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녀는 습관대로 1층을 눌러버려서 평소 내리는 2층이 아닌 1층으로 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1층에 도착하자 띵 하는 소리가 나면서 엘리베이터가 열렸는데 엘리베이터 밖으로 보이는 1층의 풍경은 어둡고도 왠지 섬뜩했다고 합니다. 그녀는 평소 가위도 잘 눌리고 귀신이라고 할까... 여하튼 다른사람이 못 보는 걸 봤던 친구라서 이런 분위기를 더 예민하게 느꼈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 후로는 1층의 그런 분위기가 싫어서 꼭 2층으로 다녔다고 합니다.학원에는 엘리베이터 말고도 계단이 있었는데 그 계단은 위층에서 아래층을 내려다보면 내려가는 방향이 한쪽으로만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계단을 내려가면 방향을 반대로 틀어서 다시 한계단을 내려가는 식으로 되어있는 계단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계단의 가운데에 난간이 있었는데 그 난간 사이의 틈이 흔히 보아왔던 다른 계단들보다 폭이 좀 넓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층층마다 그 난간 사이 틈은 촘촘한 철조망 같은걸로 메꿔져 있었습니다.
같은 학원에 다니는 동료 선생님께 철조망에 대해서 묻자 그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 건물의 계단 난간 틈이 다른 건물에 있는 그것보다 좀 넓은 편인데,
몇 달전에 맨 위층에 있는 유치원에 다니던 남자아이 하나가 그 틈으로 떨어져 죽은 사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철조망이 설치되었고 하죠.당시만해도 그 이야기를 들은 B양은 아 그런 일이 있었구나 하고는 그냥 넘어갔습니다만, 며칠 뒤B양은 학원 수업을 다 마치고 뒷정리를 하느라 거의 마지막에 학원에서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에 혼자 타게 되었고, 내려가는 동안 엘리베이터 안에 설치되어 있는 거울을 보면서 무심코 머리와 옷매무새를 만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한기가 느껴지면서
바지의 허벅지 부분 쯤에서 누가 바지를 당기는 느낌이 나더랍니다. 그래서 정면에서 거울을 보던 시선에서 슬쩍 시선을 내려 거울 아래-거울에 비치는
자신의 하반신 부분을 보니 왠 꼬마 남자아이가 자신의 바지를 쿡쿡 잡아당기고 있더랍니다.순간 이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혼자탔던 기억이 나면서 소름이 쫙 올라오는데, 그 남자아이가 자신을 슥 올려다보더니 씩 웃으면서
"아줌마" 그러더랍니다.
그런데 아줌마라는 소리를 듣는 순간, 그녀는 아직 20대인데 무슨 아줌마? 라는 생각에 무서움도 잊고 "뭐얏?!"이라며 소리를 쳤는데,
순간 꼬마가 사라졌다고 합니다.그리고 그 순간, 엘리베이터가 열렸는데, 2층이 아니라 1층이었다고 합니다. 다른때 같았으면 무서웠겠지만 아줌마 소리를 들었다는게 너무 화가 나서 그냥 씩씩거리며 집으로 나갔다고 합니다.
[투고] 룰루랄라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