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마을 발전을 위해 받는 '마을 발전 기금'.
주로 외지에서 들어와 살거나 마을에서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걷는데 분쟁의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왜 돈을 내야하는지 규정도 없고, 어디에 쓰이는지도 모르지만 오랜 관행이라는 이유로 사실상 강제로 걷기 때문입니다.
정하니 기자의 더 깊은 뉴스입니다.
[리포트]
"저희에게는 무조건 많이 받아야 되겠다는"
"다른 마을에서 왔잖아. 우리동네 아니였잖아."
"우리가 돈을 안 받았다고 하는건 아니에요. 뭐가 문제에요."
[무서운 시골 인심]
경남 통영의 작은 어촌.
서울에서 내려온 부부는 지난 2015년 이곳에 홍합 세척 공장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기계는 멈춰있고, 홍합 창고는 텅 비어있습니다.
이 공장에 수억 원을 쏟아부은 부부의 속은 새카맣게 타들어갑니다.
[홍합 공장 부부]
"준비를 다 했고. 마을하고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아서 계속 지연이 되고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속상하죠."
주민들은 공장을 돌리려면 '마을 발전 기금'을 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처음 제시한 천 5백만 원은 시간이 지나며 두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홍합 공장 부부]
"가장 최근에 대화가 오갔던 부분이 2천 2백만원. 금액을 더 올려달라고 이야기 하면서. 지금 듣기로는 3천만원."
부부가 거절하자 곧바로 보복이 시작됐습니다.
[홍합 공장 부부]
"일부 어른들이 '들어와봐라 진입로를 막겠다' 그 부분이 가장 걱정스러웠던거죠."
[정하니 기자]
공장 근처에는 홍합공장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곳곳에 달려있습니다.
벌써 2년째 공장은 개점 휴업 상태지만 마을 사람들과의 갈등은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이들은 왜 공장을 반대할까.
마을 이장을 만나봤습니다.
이장은 수질 오염과 악취때문에 반대한다고 말합니다.
[마을 이장]
"홍합 공장같은건 동네 주민을 많이 냄새나서 괴롭힌답니다."
하지만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마을 이장]
"그건 작아서 안되겠다. 한 5백만 더주면 내가 주민들한테 다시 얘기해서, 반대 안하고 냄새가 나도 참고"
관할 통영시청은 주민들 간의 분쟁이라 끼어들기 난감하다는 입장.
[통영 시청 관계자]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했는데도 잘 해결이 안되고 불편하죠… 동일한 민원을 가지고 반복적으로 이렇게 되는거 자체가.
주민들을 찾아가 읍소했던 부부는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습니다.
[홍합공장 부부]
"어머니 아버지 하면서 배우려고 흡수하려 하면 이쁘게 봐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 내맘 같지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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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의 한 시골 마을.
이 곳에서 장묘 사업을 하고 있는 A씨는 동물 장묘 사업을 추가하려다, 낭패를 봤습니다.
마을 이장들은 마을 발전 기금을 요구했고, 예전에 냈던 돈을 합쳐 5억 원에 합의를 봤습니다.
A씨가 이장들과 작성한 합의서입니다.
5억 원을 받는 대가로 새 사업을 확장하는데 적극 협조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A씨가 건축 허가 신청을 내자 이장들은 돌변했습니다.
[A 씨 / 장묘업체대표]
"합의서를 쓰고, 돈까지 지급했는데 저희가 인허가서류를 제출하던 다음날 반대 서명을 받기 시작합니다."
이장들은 주민의 80% 이상이 동물 장묘 사업에 반대한다는 의견서를 양평군청에 냈습니다.
결국 건축 허가는 '불허'됐습니다.
[A 씨 / 장묘업체 대표]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그거에 대한 희망이 무너진거"
이장들은 한술 더 떠, 이미 받은 마을 발전 기금 5억 원도 돌려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습니다.
[이장협의회 회장]
"우리가 돈을 안 받았다고 하는건 아니에요. 이장들이 반대 찬성 개입 안했습니다. 무책임할 게 뭐있어요, 뭐가 문제에요"
마을 발전 기금은 자발적 기부를 받아야하지만, 오랜 관행이라며 강요해온 마을이 적지 않습니다.
주먹구구식으로 걷은 마을 발전 기금이 마을 발전에 제대로 쓰였는 지 확인할 방법도 없습니다.
[동네 주민]
그 돈(마을발전기금)을 어디에 쓰는 거냐고 물어봤어요. 뭐 먹으러도 다니고 돈 없는 사람 빌려도 주고 뭐 그런데 쓴다는 거에요.
[면사무소 관계자]
"저희가 동네 기금인데 그것을 (감시한다는) 조직 자체도 없을 뿐더러 그사람들의 자체적인 조직에 의해서 운영이 되는건데."
이러다 보니 이장들이 마을발전기금을 횡령하다 적발된 사례도 부지기숩니다.
[박대식 /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기금이라는게 특별히 시·군청에서 관리감독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감사 이런게 현재는 이뤄지지 않고 있죠.
몇몇 유지들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니까 견제장치가 무너진 경우가 많죠."
'우리 마을에서 사업을 하려면 돈을 내라'는 식의 갑질은 바로잡아야할 '악습'일 뿐입니다.
[김귀영 / 귀농귀촌종합센터 센터장]
"요즘 농어촌 마을에 인구가 계속 줄어서 문제잖아요. 새로 들어오는 분들 귀하게 생각하고 배려가 필요할 것 같아요.
과도하게 그런 것을 요구하는 것은 마을에서도 지양을 해야."
* 시골인심이 옛날같지 않네요....쓸쓸합니다
*지자체는 귀농자 우대광고만 할께 아니라 관리 감독이 필요한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