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깁니다....
저는 성향이나 사상, 가치관, 인생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누리를 지지한다고 해서 이상하게 보지 않고, 박근혜를 지지한다고 해서 나쁘게 보지 않아요. 그리고 누구나 각자 선호하거나 비선호하는 인물이 있는 것은 당연하니까 그것의 다름도 이해합니다. 다만 동생은 그 정도가 심한 것 같아요. 일베를 하더라도 나쁘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자기 일 열심히 하고, 정말 올바른 판단으로 글을 이해하고 작성하거나 유머는 오로지 유머로서 받아들이고 일베를 떠나 현실로 돌아오면 다시금 바른 생각을 한다면 말이예요.
그러나 제 동생은 폭넓은 사고를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것 아니면 저 것. 극과 극. 사상이든 정치 성향이든 가치관이든 말입니다. 혹여나 대화도중 의견이 갈리는 것이 나왔다 하면, '나와 의견이달라? 그럼 넌 이것.' 이라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정치에 대해 이야기 하다 보면 물론 언쟁이 있을 수 있지만, 정상적인 토론조차 할 수 없는 흑백논리에 갖힌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오유를 하면서도 진보인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보수에 가까운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 건 당연하지요? 일베도 그럴 것입니다. 다만 조금 더 다수의 사람의 성향이 비슷할 뿐이지요. 그러나 동생은, 제가 오유를 하니 좌빨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북한에 관한 책을 읽으라고 주기도 합니다. 오유를 하기 때문에, 그리고 박정희에 대해 비판을 하는 제 모습을 보니 좌빨에, 종북이라는 겁니다. 동생은 제게 물은 적이 없습니다. 제정치 성향을 물은 적도 없고, 북한에 대한 관점을 물은 적도 없습니다. 아니, 차라리 묻고 내 대답을 듣기라도 했으면 이해라도 갈텐데. 내 성향, 사상, 북한에 대한 관점은 알지도 못하면서 무엇을 근거로 저를 좌빨이라 하는지, 왜 이렇게 생각이 짧은지 답답하네요. 노무현에 대해서도 칭찬할 것과 비판할 것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전두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며, 박정희도, 저도, 가족도 마찬가지죠. 한가지 사실만을 받아들이고는 정의를 내려버리는 동생의 사고회로를 보니 답답하네요. 전 북한, 안보, 국방에 대해서는 보수이자 복지국가를 추구하는데 말이죠. 박정희가 경제성장을 이룬것을 부정하진 않으나 그방법과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비판합니다. 그런데 동생은 뭘 보고 저를 좌빨에 종북이라는 걸까요. 제가 박정희를 비판하고 오유를 하니 마치 북을 찬양이라도 하는 것 처럼 보이는 걸까요?
동생의 생각이 짧은 것은 또 어떤 예가 있을까요. 얼마전에는 여자친구와 문제가 있었는지, 대뜸 일본여자와 결혼하겠다는 말을 하는 걸 얼핏 들었네요. 문제가 있는 건 그 여자친구지, 한반도 전체가 김치녀 투성이는 아닐지언데, 일본여자는 순종, 순수미, 한국여자는 김치녀 라는 생각이 깔려서 그런 말을 하는 걸까요. 도대체 왜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할까요. 동생이 컴퓨터를 하고 난 뒤, 인터넷 기록을 보면 김치녀, 김치녀, 운지와 폭도는 물론이고, 그들만의 팩트에 갇힌 글만 주구장창 눌러보네요. 그래 봐도 괜찮아, 그래도 적어도 머리로 필터링은 해가면서 봐야할 텐데 그게 아닐게 뻔 하니까 걱정입니다.
한가지 더 기가 차는 건, 페이스북입니다. 그래, 일베할 수도 있지, 그걸 밝힐 수도 있지. 근데, 페이스북이 실명이 아니네요. 왜, 그걸 밝히긴 부끄러운가?. 페북 친구들을 보니 그닥 정상적으로(일반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은 드물어 보입니다. 이게 진짜 친구들일까봐도 걱정이지만, 그냥 예명으로 만든 페북으로 만난 친구들일 가능성이 크네요. 친구들(아마도 이 사람들도 다 예명으로 만든 거겠지만,) 페이스북 프로필은 노무현 뿐만 아니라(노무현 대통령이 8-90%인것 같네요) 이명박 대통령, 전두환 등, 일베에서 볼 수있는 혐오스런 합성이 프로필 사진이고, 이름또한(예명으로 가정) 일베에서나 볼 수 있을법한 닉네임같은 것을 이름으로 해놨네요. 김대중대통령을 모택동에 합성한 것도 있고 지옥에서 근무라던가.....사진을 캡쳐해서 올리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가관이네요. 이게 동생이 생각하는 올바른 보수주의자들의 모습인가요? 예명으로 그러고 노는 것도 한심합니다. 페이스북 즐겨찾기는 남성연대, 일간베스트 등등. 페이스북에 글을 쓴것은, 동생의 보수주의 관점에서 쓴 글이 많습니다. 그래, 그 성향까지는 자유지. 근데 그걸 네 이름과 얼굴과 소속과 친구를 밝히고 쓰긴 부끄럽니? 내 대학 친구들 중에서도 보수에 일베하는 애가 있는데, 걔는 조심스럽지만 그래도 논리적이고 합당하게 페이스북에 글을 가끔 쓰더만. 그렇게 할 그릇은 안되나?
뭐, 여전히 글 중간중간엔 김치녀에 관한 스크랩도 있고 그러네요. 생각이 조금만 더 깊다면 알텐데. 한국에도 정말 욕먹을 만한 김치녀같은 한심한 여자가 있는 반면 평균적인 여자도 있고 정말 이상적인 여자도 있기 마련인데. 어느나라나 마찬가지로. 일본여자 어쩌구 저쩌구 할 것도 없이.
거기까지 생각이 안미치기에 김치녀 김치녀 거리는 걸까요?
그리고 몇 년 전에, 일베에서 학력인증 붐이 일었을 때, 공고나와서 전문대 다니던 동생은, '일베에 이렇게 이렇게 뛰어난 사람들이 있어!' 라고 하던게 기억나네요. 혹시 판이든 여시든 쭉빵이든 오유든 뽐뿌든 일베든, 고학력에서부터 저학력까지 두루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하는 건지.. 그 사람들을 보며 마치, 고학력자와 같은 사이트를 하며 같은 의견을 공유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건지. 서울대에도, 카이스트에도, 고려대연세대 그 어디든 일베이용자도 있고 오유이용자도 있고 다른 커뮤니티 이용자가 있기 마련인데, 마치 일베에만 고학력이 수북한 듯이 받아들이고 자존감을 세우고 싶었나 봐요.
그리고 최근엔, 일베에서 탈김치라고 불려서 그런건지, 어떻게 알게된 건지 모르겠는데, 태연 닮은 여자분과 페북 친구던데, 페북에 일베나 오유나 라는 글을 쓰거나 일베관련된(일베 티가 나는)사람들 다수와 친구인 여자 페이스북에 그렇게 들락날락 하더라구요. 일베에서 붐이 일었나. 태연닮은 탈김치라고? 어휴, 하는 행동 하나 하나가 생각이 다 짧고 얕고 한쪽에 치우쳐 있네요. 조금 더 세상밖으로 나오면 그 여자분 말고도 충분히 예쁜, 일본여성처럼 순수하고 예의바른 여자들이 수두룩할텐데. 유유상종이라고, 자꾸만 그런 식으로 사람을 바라보고 인지하게 될 까봐 걱정이네요.
요즘엔 가?라이브 채팅?만 하루종일 하고 있네요..제동생..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일베와, 조선일보와, tv 채널이예요 동생에겐. 비판과 논쟁이라는 개념조차 없는 동생. 이제 22살에 전문대를 졸업하고 직업 군인을 하겠다고 준비중이네요. 그냥 머릿속에 뭘 집어넣는 것은 위의 매체로 넣으면 끝인 줄 아는 듯해요. 철학과 수업이라도 듣게하고 싶어요. 평생 산게 경상도 안이니까 이게 다인 줄 알고, 공부는 하기 싫고(학업을 뜻하는 게 아니라 문제를 이성적으로 이해하고 흑백으로 치우치지 않은 사고를 할 수 있는 공부), 안되니까 몸 쓰는 것으로 직업이든 알바든 해내려고 하고. 제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 할 수 있는 남자친구에게 자세히 고민을 털어놓지도 못할 정도로, 결혼할 때 보여주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생각과 지식이 짧은(일베에서 얻은 지식이 지식이라 생각하는..) 제 동생을 어떡하면 좋을까요. 이제 사고가 굳어서 평생 이렇게 살 것같아서, 남남처럼 살고싶은 마음뿐이고 그러네요.
직업군인 이력서 비슷한 것을 쓰면서, 양친, 편모, 편부라는 단어도 몰라서 물어보는 이 동생, 어쩌면 좋을까요. 다들, 남의 동생이니까 공감도 안되고 고민해보시려니 귀찮기만 한 문제겠지만 그래도 정말 가벼운 조언이라도 좋으니 한 줄 부탁드려도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