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겪은 이야기다.
당시 나는 어느 여성 전용 도미토리에서 살고 있었다.
도미토리 1층에는 샤워실이 있었다.
개인 샤워 부스가 있을 뿐 욕조는 없는 그런 느낌.
그런 샤워실이 2개가 있었는데, 개중 더 안쪽에 있는 샤워실을 쓰면, 수많은 방향에서 시선을 느끼곤 했다.
시선과 인기척이라고 해야하나, 어찌 되었건 무척 기분이 나빠서, 다른 사람들도 싫어하며 쓰려 하질 않았었다.
게다가 조금 영능력이 있다는 친한 친구 말로는, 가까이 하면 위험할 거 같은 검은 연기 같은게 보인다고 하고.
그러던 어느날, 한밤 중에 문득 일어나 화장실에 갔다.
시간이 몇시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복도는 불 하나 없이 어둡고 다들 자는지 조용할 뿐이었다.
나도 졸렸기에 어서 다시 잘 생각에, 화장실에서 나와 복도에 선 순간, 바람도 없는데 화장실 문이 힘차게 [쾅!] 하고 닫혔다.
놀라서 돌아봤지만 아무 것도 없다.
어쩐지 위험하다 싶어, 서둘러 방으로 돌아가려 발걸음을 재촉했다.
방으로 향하는데,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뒤를 보지도 않았는데, 무언가가 보이는 느낌.
검은 안개 같은 것이었다.
직감적으로, [아, 샤워실에 있던 놈이구나.] 싶었다.
검은 안개는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무서워진 나는 온힘을 다해 달려 방으로 뛰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이불을 뒤집어 썼다.
검은 안개는 방안까지는 들어오지 못하는 듯, 입구 근처에서 어슬렁대는 것 같았다.
곧 인기척이 사라져서 조금 마음을 놓았더니, 이번에는 창문 쪽 커튼 틈 사이로 시선이 느껴졌다.
너무나도 무섭고 두려워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있는 사이, 아침이 되었다.
아침 식사를 할 때 영능력이 있다는 친구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그러고보니 오늘 샤워실 앞을 지나갈 때는 기분 나쁜 인기척이 느껴지질 않았어.] 라고 말했다.
아, 역시 어제 그건 샤워실에 있던 녀석이었구나, 싶었다.
그 이후 검은 안개 같은 걸 보는 일은 없었다.
그 녀석은 어디로 사라진걸까?
아직도 여성 전용 도미토리 안을 서성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