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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214730
    작성자 : 무명논객
    추천 : 11
    조회수 : 386
    IP : 124.28.***.152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2/07/17 15:03:14
    http://todayhumor.com/?sisa_214730 모바일
    이 쯤에서 다시보는 박노자 선생님의 글 - 1편 -

    박노자 선생님 책 <당신들의 대한민국> 1권 중 앞부분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추후 박노자 선생님 글을 요약 발췌, 정리하여 후속편을 더 올리도록 할 예정입니다.


    박정희에 대한 논의가 시게에서 자주 이루어지기에 읽어볼 가치가 있다 생각하여 제가 요약 발췌했습니다.


    요약 능력이 부실해서 좀 깁니다. 참을성 가지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독재자에게 후한 한국인


    그 동안 나는 한국 젊은이들과 한국 역사를 논할 때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느껴왔다. 대체로 해방 이후 지배계층에 아주 비판적이고, 현재 정치에는 아예 무관심하거나 상당히 냉소적인 그들이 역대 토지자 중 유독 한 사람에게만 예외적으로 많은 관심과 정서적인 공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짐작하다시피 이 사람은 바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내가 상대한 젊은이들 대부분 그를 '핵무기를 개발하려다 미국인에게 살해당한(김재규가 미국의 사주를 받아 박정희를 암살했다고 보는 듯 합니다. - 무명논객 주) 진정한 민족주의자', '후대 정권이 망가뜨리고 말았지만 나라경제를 바로 세운 위대한 경세가', '도덕적이고 용맹한 정치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 중략 - 


    첫 째, '미국인들에게 본때를 보여주려 한 민족주의자 박정희'에 대한 신화는 민족주의의 진정한 의미를 왜곡하게 되므로 위험하다. 물론 요즘 같이 '세계화'라는 미명 하에 '영어 공용화'같은 기형적인 프로젝트들을 추진하고, 알짜배기 기업의 해외 매각을 성공으로 보도하는 마당에, 미국과 몇 번 충돌을 일으킨 박정희에게 민족주의자라는 후광을 쓰워주기는 어렵지 않다. - 중략 -


    그런데 현실적으로 박정희가 취한 외자, 기술 도입, 소비재 수출 위주의 경제정책은 중단기적으로는 고속 성장을 초래했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융, 기술, 무역 따위의 분야에서 대미, 대일 의존성을 절대화, 영구화 해버리기도 하였다. 무제한 적으로 외채에 의존해도 된다는 고속 성장 시대의 관행이 결국 한국을 'IMF'라는 수렁으로 몰아넣은 것이 아닌가.


    - 중략 -


    둘 째, '민족문화 창달을 도모한 전통 옹호자 박정희'에 대한 보편적인 의식은 허구성이 짙다. 그는 '전통 가치'를 들먹이기는 했지만 다양한 가치를 아우른 조선의 철학적인 유교를 일본 사무라이식 '충효사상'으로 왜곡해 정권유지 이데올로기로 이용했다. - 중략 - 메이지의 '교육칙어(1890)'를 상당 부분 모방한 '국민교육헌장'(1968)을 만들어 전국 어린이의 마음을 일본식 '맹종'과 '충성심'의 개념으로 더럽힌 것이 과연 민족 문화를 위한 것이었을까? - 중략 - '민족 전통'으로 가장한 사무라이식 '충효사상'은 진정한 민족 문화와 아무런 관계도 없다.(리영희 선생님 저, 한길사 출판 <우상과 이성>에서 P.67쪽 "불효자의 변 - 현대의 충효사상에 대하여"라는 부분을 읽어보시면 좀 더 도움이 되실 겁니다. - 무명논객 주)


    셋 째, '도덕적이고 깨끗한 정치인 박정희'라는 의식은 보수언론의 역사 왜곡이 일상화한 사회에서만 생길 수 있다. 박정희 정책의 궁극적인 목적은 장기 내지 종신 집권이었다. 경제적 '실적 올리기'도 이를 위한 것이었다. 심지어 그들은 이를 위해 국내외에서 납치 - 고문 - 암살 - 매수 등 모든 수단을 총동권하였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일제시대식으로 '반공과 권력을 향한 충성심'을 내세운 어용이데올로기가 도덕과 윤리 없는 경제적 '실리'를 절대화했다는 것이다. 정권에 맹종하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자를 밟아가며 나만 잘살려 하는 것이 그 시대의 '고귀한 이상'이 됐다.


    "잘살아보세"라는 이상의 구체적인 구현 중 하나가 바로 한국 사상 최초의 '외화벌이 전쟁'인 베트남 파병이었다. '베트남 특수'로 한진과 현대를 비롯한 거대 재벌과 정부는 10억 달러 정도를 벌어들여 대내외적으로 '경제성장의 성공'을 선포할 수 있었지만, 외화와 현대적 군장비, 미국의 독재권력 인정 등을 얻기 위해서 수천 명이나 되는 젊은이를 죽음으로 내몰아도 된다는 발상을 도덕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중략-


    최근 들어 박정희 기념관을 건설하기도 하고, 보수정객을 위시한 지배층의 '순례자'들이 박정희 생가글 계속 찾기도 한다.(추가 정보 - <시사IN> 뉴스 보도 링크 :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13613 - 무명논객 주) 독재정권 덕에 돈과 권력을 얻었거나 박정희를 팔아 지역감정을 이용하려는 자로서는 당연한 발상이리라. 하지만 이에 앞서 한국군의 총칼에 학살당한 베트남 여자와 아기들, 용역깡패나 경찰에게 맞아 불구자가 된 노동운동가들, 군대에 가서 흔적 없이 증발돼 버린 '데모학생들' - 즉 독재 권력에 희생당한 모든 이 - 을 위해서 기념관부터 지어야 하지 않을까?


    출처 : 박노자 저, 한겨레 출판, 2001, <당신들의 대한민국> pp. 33~36


    무명논객의 꼬릿말입니다
    무명논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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