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쉬고? 돌아온 조신이 누나입니다.
직장인들 주말에 스포츠 및 문화생활 어케 하시는 거죠? 전 빨래 하고 집 치우고 뻗어있는 것도 벅차고 힘든데…
물론 가급적 신이랑 있으려고 더 안 나가는 건 있습니다.
아직도 저 나가면 울고불고-_-
사고일지가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얘길 해볼게요.
처음에 키운 요키. 얘는 산책을 참 싫어했어요. ‘3보 이상 배달’이랄까.. 조금 걸으면 안아달라고 앉아서 시위;;;;;;; 엉덩이로 끌려감 ㅎㅎㅎㅎ
그래서 처음 신이를 데려올 땐 모종의 환상 같은 게 있었습니다. 코카가 생긴 건 예쁘잖아요. 심지어 신이는 혼혈이라 조금 더 (제 눈에만) 예쁘게 생겼거든요. 그래서 저는 예쁜 개와 우아한 산책을 하는.. 광고 같은 이미지를 상상했습니다.
그래.. 상상으로는 지구도 정복하지
하지만 현실은..
제가 지난 번에 신이는 근육견이라고 했었죠? 그 근육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근력으로 절 질질 끌고 갑니다; 진짜 3살까지는 산책 다녀오면 근육통 ㅠㅠㅠㅠ 개 말고 사람이.. ㅇㅇ
전역한 (물론 전역해서 그랬겠지.. 일병이면 안 그랬을 거야) 제 동생도 힘들어했으니까요.
지친 엄마 ㅋㅋㅋㅋㅋ
(모녀 지간에도 초상권은 지킴)
그리고 이 생퀴…
산책 가믄 꼭 사람 많은 데서 응가… 버스정거장 같은 곳 ㅠㅠㅠㅠㅠㅠㅠ 부스럭부스럭 배변봉투 꺼내 치우고 휴지로 바닥 닦는 모습을 굉장히 흐뭇하게 쳐다봅니다 -_-
고맙다… 개생퀴야…
그래도 산책 가면 사람들이 신이에게 집중할 때가 떵 쌀 때 말고도 있습니다.
공 던지고 물어올 때!
이 녀석은 공에 엄청나게 집착하는데요. 어느 정도냐면..
공>>>>>>>>>>사람>>먹을거
이런 순서로 우선 순위가 설정되어 있어요.
공에 대한 집착은.. 언제나 반경 10cm안에 공을 두고 있다가 그 공이 사라지면;
자다가 건드리거나 해서 침대 아래로 떨어져 침대 밑으로 들어갔다..하면
울고불고 난리가 나서, 잠귀 어두운 동생도 자다 깨서 침대 밑을 찾아 공을 찾아줘야지 안 그러면 못 잡니다;;;
당시 저희 집은 엘리베이터 없는 오래된 5층 아파트.
동생넘: (히죽, 공 들고) 내가 창 밖으로 공 던지면 얘도 창문으로 뛰어나가겠지?
(이미 개는 빨리 던져보라고 헥헥거리고 생난리)
나: 야! 진짜 그러다 밖으로 떨어지면?
동생넘: 괜찮아. 내가 붙잡을 거야. 나 못 믿나?
나: 너나 이 개나 다른 게 뭐가 있다고 널 믿어? 던지지 마!
동생은 씩 웃고 창 밖으로 공을 휙~
하지만 미동도 않는 신이.
......
나: 주워와라. 미천한 인간아.
동생은 투덜거리며 1층까지 가서 공 주워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슷한 일로, 신이는 공을 공중에 좀 높이 던지면 원반처럼 펄쩍 뛰어올라 공중 캐치가 가능해서
작은 원반으로 해보자며 근처 한강공원으로 ㄱㄱ
원반을 입에 물려주고, 물어오는 거라는 걸 인지 시킨 후
동생넘은 원반을 휙~ 던졌습니다.
원반은 멀리멀리 날아갑니다.
계속 멀리멀리 날아갑니다.
멀리멀리 날아가 올림픽도로를 지나
더 멀리 있는 어딘가로 사라집니다.
……………………
동생은 말이 없습니다.
저도 말이 없습니다.
개는 원래 말을 못합니다.
잠시의 침묵이 지난 후..
나: 원반 5천원 줬다…
동생: 주워올까?
나: 개나 데리고 놀아라.
신이는 공을 아무리 멀리 던져도 정말 미친듯한 스피드로 (사람들이 우와~ 할 정도의 스피드) 뛰어서 공을 물고 돌아오는 게 큰 개인기라 (지금은 나이 들어서 못해요;;) 가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자기도 던져보면 안 되겠냐고 했었죠.
한 번은 어떤 훈남이 ‘저도 좀 던져볼게요’하셔서 ㅠㅠㅠㅠㅠㅠ
속으로 ‘드디어 이 개가 나에게 보은을 하는구나!’ 했으나…..
물고 안 줬다는게 함정.
그래서 fail
오늘은 여기까지!
공 달라는 흔하디 흔한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