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옵션 |
|
줄리아는 본인이 똑똑하다는 걸 알았다. 그런 아이 있지 않은가, 부모라고 모든 걸 해낼 수 있고 다 아는 게 아니라는 걸 금세 눈치채고 마는 아이.
줄리아가 이 사실을 처음 깨달았던 건, 겁에 잔뜩 질려있을 때였다. 방에서 무슨 소리가, 그것도 침대 밑이나 옷장에서 들려오던 순간이었다.
줄리아는 울음을 터뜨리며 복도로 뛰쳐나가며 외쳤다, "엄마! 아빠!"
"왜 그래, 우리 딸?"
"이, 이상한 소리... 괴물이..." 줄리아가 꺽꺽대며 대답했다.
줄리아는 부모님이 자신을 달래주거나, 황당해하거나, 혹은 귀찮아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곧장 줄리아의 방으로 가더니 침대 밑과 옷장을 샅샅이 뒤지고 창문 잠금쇠까지 확인하는 것이 아닌가. 두 사람은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을 점검했다.
줄리아는 금세 눈치챘다. 부모님의 행동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챈 것이다. 아이의 근심거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신경 써주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아이가 안전함과 사랑을 느낄 수 있게 해주려는 것이었다. 아마 육아 책에서 읽은 내용이겠지.
하지만 줄리아가 느꼈던 것은 본인의 권력이었다. 그 이후, 그녀는 밤마다 부모님을 깨웠다. 줄리아가 비명을 지르며 울면 부모는 냉큼 달려와 주었고, 그럴 때마다 그녀는 눈물 뒤로 슬그머니 미소 짓곤 했다. 하지만 그녀의 부모는 이런 줄리아의 행동을 단 한 번도 나무라지 않았다.
결국 숨길 만큼 숨겼던 줄리아는 어느 날 밤, 줄리아의 조명에 괴물이라도 숨은 듯 뒤지는 아빠가 넘어지는 모습에 웃음을 터뜨렸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니?" 아빠가 등을 문지르며 물었다.
"아빠요," 줄리아가 히죽대며 말했다, "아빠는 항상 내 말을 믿잖아."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는 화내지 않았다. 대신 아내의 얼굴을 볼 뿐이었다.
"딱 한 번이었어," 줄리아의 아버지가 대답했다, "딱 한 번, 네 오빠 말을 믿지 않았거든."
그날 밤, 외동딸 줄리아는 잠을 잘 수 없었다.
출처 | https://m.blog.naver.com/iamsuekim/221528769875 |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