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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1000054
    작성자 : 에드가드가
    추천 : 28
    조회수 : 3319
    IP : 117.111.***.70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7/12/03 14:57:07
    http://todayhumor.com/?sisa_1000054 모바일
    오늘자 손혜원 의원님 페이스북
    아래 글은 손의원님이 링크하신 글의 전문입니다.

    김지운위원장이 페북에 쓰신글을 공유합니다. 

     내겐 친구 한 명이 있다. 그는 바보다. 

    적어도 내눈엔 그렇게 비친다.  

    지독하리만치 원칙주의자다. 

    잠깐만 비굴해지면 모든 것이 무탈할텐데 타협을 모른다. 

    때문에 아직도 수많은 오해와 왜곡된 평가에 노출되어 있다.  

    혹자는 "어린 놈이" 혹자는 "눈도 성치 않은 니 놈이 무슨..." 심지어 '애꾸눈' 운운하며 외모 비하도 서슴지 않는다. 

     억울함이 있다. 

    쉰 하나의 나이에 듣기에는 분통터지는 억울함이 있다. 그럼에도 굳이 나서 스스로 변호하려 않는다. 

    그래서 나는 또 한 번 분통이 터진다. 

     답답해서 너무 답답해서 더 이상 참아낼 수 없는 답답함이 목까지 차올라 친구로서,  20년 가까이 곁에서 지켜 본 동갑내기로서, 하지만  정치적 대척점에서 지켜봐 온 비판적 목격자로서  얘기해야겠다. 

    약간은 늦은감이 있음에도 이제는 얘기해야겠다.  

    먼저 고백부터 한다. 나는 합리적 보수주의자다. 

     80년대 중반,  그 시대 젊은이들은  누구라 할 것없이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대학생활을 거리에서 데모하느라 온통 다 보냈다.  나도 그 중 한 명이다. 그럼에도 내 그 간 정치적 삶의 궤적은 보수였다. 

     결과적으로 나는 비겁했다.  

    하지만 그는 비겁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그와 나 둘 다 정치를 꿈꿨다. 

     당시 울산의 정치지형은 보수 중심,  한나라당 후보가되지 않는한 현실정치의 기회가 전혀 주어지지 앓는 환경이었다. 

     즉 선거에서 당선이 불가능했다는 얘기다. 

     나는 현실적인 고민에 빠졌다. 

     내 선택은 한나라당,  그의 선택은 열린우리당.  
    2017년 12월 현재,  둘 다 더불어민주당이다. 

     내가 10여 년을 돌아돌아 오는 동안  그는 단 한 번의 흔들림 없이 당을 지켰고  때마다 온 몸 내 던져 희생했다. 

     그 긴 인고의 시간을 온 몸으로 견뎌냈다  고백하건데 그가 옳았다.  그의 선택과 고집 그리고 철학이 옳았다.  때문에 나는 반성한다. 

    고해한다.  더불어, 그 간의 노고와 고통에 찬사와 함께 존경을 표한다. 

     그렇다고,  그의 모든 정치적 과정이 옳았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과거,  설익음으로 인한 적지 않은 실수와  실망도 있었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흔들림없는 일관된 정치 역정이 나와 달랐다는것이며 심지어 같은 당 내,  일부 유력 정치인과도 확연히 달랐음이다. 

     2002년 정치에 입문한 후  당선 가능성 전무한 소수당 후보로 주위 모든 이가 말려도  그래도 누군가는 당을 지켜야 하기에 뛰어든  일곱 번의 선거와 낙선, 다섯 번에 걸친 이명박정권의 표적 세무조사,  이어진 수십 억의 강제추징, 끊임없는 주변의 왜곡된 시선,  어느 하나 쉽게 견뎌내기 어려웠음에도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갔기에  그는 달랐다.

     요즘도  그를 두고 '감'이 아니다한다.  오늘도  그 얘기를 들었다.  팩트를 바탕으로한 내 논리적 변호에  더 갈 곳이 없었는지 또 외모를 붙잡고 늘어진다.

     "그래도 애꾸눈으로는 힘들다."한다. 

     한 발 더 나아가 성형수술도 권한다.   아니다. 절대 아니다. 

    나는 그에게 성형을 권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그의 불편한 왼쪽 눈은 그의 자존심이요,  자부심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군장교 임관 전,  훈련과정에서 동료의 총구에 찔려  한 눈이 균형을 잃었다. 시력도 잃었다. 

     공군소령으로 예편할 때까지  아니 지금 이 순간까지도 다친 눈을 단 한 번 부끄러워해 본 적이 없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지닌 자랑스런 훈장으로 여겼다.  그런데 아직도   어떤 이는 이를 두고 감히 비하한다.  

    그런 비하에 오히려 친구는 매 번 당당하다.  

    마음에 상처가 될 법도 한데 되려 군복무시절 입던  낡은 장교복을 자랑스럽게 걸치곤 당당하다.  

    "내가 대한민국 공군 소령 출신이다" 내뱉곤 오히려 호탕하게 웃어젖히곤 한다. 

     바보다.  그래서 그는 바보다.  

    그럼에도 나는 그 바보 친구가 자랑스럽다.  
    그는 내친구 임동호다.

     
    출처 /band.us/band/64057954/post/6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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