 부여는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정몽원회장 주도하에 남녀대표팀은 피땀나는 노력으로 경기력이 불과 수년전에 비해 놀라울정도로 향상되었고, 여전히 열세이긴 하지만 세계 탑시드권과의 경기에서도 무기력할 정도의 경기력은 보이지 않아 올림픽 참가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수년간에 걸친 협회와 선수들의 이러한 노력과 성과에 대해 전혀 알지도 못한채, 정부가 200억을 로비해서 출전권을 얻어왔다는 식의 거짓정보들을 사실관계 확인 없이 마구 생산하고 그걸 또 아무 생각없이 퍼트리는 일부 네티즌을 보고 있자면, 아이스하키 팬으로써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단일팀 반대파들의 정부 종묵몰이,
    단일팀 찬성파의 거짓정보 생산과 선수비난,

    정말 도를 넘어섰습니다.

    그리고 단일팀 이슈 덕분에 여자 아이스하키 예선전 표가 모두 매진됐다는 글도 있는데,
    이것도 사실이 아닙니다. 단일팀 이슈 한참전 표예매 열리고 이미 순식간에 매진된 상태였습니다.
    니들이 이런거 아니면 언제 관심받아보냐는 비아냥거리는 글들 참 보기 그렇습니다.

    찬성쪽이든 반대쪽이든 모두 합리적인 주장이 가능합니다.
    제발 사실 왜곡은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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