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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2026395
    작성자 : 스테비아쩔어
    추천 : 2
    조회수 : 885
    IP : 59.23.***.148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24/06/04 12:06:41
    http://todayhumor.com/?freeboard_2026395 모바일
    도전 4일차 - 외노자 6개월 차, 영웅, 한국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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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04. 이세계도 현실입니다

     

     

    정말 재미난 이야기였어요. 좋은 이야기입니다.”

     

     

    수림은 진심에서 우러난 박수를 쳤다. 다른 일행들도 감탄을 감추지 않았다. 말릭은 사양하지 않고 어깨를 으슥해 보이며 순간을 즐겼다.

     

     

    그럼, 다음은 제가 해야 될까요? 저는 로맨스 말고는 딱히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가 없어요. 그래도 다들 괜찮겠어요?”

     

     

    우리가 딱히 장르를 가릴 사람들로 보이지는 않지만, 괜찮다면 내가 한 번 더 했으면 하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수아드를 위해 페트루스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이미 수림은 누가 이야기를 하든 관계가 없었다. 그의 머릿속은 이미 거대한 영감의 소용돌이에 몽땅 휩쓸려 버린 뒤였다. 모든 게 사소해졌고, 그저 새로운 이야기를 향한 열망에 따라 메모지 위로 펜이 지나다닐 뿐이었다.

     

     

    페트루스가 이야기 시작에 앞서 한 차례 손뼉을 쳤을 때, 열차는 드디어 모스크바를 지나 우주를 향해 고개를 들고 있었다.

    수아드의 정수리 위로 창밖에서 들어온 노을이 내려앉았다.

     

    ---- 

     

     

    좌절은 우리의 발끝을 따라 길어지는 그림자 속에 웅크리고 있다. 기쁨과 행복이 태양처럼 높이 떠오를 땐 숨죽이고 있다가 한 순간 노을과 함께 사라질 때면, 어김없이 몸을 일으켜 찾아온다. 노크도 없이.

    이번에 좌절의 방문을 받은 이는 6개월 전에 이세계로 넘어온 힘순진이었다.

     

     

    우와! 제가 소환된 건가요? 오예!”

     

     

    힘순진은 노골적으로 기쁨을 드러냈다. 머리 위로 손을 번쩍 치켜들어 박수를 쳤고, 그것만으로는 모자랐는지 제자리에서 껑충껑충 뛰며 괴성도 내질렀다.

    그러니 그곳에 모인 왕과 신관, 궁중마법사, 그리고 대신들은 하나같이 소년이 실성했다고만 생각했다. 소환마법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만 들었지, 이런 형태일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신체의 일부분이 아니라, 영혼의 일부분이 누락되다니? 오랜 세월 왕을 모신 근위병들은 눈치껏 미리 대검 손잡이에 손을 올렸다. 미치광이를 왕의 곁에 둘 수는 없으니까.

     

     

    주변을 둘러싼 이들의 의중이 어쨌든, 힘순진은 그런 걸 조금도 고려하지 않았다. 힘순진에게 그들은 그저 게임 속 NPC와 다를 바가 없었으니까. 그간 접한 웹소설과 웹툰, 게임들이 그에게 알려주지 않았던가? 이제 그에게 남은 건 보상이다. 다른 세계에서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소환된 용사, 세계의 영웅이라는 칭호를 등에 업고 이세계를 휩쓸고 다닐 수 있는 무력과 마력이 주어질 테고, 모험 속에서 온갖 종족의 미녀들을 만나 그토록 갈망하던 연애도 맘껏 즐기리라.

    한 차례 땀을 흘린 힘순진이 제자리에 멈추어 서서는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스테이터스!(status)”

     

     

    근위병들이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마법사가 팔을 들어 주변의 사람들을 자신의 등 뒤로 숨겼다.

     

     

    ? 상태창!”

     

     

    자리에서 수염을 쓰다듬던 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왕의 얼굴은 단단히 굳어져 그의 발아래로 넓게 깔린 대리석보다도 더 표정이 없어보였다. 근위병들만이 그의 노여움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을 뿐.

     

     

    힘순진은 땀을 뻘뻘 흘리며 허공에 대고 창을 두드리는 시늉을 했다. 상태창, 스테이터스, 스탯, 시스템, 관리자 같은 말만 반복하면서.

    그리고 그 과정을 모두 지켜본 궁중마법사가 체념한 듯 고개를 숙이며 말을 웅얼거리듯 내뱉었다.

     

     

    저 새끼, 가둬.”

     

     

    그게 고등학생 힘순진에게 갑자기 찾아온 6개월 전 사건이다.

     

     

    -

     

     

    새끼야, 다리 힘 딱 주고, 버텨. 그래, 그렇게 짊어지고. 천천히, 천천히 걸어.”

     

     

    6개월이 지난 현재, 세계의 영웅이 될 거라고 믿었던 힘순진은 이세계에서 막노동중이다. 전장에서 단 한발 떨어진 곳. 냉기가 몰아치기 시작한 전방 요새. 그곳에서 마물과의 농성전으로 허물어진 성책을 보수하는 일꾼. 노역으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노비와도 같은 신세가 힘순진이 이곳에서 가지게 된 나름의 직업이었다. 그럴 수밖에.

    현실 세계에서 아무것도 이룬 것 없이 조용히 학교 다니며 게임만 즐기던 학생이 무슨 대단한 능력이나, 전문 지식이 있을 수 있겠는가? 오죽했으면 궁중마법사가 스스로 왕에게 처형을 요청했을까?

     

     

    정말, 정말 이능(異能)이랄 게 없소? 정말이오? 괴력을 소유했다거나, 마력이 넘친다거나, 아니면 한 번 본 건 뭐든 따라할 수 있다거나, 그런 게 전혀 없단 말이오?”

     

     

    죄송합니다. 저도 답답하네요.”

     

     

    제발, 뭐라도 해보시오. 내 눈앞에서 보여 달란 말이오. 이대로 아무런 성과 없이 저 문을 나가면 내가 어찌될 거라고 보시오? 내가 자네를 불러오기 위해 국고를 얼마나 썼는지 알기나 하오? 소환진을 그리기 위해 고서를 찾으며 보낸 세월만 십 수 년에, 제물로 갖다 쓴 양과 소만 각각 백여 마리, 오크와 리자드맨, 히피의 피로 소환진을 그리기 위해 희생된 병사들만 수백이오!”

     

     

    , 죄송하긴 합니다만저라고 해서 좋아서 온 건 아니잖아요. 그리고 전 당연히 능력 같은 건 여러분들이 제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또 무슨 해괴한 말이오? 스스로 보유하지 않은 능력을 어찌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주입할 수 있단 게요? 분명 고서적에서는 이세계의 인물들은 현실 세계의 사람들과는 다른 비상함을 지니고 있다 했거늘, 아니지, 이딴 케케묵은 책 한 권에 나라의 운명을 걸었던내가 대역죄인이지 누굴 탓하겠소?”

     

     

    그게 궁중마법사와의 마지막이었다. 죄책감을 견디지 못한 마법사는 그길로 왕에게 처분을 요청했고, 한 평생 나라를 위해 일했던 신하의 마음을 살필 줄 알았던 왕은 그를 파면시키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 지었다.

    힘순진의 고생은 그때부터였다.

     

     

    그래도 인자했던 왕은 어떻게든 힘순진을 교육시켜볼 생각이었다. 우선 막 입소한 병사들과 같은 훈련을 받게 하였고, 개인정비 시간에는 별도로 이런저런 교양지식을 교육시켰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 알지 않는가? 이상과 현실의 괴리는 세계와 이세계의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멀다는 것을.

     

     

    푸드드득.

    뿌지지직.

     

     

    힘순진은 훈련소에 투입되고 사흘도 되지 않아 줄기차게 설사를 했다. 물갈이였다. 이세계의 수질은 힘순진이 살던 서울의 수돗물에 한참 미치지를 못했다. 겉으로는 한강보다는 훨씬 깨끗한 빛깔이었지만, 조금도 소독되지 않고, 조금도 정제되지 않은 물.

    그런 물로, 이세계의 사람들은 마시고, 요리하고, 술을 빚고, 씻고, 농사를 지었다. 힘순진은 한 달 넘게 막사에 누워 고열에 시달렸다. 그렇게 병상에 누워 설사로 쏟아낸 똥만 해도 힘순진의 키만큼은 족히 될 정도였다.

     

     

    그래도 어째 말은 통해서 다행이군.”

     

     

    힘순진의 병치레 소식을 들은 왕은 단순히 그가 무관으로는 적합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여겼다. 그럴 수밖에. 물이 원인일 것이라고 그가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그렇게 힘순진은 수도의 고아들과 함께 초등교육을 받게 되었다.

     

     

    가나다라.

    아야어여.

     

     

    까지는 문제가 없었지만, 문제는 그 이후부터였다.

     

     

    함부로 너 자신을 들여다보지 말라.’

    지구는 드넓고 평평하다.’

     

     

    힘순진은 상식의 충돌 앞에서 함부로 다음으로 넘어가질 못했다. 처음에는 나이가 한참 어린 아이들과 함께 받는 교육이라 외로운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주변의 누구하고도 대화가 이어지질 않았다. 살아온 관습이 전혀 다른 탓에 그들은 힘순진의 유머를 전혀 이해하질 못했고, 그건 힘순진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저를 돌려보내주시면 안됩니까?”

     

     

    당장 숨이 붙어있는 것에 감사하지 그래? 무능한 네놈을 소환하기 위해 왕국이 치른 희생에 대해 또 이야기해줘야 하는가?”

     

     

    힘순진의 감시관은 이미 힘순진에게서 완전히 기대를 거둔 상태였다. 그럴 수밖에. 힘순진은 초등교육 과정조차 제대로 소화하질 못했으니까. 만에 하나로, 당장 힘순진이 자신의 상식과 타협하여 지구가 평평하다고 인정했다 하더라도 힘순진의 학업이 그렇게 놀라운 속도로 진전을 보이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는 한국에서 한국어로 적힌 교재를 보며, 한국인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들었을 때도 집중하지 못했으니까.

     

     

    결국 힘순진은 그렇게 궁에서 추방당했다.

     

     

    -

     

     

    전설의 검을 구해, 그 검으로 마물들을 베고, 끝내 마왕의 목도 베어내는 영웅이 될 것이란 기대는 허튼 망상이 된지 오래다.

    힘순진은 오늘도 단순히 살아남기 위해 막노동을 한다.

     

     

    이게 외국인 노동자라 다를 게 뭐야?’

     

     

    무거운 모래 부대를 들어 옮기며, 힘순진은 어머니가 해준 따뜻한 밥과 된장찌개를 떠올렸다. 불판에 올린 삼겹살과 김치를 떠올렸다.

    공사장에서 가끔 배식으로 이름 모를 고깃덩어리가 나올 때가 있었다. 누린내로 봤을 때 마물을 요리한 것임에 틀림이 없었다. 궁에서 쫓겨난 이후로 정상적인 돼지나 소, 양의 고기는 구경도 못했다. 그럴 수밖에. 그것들은 모두 그 자체로 생산성을 지닌 녀석들이니까. 가치가 있었다. 막노동으로 하루하루를 버티는 힘순진에게는 그럴 돈이 없었다.

    그가 먹을 수 있는 고기는 어디까지나 이름 모를 마물의 살점 뿐.

     

     

    외국인 노동자는 돈 벌어서 가족에게 주는 기쁨이라도 있겠지? 난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것이지?’

     

     

    푸석푸석한 모래알 틈새로 힘순진의 눈물이 떨어졌다.

     

    ----

     

     

    설마 그게 전부입니까? 그렇게 다른 세계에서 갇혀서 끝난다고요?”

     

     

    현실은 냉정한 법이거든.”

     

     

    네모난 큰 턱의 페트루스가 어깨를 들어 올리며 턱을 들어 올려 보였다. 말릭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껄껄 웃었고, 수아드는 실망을 감추지 않았다.

     

     

    , 아니오. 저라면 이야기를 그렇게 끝내지 않을 거 같아요. 우리 인생이 재미있는 건 냉정한 현실 속에서도 늘 길이 있고, 희노애락은 물레처럼 돌고 돌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니까요. 힘순진에게도 분명 그에게 걸맞은 위로와 희망이 찾아왔을 거예요.”

     

     

    아니야, 잘 생각해봐. 현실에서 행복의 조각조차 찾지 못하고 도피적인 심리로 허튼 공상만 하던 인물에게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그게 훨씬 더 교훈적이야. 아니, 자신이 발붙이고 있던 진짜 세계에서조차 찾지 못한 행복을 그런 극한의 상황에서 발견한다는 것도 웃긴 일이지. , 심신 허약으로 지쳤을 때 사이비 종교에 발을 들인다면 모를까. 그래, 종교에 귀의하는 정도가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그런 상태를 쉽게 극복할 수가 있을까?”

     

     

    그럴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이야기는 이야기니까요. 사람들에게 충분히 메시지를 전달할 수만 있다면, 굳이 우리가 이야기의 주인공에게까지 냉정할 필요가 있을까요?”

     

     

    수림의 말에 수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노을은 어느새 그녀의 무릎 위까지 내려와 있었다.

     

    ---- 

     

     

    부서진 성책에 마지막 모래 부대를 옮겼을 때, 힘순진에게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6개월 만이었다. 그 이전까지는 사건에 휘말려 단 한 번도 그의 의지대로 그의 인생을 위해 선택한 게 없었다. 이방인이라는 이유로 끌려다니기만 했을 뿐.

     

     

    이제 완공되었군. 넌 이제 어쩔 거냐?”

     

     

    작업반장이 무심한 얼굴로 힘순진을 돌아봤다. 힘순진은 어쩔 거냐란 말에 동공이 흔들렸다.

     

     

    ? 어쩔 거냐고요?”

     

     

    그래, 여기서는 공사가 끝났어. 이제 다른 마을로 이동해서 일거리를 찾아야지. 너도 우리랑 같이 이동할 거냐? 아니면, 여기에 남아서 일을 찾아볼 거냐?”

     

     

    힘순진은 당혹스러웠다. 본능적으로 지금의 선택으로 앞으로의 인생이 크게 달라질 거라는 걸 느꼈으니까.

     

     

    솔직히생각조차 못했네요. 당연히 다른 마을로 함께 가는 거로만 알았어요.”

     

     

    뭐야? 네가 노예처럼 일했다고 해서 진짜 네가 노예인 건 아니잖아? 정신 차려. 넌 여기 서 내게 잠시 고용되었던 것이지, 내 소유의 노비는 아니라고. 그간 노역으로 받은 돈도 허투루 쓰지 않고 모았다는 거 다 알아. , 장사라도 해볼 생각 아니었어?”

     

     

    그건그냥, 여기에서는어디에, 어떻게 써야 좋을지 몰랐어요. 그래서 그냥, 그랬어요.”

     

     

    , 어차피 출발은 빨라도 내일 아침에 할 테니까. 생각해보고 같이 떠날 거면 내일 해가 뜨는 시간에 북쪽 성문에서 만나도록 하지.”

     

     

    그런데제가 가진 돈으로 뭘 하긴 할 수가 있는 걸까요?”

     

     

    애송아, 나라면 그 돈으로 잘 드는 단검을 하나 살 거야. 그리고 짐승들 가죽을 모아서 내다 팔겠지. 그런데 왜 그러지 않고 이 짓을 하냐고? 너랑 나랑은 급이 다르잖아. 난 이미 너희들 몇 명분의 품삯을 받는 몸이 되었으니까. 솔직히 나도 그땐 몰랐어. 입 다물고 닥치는 대로 하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된 거지. 지금은 그저 나라가 망하지 않고 전쟁에서 버티길 바랄 뿐이야. 알겠어? 난 전쟁이 끝나는 건 바라지 않는다고. 전쟁이 유지되길 바라. 그래야 지금처럼 일거리가 있고, 일거리에 따라 삯을 주는 왕과 귀족들이 있을 테니까, 하하하하. 그런데 망할, 요즘 왕국기사단이 계속 승승장구하고 있다더군. 내일 가게 될 곳도 북쪽이야. 기사단이 북진해서 새로 수복한 요새가 하나 있다고 하더라고.”

     

     

    그때였다. 노을이 작업반장의 어깨 위에 내려앉으며, 맞은편의 힘순진의 얼굴도 노랗게 물을 들였다. 땀에 젖어 뺨에 붙어있던 모래들이 어느새 말랐는지 바람을 따라 날아갔다.

     

     

    , 제게 좋은 생각이 났어요. 우선은 저도 따라가겠습니다. 그런데 우리 전쟁이 끝나길 바라죠. 아니, 끝나야 합니다. 끝나기만 하면, 부자가 될 수 있어요. 제가 장담합니다.”

     

     

    네깟 놈이? 무슨 수로?”

     

     

    혹시 그런 이야기 들어보셨어요? 이세계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범한 능력이 있다. , 제게도 있을 거 같아요. 혹시 부동산이라고 들어보셨어요? 하하하, 아니야, 아니야. 우선은 제가 아저씨에게 건축부터 제대로 배워야겠어요. 뭐든 밑천이 있어야 사업을 굴리죠.”

     

     

    대체 무슨 헛소리인지 모르겠군.”

     

     

    믿어보세요. 이대로 기사단이 마왕의 목을 베고 나면, 자연스레 베이비붐이 올 겁니다. 그럼 가족 부양을 위해서 대단지 마을이 필요해지죠. 아저씨와 제가 그 마을을 짓는 겁니다. 땅을 선점해서요. 하하, 진짜! , 이걸 어떻게 더 쉽게 말해야 하지? 하하, 하여튼! 믿어보세요!”

     

     

     

    그 자리에서 작업반장은 그저 웃어만 보였다. 그때만 해도 그는 몰랐다. 6년 뒤, 그가 힘순진 덕에 어떤 호강을 누리게 될지를.

    출처 밥 먹으러 나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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