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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1002
    작성자 : 기기긴
    추천 : 19
    조회수 : 2100
    IP : 121.65.***.43
    댓글 : 23개
    등록시간 : 2016/04/25 19:34:20
    http://todayhumor.com/?wedlock_1002 모바일
    (스압) 결혼 3년차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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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중반에 결혼해서 주변에 유부남이 없다보니... 수다 떨 사람이 없어서 외로웠는데ㅠㅠ 결생게 환영합니다ㅠㅠㅠ
    결혼 전 부터 지금까지 얘기 그냥 주저려볼게요ㅠㅠ

    글을 최대한 짧게하기위해, 딸이 없어서 음슴체로!


    1. 결혼식까지 2개월
    나 20대 초반, 아내 20대 중반에 만나 각자 중반, 후반이 됨
    연애 1년차쯤에 서로 결혼해야겠다는 결심이 서서 첫 므흣(...)하고 밀린 숙제하듯이 1년 반을 불타오름
    학생과 직장인 벽이 있어서 최대한 빨리 취업하려고 준비중에 아내한테 카톡옴

    '님 두줄'

    서로 양가에 이미 얼굴은 내비치고 있었기에 그나마 다행이었으나
    장인어른한테 죽을뻔하고 부모님한테 저승길 초입까지 갔다가 간신히 돌아옴

    결혼하면서 목표가 오래 성격안맞는 직장생활한 아내를 쉬게해주고싶었는데 아내가 강제로 쉬게됨.
    아내가 대기업에 다녀서 결혼혜택 받을건 다 받고 퇴사하기로 함

    아내가 모아둔 돈으로 예물 예단 생략하고 아내힘으로 결혼식까지 하고 골인
    당장은 여유가 없어서 시댁살이를 시작함


    2. 독립
    어머니는 누가봐도 정말 좋은 시어머니었지만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내는 그래도 시엄마가 불편했나봄
    처음에는 이해못했지만 밤에 혼자 술먹으면서 아무리 잘해주는 장인장모님이랑 같이살면 나도 편할까 생각해보니 그건 아니었음
    아들이 태어나고 몸조리가 얼추 끝나자마자 독립선언함. 어머니는 서운했지만 아들이 워낙 강력하여 좋게 보내주심.
    자금은 아내 퇴직금하고 결혼하자마자 친구가 공동창업자로 있는 회사에 취직해서 모아둔 내 쥐꼬리만한 저축이었음

    작은 허름한 투룸 전세를 계약하면서 전세대출자가 되었고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군말않고 좋아라하는 아내를 보니 기운이 넘쳤음



    3. 리스
    2~3달정도라 리스라고하기도 민망하지만 관계가 없는 기간이 있었음
    아내랑 나는 결혼 전까지만 해도 한번 불붙으면 아내가 살이빠지는 정도(...)로 뜨거웠는데
    결혼하고 아이낳고 독립까지 하다보니 내가 시들해짐.
    애정이 시들한게 아니고 주니어가 기립을 안함

    사실 아내돈으로 모든걸 해결했다는데에 자책감과 무기력함이 너무 심했음.
    호강해주고 싶었는데 지금은 양가에 손 안벌리고 사는것만으로도 힘들었고
    직장을 잡아서 열심히 뛰었지만 성과도 잘 안나왔음.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음.

    한 한달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관계를 피하다가 아내와 술한잔하면서 솔직하게 털어놓음.
    결혼 전 연애할때 이미 삶의 치부는 서로 다 오픈했었기에 서로에대해 잘 알고있었는데
    결혼 후에 아내도 나도 각자 다른생각을 하고 산다는 점에 서로 놀랬음

    아내는 자기 일한만큼 놀테니까 당신이 열심히 하라고, 호강을 바라는게 아니고 우리 셋이 모자람도, 더함도 없이 이렇게 사는걸 바란다고 말해줌

    아들과 아내를 위해 착실히 돈벌어오는 머슴이 되리라 맘을 고쳐먹었고 그날부터 관계복원(?)작업을 위한 재활치료를 시작함
    색다른것도 해보고 담배도 끊어보고 아내랑 쿵짝을 맞춰보기 시작한지 어언 세달째에
    아내는 연애때도 못느껴봤던 관계의 행복을 느꼈다고 좋아라하고 나도 행복했음. 아직도 서로 연례행사, 월례행사라고 생각 안하고 누가 땡기기라도 하면 열심히 태우고있음.
    관계후에는 피드백시간(?)도 충실히 가지고있다보니 더더욱 나아지는 느낌. 출산 전보다 지금이 더 서로 만족스러움.

    다만 연애때처럼 아내가 살빠질정도로 못하는 것에 대한 아내의 불만은 약간 있음.
    날 쥐어짜라ㅠㅠㅠㅠㅠㅠ



    4. 이사
    외벌이하면서 열심히 번 돈으로 몇달 전에 새 전세집으로 이사왔음.
    주변여건도 이전 집보다 훨씬 좋고, 집 자체는 많이 좋아지진 않았지만 전 집보다는 문턱이 낮고 방도 하나 더 있어서 아이가 편해하고 좋아함
    우리는 처음으로 소파를 놓고 신세계(?)를 탐닉하는 중임.

    근데 무엇보다도 아내가 처녀시절 열심히 번 자금만큼 내가 번 돈을 더해서 이사왔다는데에 부채감이 많이 씻어진 느낌임
    전세집 한번 더 겪고 꼭 집을 사자며, 노력하겠다고 아내에게 약속함
    아내는 월세방도 좋다고, 애 유치원보내면 같이 일해서 더 힘내자고 다독여줌

    요즘 돈을 더 아끼기위해 도시락을 싸고있는데, 아침 일찍 불평하나없이 도시락 싸주는거 보면 아침일찍부터 다양한 체조를 하고싶지만
    이제는 아드님이 말을 잘 하기 시작한데다 아침일찍 일어나셔서 밤을 기약해야만하는게 슬픔



    물론 둘이 대판 싸우기도 하고... 각각 시댁, 처가 식구들 문제로 서로 아웅다웅 하고 지내고는 있습니다만
    둘이서 누구에게도 손벌리지않고 이렇게 하나, 둘씩 뭔가 마련해나가는게 너무 행복합니다.

    특히 아이가 착하고 이쁜 아내의 말투를 닮아서인지 말을 너무 이쁘게해요. 하루하루 아이 말 느는 낙으로 삽니다.

    다음번에는 서로 시댁, 처가식구들에게 어떻게하시는지 물어보고싶네요ㅠ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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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4/25 19:37:53  223.62.***.216  나는이모다  590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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