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 <p> 그대에게 드리는 꿈</p> <p> <br></p> <p> 10. 신탁통치(5)</p> <p> <br></p> <p> <br></p> <p> “해방되머 우리긑이 없는 사람들인테 땅을 농갈라 준다 카네.”</p> <p> “공꼬로 준다 말이가?”</p> <p> “왜눔들 꺼하고, 부왜파눔들 꺼 빼앗아가 준다 카이까네 공꼬로 안 주겠나.”</p> <p> “해방되머 우리긑은 사람들 살판났구마는.”</p> <p> “아이다, 그기 아이다. 함 생각허 바라. 그래 되머 우째 되겄노. 그라머 쪼매마 있는 사람이 머라 안 카겠나? 임시정부나 건국연맹 그런 데 있는 양반들이 그래 생각이 짧겠나. 그기 아이고 돈을 받기너 받는데 아주 헐값이라 카더라.”</p> <p> “그기 그거 아이가?”</p> <p> “그기 그거너 아이지. 우쨌든지 사는 거 아이가. 그라이 돈이 없으머 몬 사는 기지.”</p> <p> “머라꼬? 그라머 우리긑은 사람들은 그림에 떡 아이가. 당장 묵고 죽을라 캐도 없는데 논 살 돈이 어딨노? 높은 눔들 언제 아랫것들 생각허 주는 거 봤나? 내 그랄 줄 알았다.”</p> <p> “아이네, 이 사람아! 그라고 니는 알라카머 쫌 쪽바로 알고 이바구해라. 어디 그라드노? 돈 주고 사는 거너 맞는데 그거너 아이다. 맞돈 내고 사는 기 아이고 장기저리로 준다 안 카나.”</p> <p> “장기저리가 뭐꼬?”</p> <p> “그라이까네 일단 논은 사가 내 껄로 하고 두고두고 농사 지아가 갚아나가머 된다, 카는 기다.”</p> <p> “니, 정말이지러?”</p> <p> “내가 박선샘인테 쪽바로 들었다카이. 그 임정이고 건련에 있는 양반들 그랄 양반들 아이라 카는 거 모리나?”</p> <p> “글치를, 글치를. 그 양반들이 우리긑은 사람 시정 모릴 양반들이 아이지러.”</p> <p> “그란데 또 장기저리너 머꼬? 고리채맨치로 이자 뿔어가 사람 죽둘 맹그는 거 아이가?”</p> <p> “그거너 걱정말라꼬. 기양 주머 골치 아픈 일이 하도 많으이 돈 받는 거이까네. 이자 뿔어가 몬 살 사람은 하나또 없을 끼라 카더라.”</p> <p> “우리 동네너 빼앗뜰 눔들도 벨로 없는데 그라머 우야노?”</p> <p> “그거도 걱정마라꼬. 그 양반들이 그 생각 몬하겠나. 다 수가 있을 끼다.”</p> <p> 모두가 자기 땅에 농사짓는 상상을 하면서 꿈에 부풀고 있었다. 내놓고 덩실덩실 춤을 추지 못하는 것이 한이라면 한이었다.</p> <p> “그라고 또 그마이 좋은 기 또 있다.”</p> <p> “그래, 시방부텀 지대로 아는 자네가 이바구하라꼬. 자네너 가마 있으라꼬. 지대로 아지도 몬하고 남으 복재이 터주치 마고.”</p> <p> “그래, 자네 말이 맞다. 니, 인자부터 주디 띠지 말고 있어라, 어이? 안 그라머 니, 떡당시기 맨글어 뿔끼다!”</p> <p> “머고 카머 해방이 되머 반상차별을 철폐한다 카는 기라......”</p> <p> “어따 이 사람, 무식한 눔들 앞에서 문자 쓰는 기가, 머고? 그래 에럽게 이바구하머 여서 알아들을 사람 어딨노?”</p> <p> “한마디로 양반・상눔 없인다, 이 말이다.”</p> <p> “머라꼬? 니 머라캤노?”</p> <p> “인자 양반・상눔이 따로 없다 이 말이다. 상눔이라꼬 아아들인테도 예, 예, 안캐도 된다 이 말이다. 그라고 즈그들 양바이고 우리 상눔이라꼬 무다이 이래라저래라 카고, 무다이 멍딕이 말머 안 된다 이 말이다.”</p> <p> “니, 참말이지러?”</p> <p> “글타카이.”</p> <p> “야따, 참말로 새세상 와 뿌렜구나! 새세상 와 뿌렜어!”</p> <p> “요새야 출세한 상눔들도 안 있나. 글타꼬 우리긑은 눔들이사 머가 다르드나? 왜눔들 밑에서 양반눔들 위세마 더 등등해졌지.”</p> <p> “그때너 그때고 인자너 법으로 그래 몬하둘 정한다 카더라카이. 안 그라머 마카 까막소 잡아넣뿐다 말이다.”</p> <p> “그라머 양반눔들이 가마 있든강? 지데 들고 일나지. 그눔들이 어떤 눔들인데.”</p> <p> “다 수가 있다 카드라꼬. 양반눔들도 창씨개명한 눔들 안 많으나?”</p> <p> “그래, 가근방 양반이라 카는 눔들도 거진 다 창씨개명했지러.”</p> <p> “그기 바로 양반눔들이 젤로 잘몬한 기라. 머리 짜릴라 칸다꼬 목심 내삔 양반들도 안 있었나. 거에 비하머 성하고 이름은 유가 아이라 카는 기라. 조상이 물레준 머리 안 짜릴라꼬 목심 베린 양반도 있는데 조상이 물레준 이름꺼정 내삔 눔들이 무슨 염치로 양반・상눔을 따지노 이거라. 어떤 참말로 양반이 창씨개명하고도 그런 말하는 눔들이 있으머 부왜파눔들하고 똑같이 때레죽에야 된다 캤다 카는기라.”</p> <p> “그 말 맞다. 우째 열에 열, 맞는 소리만 하노. 그 냥반들 참말로 보통 양반들이 아이네!”</p> <p> “보통 양반들이머 독립운동할 생각이나 했겠나, 상눔들 부레묵어가미 지 한몸 편케 살 생각하지. 인자 양반이라꼬 재는 눔들 까막소 구경 마이 할따.”</p> <p> “글치도 않을 끼다. 멫눔마 까막소 귀경시켜뿌머 나설 눔들 하나또 없다. 왜눔들인테도 꼼짝 몬한 양반눔들이 어디라꼬 뎀비겠노. 해방되머 부왜파눔들 싸그리 직일 끼라 카는데.”</p> <p> 해방이 되면 반상차별이 없어진다는 소식에 좋아하는 민중들이었다. 그들은 이미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었다.</p> <p> “그라고 또 한 가지 더 있대이. 그란데 진짜로 이거너 잘하는 긴지 몬하는 긴지 몰따.”</p> <p> “먼데 그라노?”</p> <p> “남녀차별도 없인다 카는 기라.”</p> <p> “머라꼬? 그라머 남자도 없이고 여자도 없이머 아아너 누가 놓고 살림은 누가 하노?”</p> <p> “그 말이 아이고...... 이거 우째 이바구해야 되노.....”</p> <p> 그 사람이 어렵게 어렵게 설명을 했다.</p> <p> “...... 그라머 임금하고 대감들도 우리 손으로 뽑는다꼬?”</p> <p> “글타카이!”</p> <p> “그기 무신 소리고? 통 몰따.”</p> <p> “글타카이 그런동 알지 나도 무신 소린지 통 모리겠더라. 야튼지간에 해방되머 마카 백성들이 맹근다 카더라.”</p> <p> 그 사람이라고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이 있을 턱이 없었다. 단지 다른 사람들보다 열성적이어서 면인민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은 것뿐이었다.</p> <p> “그른데 여자들도 우리하고 똑같이 임금이고 대감 맹그는 일을 한다 카는기라. 해방되머 여자라꼬 안 되는 기 하나또 없다 이기라. 인자 여자도 임금도 되고 대감도 될 수 있다 카는기라.”</p> <p> “그거너 그 냥반들 머 모리는 소리 아이가. 암닭이 우머 집안 망운다 캤는데......”</p> <p> “그케 말이다. 그거너 암만 캐도 이해가 안 되는기라.”</p> <p> 남녀차별 철폐에 대한 남자들의 의견은 대개 이랬다. 그러나 여자들은 달랐다.</p> <p> “인자 우리 여자들도 임금도 되고, 대감도 된다 그 말이가?”</p> <p> “글타카이!”</p> <p> “그거너 쫌 글타. 여자가 어디라꼬 임금이고 대감을 넘보겠노?”</p> <p> “그른 소리 마소. 우금딕이긑이 그라이까네 사나들이 우리 여자들 만마이 보고 뚜디리패고, 기집질하고 그라는 기다. 우리 여자들이 몬 배우고 사나들인테 눌리가 글치 사나들하고 다릴 기 머 있노? 사나들 서가 오줌 누고, 우리 앉아가 오줌 누는 거밖에 더있나? 쉬견도 여자 쉬견이 나을 때가 동띠기 더 많다. 안 시케조가 글치 시케만 조바라, 여자라꼬 와 몬하노? 지대로 배운 여자가 드물어가 글치마너.”</p> <p> “암닭 우머 집안 망하더라꼬 그쪼 나는 거 아인강 몰따.”</p> <p> “암닭이 와 우노, 알 낳았다꼬 우지. 그른데 집안 망울 기 머 있노. 암달이 우머 집안에 덕될 일 생기는데.”</p> <p> 공장에서도 소곤거림이 끊이지 않았다.</p> <p> “이제는 우리가 공장을 맡아서 하게 될 거래.”</p> <p> “그게 무슨 말이야?”</p> <p> “해방이 되면 공장이 우리들 게 된다는 말이지.”</p> <p> “그러면 사장놈은?”</p> <p> “우리 사장놈이 어떤 놈인데 해방되고도 여기에 있을 수 있겠니? 우리 사장놈보다 덜 설친 놈들도 전부 죽일 거라는데? 우리나라에서 10만 명은 죽게 될 거래.”</p> <p> 3만 명에서 와전된 것이 10만 명이었다. 그렇게 와전된 것은 조선의 민중들이 죽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부왜파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기도 했다.</p> <p> “그렇게나 많이? 하기야 그만큼은 될 거야. 그런데 부왜파나 왜놈이 아닌 사장을 가진 공장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야?”</p> <p> “어떻게 되긴. 그런 좋은 사장이라면 뭐가 걱정이야. 해방도 됐겠다, 직공들에게 더 잘해 줄 텐데. 그렇다고 우리라고 공장을 마음대로 할 수 있겠니? 만든 물건은 어디 가서 팔고? 네가 사장할 거야, 내가 할 거야? 어차피 사장은 있어야 되니까 그런 것도 다 나라에서 알아서 해주겠지.”</p> <p> “그건 그래. 그래도 지금보다는 훨씬 낫겠지?”</p> <p> “그럼, 지금까지는 사장놈에게 우리가 봉급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사장 봉급을 주는 셈이 될 거래.”</p> <p> “정말? 와, 좋겠다! 빨리 해방이 됐으면......”</p> <p> 모두들 목소리를 낮춰 주고받았다. 해방 이후에 대한 꿈이 영글어 가고 있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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