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랑 비슷한 상황을 겪고있다는 글을 보니까
갑자기 또 잊고 있던 그 일들이 떠올라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네요..
그땐 정말 어디 털어놓을곳도 없어서 혼자 울고 그랬는데..10년정도 된 일이지만 처음으로 털어놔봐요..
좀 긴 이야기에요;
우리집은 제가 아주 어릴적부터 부모님이 따로 떨어져 살았어요.
초등학교 입학한 이후로요.. 이유는 아빠가 회사를 몇년에 한번씩 옮겨다녔기 때문이었고
솔직히 왜 엄마가 아빠를 따라가지 않았던건지 저도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때는 어렸으니까.. 그런가보다 했지요.
처음에 아빠는 그래도 한달에 몇번씩 집에 들르고 우리와 놀러도 가고 했는데
아빠가 외가 가까이에 발령이 나서 엄마와 저와 제 동생은 아예 외가가 있는 동네로 이사를 왔죠.
차로 한시간반 걸리는 거리임에도 자주 오지 않더라구요. 한달에 한번 올까말까?
그러다가 다시 먼 곳으로 발령이 나면서 그마저도 명절때나 볼 수있게 되었어요.
전 그게 당연한건줄 알았어요. 그렇게 자랐으니까..
어린마음에 친구들이 아빠가 아예 없는 아이로 생각할까봐 굉장히 조심하기도 했고
피해의식이 있었던건지 허언증 비슷하게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부풀려 얘기하기도 했어요. 우리아빠 돈 많이 번다 이런거 말이죠...
하..그러던 어느날 제가 중학교3학년 무렵부터 집으로 이상한 전화가 한번씩 오더라구요.
엄마도 저도 그냥 미친 여자가 장난전화하는건줄로 알았죠.
사실 엄마는 눈치채고있었을지도 몰라요.. 점보기 좋아하는 우리엄마, 어느 점집을 가든 아빠가 바람피고있다는 얘기를 듣고 오셨었데요.
그래도 전 아빠를 믿고싶었고 그때까지만해도 우리아빠가 그럴리 없다고 생각했죠
그 미친여자의 전화는 계속 걸려왔습니다.
10년정도가 지났기에 정확한 내용은 기억안납니다만, 제가 받으면 그냥 끊었고,
엄마가 받으면 욕을 해대면서 이혼해라 그남자 내꺼다 라는둥의 개소리를 해댔던걸로 기억해요.
이 ㅆㅂ년이.........내가 지금 이런 전화가 왔다면 찾아서 머리를 다 쥐어뜯어놓는건데.........너무화가나네요.........
근데 웃긴건 저 여자가 끝이 아니고 몇 번 바뀌더라구요^^
다른년들 전화도 집으로 왔었어요. 처신을 어떻게 쳐 하고 다니면 떨어져사는 마누라집으로 미친년들 전화가 와대는지.
그리고 그 아빠라고 부르기도 싫은 그자식이 바람피고있다는 걸 제 눈으로 목격한건
고등학교 1학년때 정말 오랜만에 집으로 왔을때에요.
오랜만에 보는 아빠가 너무 반가워서 하루종일 붙어있었고, 그러다 우리아빠 어떻게 지냈나 하고 핸드폰을 보는데...
죄송해요 욕좀 할게요
이 개만도 못한 새끼가 어떤 젊은년이랑 ..................시발
차에서 그년이 조수석에서 찍은 사진이랑
알아보기 힘들지만 알몸이라는걸 알 수 있는 짧은 동영상........
진짜 그걸 본 순간 이 개같은새끼가 놀라서 핸드폰을 뺏어드는데 아마 제가 못본줄 알았나봐요^^
화내면서 왜 남의 폰을 훔쳐보냐고 화내더라구요
미친새끼
그순간 우리 엄마가 너무 불쌍하고 미안해서.............
내가 이런새끼를 감싼다고 엄마한테.......그러지좀 말라고 엄마를 이상한사람 취급하고...............
내가 그런 사진과 동영상을 봤다는걸 차마 엄마한테 직접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내가 봐도 기분이 이런데................
그냥 다른여자 사진이 있더라 정도만 얘기했죠.
아마 제가 아는것만 해도 여자가 세번정도 바뀐거같았어요
엄마는 저랑 제 동생을 홀몸으로 키우고...그 개만도 못한 새끼가 생활비마저도 보내는둥 마는둥해서
몸이 다 망가지도록 힘든 식당일 하시면서 고생하셨는데...
월 500이상 버는 사람이 혼자 생활하면서 우리 세식구한테 100만원이상 보낸 적이 없네요 ㅎ...
그렇다고 저축해놓은 돈이 있는것도 아니더라구요. 바람핀년한테 다 쏟아부었겠죠. 미친놈.
반년간 생활비 한번 보내지 않은 적도 있었어요.
저야 몰랐죠. 어느날 엄마가 너무 힘들다며 얘기를 하셨거든요.
고1때였는데 철 없는 내가 엄마 사정도 모르고......나도 학원보내달라고, 다른애들은 다 학원다니는데 나도 가고싶다고 징징거려서
여튼 엄마께 얘기를 듣고 너무 화가 뻗쳐서 집에 있는 동전을 싸들고 공중전화로 달려갔습니다.
전화를 안받더라구요^^
수십번 하다가 음성메시지로 제가 아는 욕이란 욕을 다 퍼부었어요.
그전까지는 그래도 아빠대우해줬거든요. 그새끼도 놀랐을거에요.
니새끼가 그러고도 인간이냐부터 시작해서 쌍욕을 했어요. 정말 화가 났거든요.
며칠 뒤, 무슨일이 있었냐는듯이 태연히 전화하더라구요.
넌 아빠한테 말버릇이 그게 뭐냐고.
하...ㅋㅋ
이때부터는 제가 아빠라는 이 사람을 이용해먹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차피 엄마한테 생활비도 안보내는거, 내가 착한척 용돈이나 뜯어서 엄마 부담을 덜어야겠다 싶었죠.
맞아요 너무 철없었어요...ㅎ
고등학교때부터 용돈을 받아 썼습니다. 그마저도 매달 꾸준히 주는게 아니었지만 ..
대학에 들어와서는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든건지 갑자기 절 지원해주겠다하더라구요
내가 무슨대학에 다니고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갑자기 전화와서 어디대학갔냐..무슨 그런델 갔냐는둥.
지가 해준게 뭐있다고 내가 다니는 대학을 무시하는건지^^
여튼 그렇게 2년간 매달 생활비를 타썼습니다. 지방에서 서울으로 올라갔거든요.
그러다 대학교 2학년 무렵 같이 살던 이모가 암에 걸려 결국 돌아가셨는데
엄마가 정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거의 부탁하다시피 아빠라는 놈에게 한번만 와달라 했는데
이 개만도 못한 자식은 결국 끝까지 안왔어요^^
이때 정말 이새끼는 인간이 아니구나 하고 느꼈죠.
그러다 어느날 저에게 넌 아빠가 돈주는사람이냐고, 돈필요할때만 전화하고 평소엔 안하냐는 개소리를 하길래
어차피 저도 그냥 용돈주는인간쯤으로 생각하고 있던 터라 그 더러운 돈 안받는다 싶어서
관계를 아예 끊어버렸어요.
엄마는 저와 제 동생때문에 이혼을 안하고 참고 살던 거였는데
저와 제 동생이 우리 신경쓰지말고 이혼하라고 해서 이혼 결심을 하셨어요.
평생 당하고만 살던 우리 엄마가 갑자기 이혼서류를 보내서 적잖이 당황했을거에요^^
안하던 전화를 다 했더라구요 집으로 ^^
이건 아직도 아쉬움이 남는데, 변호사를 고용해서라도 그 나쁜자식에게 위자료를 받아냈어야하는건데
불쌍한 우리 엄마, 한푼도 못받고 그냥 이혼하는것으로 만족했답니다..
엄마가 니가 원하던거아니냐고 이혼하자고, 이혼하고 다른여자랑 편하게 살라고 하니까 전화로 화내고 욕하고
위자료낼까봐 이혼 안해줄거라고 돈없다고 뻐기던 개새끼...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살지말고 차라리 우리보고 나가죽으라며 개소리하던 그새끼는 결국 법정에 나오지 않았구요.
모지리같은 제가 조금만 정신을 더 일찍 차려 이혼 조금만 더 빨리 앞당겼으면
한부모가정으로 저와 제 동생 학교에서 지원도 받고 엄마 부담 덜어줬을텐데 하는 아쉬움도 남네요...
저자식은 큰아빠랑도 대판 싸워서 큰집에도 저희셋만 가고 그랬었어요. 그마저도 나중엔 안가긴했지만.
지금은 할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시다는 연락받고서 다시 큰집 가나보더라구요. 한 십년간 서로 얼굴 안보고 지냈을거에요.
고모들이 저에게 전화로, 아빠가 미안해하는것 같더라 니가 용서해라
라고 하는데 용서가 될 일인가요 이게^^
우리 엄마, 나랑 내 동생 인생 다 망쳐놓고 개같은자식이
남편없는 아내로, 아빠없는 자식으로 평생 힘들고 가난하게 살아온 우리한테
지가 스스로 구하는 용서도 아니고, 가족 통해서 미안하다고?
엿이나 잡수세요 ㅎㅎㅎㅎ
나중에 늙고 병들면 아쉬우니 찾아오겠죠.
전 평생 용서해주지 않을거에요. 바람핀 년들도 돈없고 힘없으면 당장에 버릴텐데 서러워서 어떻게 살까 ㅎㅎㅎㅎ
우리 세식구
아직 월30짜리 월세에 엄마 장사한다고 진 빚, 나랑 내 동생 대학 다닌다고 진 학자금대출
이래저래 빚만 몇천이지만 그래도 지금이 행복합니다^^
제가 바라는 것은 그저 저랑 제 동생 빨리 취직해서
엄마 힘든 일 그만하고 엄마 스스로를 위한 삶을 사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건강두요.
이렇게 털어놓으니 속이 썩 시원하네요.
늦은밤 긴 얘기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인사 전하고싶어요.
우리 꼭 행복하게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