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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1014363
    작성자 : 인던디
    추천 : 105
    조회수 : 3034
    IP : 110.70.***.226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8/01/19 15:37:28
    http://todayhumor.com/?sisa_1014363 모바일
    한 초등학교 선생님이 문프 의원시절 보낸 편지 -더쿠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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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을 하신다는 홍정욱 선생님이 이달에 펴낸 신간책 <꼭꼭 씹으면 뭐든지 달다>와 함께 보내온 편지입니다. 편지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함께 보내 온 책은 제목대로 꼭꼭 씹어서 읽을수록 단맛이 나는 좋은 책입니다. 선생님이 자연을 잃어버린 아이들을 위해 쓴 책 같지만, 어쩌면 어른들을 위한 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꼭꼭 씹으면 뭐든지 달다>라는 좋은 책을 추천하고 싶어서 홍선생님의 편지를 소개합니다 


     문재인 의원님께  책을 쓴 홍정욱입니다.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환경단체 ‘습지와 새들의 친구’에서 이런저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도저도 제대로 하는 일 없이 자리만 눙치고 있습니다.  의원님께 책을 보내는 것이 결례가 될까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의원님과의 만남이 일정부분 영향을 끼쳤다 믿기에 결례를 무릅씁니다.

     의원님은 기억하시지 못하시겠지만 전 의원님과의 4차례 만남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양산 매곡의 의원님 댁 뒷산에 아이들을 데리고 숲 체험을 다니며 의원님을 뵈었습니다.  3년 전 쯤 숲에서 아이들과 고구마를 구워 먹고 있을 때, 가을 풀꽃을 한 아름 안은 사모님과 하얀 개(그날 바우라고 이름을 알려 주셨습니다.)를 몰고 오신 의원님을 처음 뵈었습니다. 고구마를 하나 드렸더니 달게 드셨습니다. 아이들에게 귀한 체험을 하고 있다는 격려도 하셨지요. 그 때 ‘아이들과 숲에서 노는 이야기를 알려도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사모님께서 “이게 여뀌에요?” 하셔서, 서울말에 당황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ㅎㅎ 

     두 번째 만남은 산딸기가 만들었습니다. 아이들과 산에서 딴 산딸기를 나눠 먹으며 내려오다 댁 앞에서 하필 산딸기 상자를 든 의원님을 만났습니다. 의원님께서 대뜸 제가 든 봉지를 보자시더니 아이들에 비해 딸기가 부족하다며 당신 딸기 상자에서 한 옹큼을 덜어내어 제 봉지에 담아주셨습니다. 제가 무안해 하자 제 봉지에 든 걸 조금 달라며 바꿔 먹은 거라며 막음하셨습니다. ‘저 분은 어릴 때 산딸기를 귀하게 아껴가며 먹어 본 사람이다.’ 그 때 ‘먹는 것이 귀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 줘야겠구나.’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째는 봄꽃을 공부하고 내려오는 길이었지요. 의원님은 댁 앞 빈터에 편백을 심고 계셨습니다. 땅이 돌밭이라 땅파기에 힘드신 것 같아 오지랖 넓게 “도와 드릴까요?” 했더니 “아닙니다. 땀이 나니 기분 좋습니다. 제가 천천히 하겠습니다. 아이들과 자주 오시네요. 우리 동네에 공부할 게 많나 봐요?”라며 웃으셨습니다. ‘일을 해 보신 분이구나.’ 그 때 ‘땀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아이들에게 해 줘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네 번째는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얼마 뒤였습니다. 사상에서 출마하신 선거였지요. 사모님과 자제분과 바우와 함께 산보하시던 길이었습니다. 저는 여기 아이들과 숲 체험 중이었고요. 아이들이 바우를 보고 좋아서 만지고 놀았지요. 그러다가 한 녀석이 과자를 꺼내어 보이자 바우가 순간적으로 아이에게 달려들어 깜짝 놀랐습니다. 그 때 의원님께서 바우 목을 끌어안으며 넘어지셨습니다. ‘특수부대 출신이라더니 역시... ㅎㅎ’ ‘강인함은 부드럽게 나타나야 제 맛이구나’ 싶었습니다.

     지난주에 올해 숲 체험 일정이 끝났습니다. 양산 집 앞길은 낙엽만 가득했습니다.  언론에서 자주 뵙습니다. 정치적인 이야기는 마음속으로만 하겠습니다. 전교조 교사로 살면서 몸에 익은 억울한 두려움이 큽니다.  굳은 걸음으로 따뜻한 그림자를 만들며 나아가십시오. 은발 아래 멀리 보시던 눈빛이 참 맑아 보였습니다.  건강하십시오. 

     2013년 12월 10일 홍정욱 드림 



     너무 따뜻한 글이다ㅠㅠㅠ
     
    출처 http://theqoo.net/index.php?mid=moon&filter_mode=normal&document_srl=65700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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