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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2026197
    작성자 : 스테비아쩔어
    추천 : 4
    조회수 : 448
    IP : 59.23.***.148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24/05/31 13:17:03
    http://todayhumor.com/?freeboard_2026197 모바일
    도전 2일차 - 롤라이35, 조직의 부조리, 여름 추억
    옵션
    • 창작글

    http://todayhumor.com/?freeboard_2026152

     

    위 링크에서 말한대로 던져주는 소재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나온 첫 번째가 요 녀석입니다.

     

    http://todayhumor.com/?freeboard_2026179 

     

     

    즉석에서 요리하듯,

    하루에 한 편씩 막무가내로 쥐어짜보는 이야기ㅎ 

    그래서 재미는 장담하지 몬하는 이야기들 ㅡㅡ;;;

     

    ----

     

    롤라이35, 조직의 부조리, 여름 추억

     

    02. 사진

     

    이야기는 사람에게 매달려 머물려는 본능이 있다. 휘발되어 사라지는 것이 두려운지 사람들의 입과 입을 통해 달리고, 눈을 통해 날아가 사람들의 심장과 뇌에 닻을 내린다. 그게 그들의 본능이다.

     

    문제는 늘 예외에서 비롯된다. 이야기들도 마찬가지. 모든 이야기들이 사람들에게 바로 가서 닿는 건 아니다. 그래서 사물이나 짐승에게 머물며 때를 기다리는 녀석들도 있다.

    오늘의 이야기도 그런 녀석들 중 하나다. 정상의 범주를 벗어나 외로운 녀석. 길고 긴 시간을 사진 한 장에 매달려 누구에게도 닿지 못했던 녀석.

     

    내가 그 녀석을 처음 만난 건 열차에 오르기 몇 달 전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 순간을 말하고 싶지 않다. 그것보단 이야기가 매달려 있던 사진, 그 사진의 주인에 대한 이야길 하고 싶다. 그냥, 그렇다. 그 남자가 이야기만큼이나 초라한 어깨를 가진 사람이라 그의 이야길 먼저 해야만 할 것 같다.

     

    -

     

    그는 한국에서 생을 이어가던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나이에 걸맞은 연봉을 받고 있었고, 당연 4대 보험도 적용되고 있었고, 출근보다는 퇴근이 좋은, 평범한 회사원. 그런 평범한 회사원이 다니는 회사다 보니 회사도 지극히 평범했다.

    당연히 챙겨먹어도 될 연차를 쓰는데 눈치를 주는 상사가 있었고, 그 상사의 상사는 세상과 거꾸로 걷는 꼰대였고, 그런 꼰대만큼의 권력도 없는 각 부처별 상급자들조차 그것도 꼴에 권력이랍시고 부하직원들의 공로를 가로채거나, 공과 사를 구별하지 않고 집안의 노비 부리듯이 아랫사람들을 부리려고 했다. 그러니 성차별 정도가 아니라 성희롱이 난무하고, 그걸 또 누구도 말리지 못하는 것도 일상이었다. 아주 평범한 일상.

     

    그러니까 왜 회식 때마다 그 짓을 해줘야 하는 거냐고.”

     

    그는 대답해줄 수가 없었다. 사실 서로 몰라서 튀어나온 말은 아니니까.

     

    그리고 자기는 왜 아무 말도 안하는 건데? 그래, 무슨 말을 직접적으로는 못하는 건 나도 이해해. 잘 알아. 그런데 어떻게든 노력은 해볼 수 있는 거잖아!”

     

    그는 이번에도 대답해줄 수 없었다. 사실 서로 잘 알고는 있다지만, 안다고 감정이 뒤틀리지 않는 건 아니니까.

     

    , 됐어. 달래준답시고 눈치 없이 바로 따라서 내려오지 마.”

     

    평범한 회사원이던 그가 유일하게 품은 별난 구석이 있었다면, 그건 사내연애였다. 알게 모르게 많이들 한다지만, 그렇다고 그게 절대 평범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연애가 평범할 수 있단 말인가?

    당장 그 짧은 순간에만 해도 그의 감정은 여러 차례 롤러코스터를 탔다.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에, 그의 자존감과 인생, 미래가 흔들렸다. 그녀의 생각은 어떤지 몰라도 그에게는 그녀가 자신의 장기 중 하나만큼이나 귀했다. 없어서는 숨쉬기조차 곤란할 정도의 존재.

    그런 그녀의 고통을 덜어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그는 상처를 입었다. 수컷이라면 피하지 못할 고통이 상처를 더욱 크게 벌렸다.

     

    그냥, 들이받아 버리고 관둘까?’

     

    비상구 계단을 밟으며, 그는 부모님의 얼굴과 그 얼굴에 패인 주름을 따라 묻힌 그의 과거를 떠올렸다. 길고 길었던 취준생 시절. 끝이 보이지 않던 터널 속에서 맞이했던 이전 연인과의 이별. 취업 후 연애는 다를 줄 알았지만, 이번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갇힌 기분이다.

     

    하아

     

    그의 한숨을 따라 비상구의 계단이 더더욱 아득하게 멀어지고, 먼저 사무실로 돌아와 앉은 그의 그녀는 남몰래 휴양지 숙박업체 웹사이트를 열어보고 있었다. 휴양지는 그와 그녀가 처음으로 만난 곳이었다.

     

    -

     

    그와 그녀의 사내연애가 평범하지 않은 건 둘의 만남이 회사에서부터 시작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회사에 그녀보다 먼저 입사를 했었지만, 결코 그녀보다 일을 먼저 시작했던 건 아니었다. 그녀는 이미 다른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둘은 서로의 인연이 어떻게 얽히게 될지 전혀 모른 채 회사가 아닌 전혀 낯선 곳에서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제육떡밥조하>입니다.”

     

    안녕하세요, <뿌띠뽀짝쮸쮸>입니다.”

     

    사진 동호회에서 출사를 통해 만났던 둘은 서로의 닉네임을 교환하고, 서로의 장비 소개를 교환하고, 동행하며 관심사를 교환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는 연락처도 교환했다.

     

    특이하네요, 필름카메라를 쓰시고. 우와, 이거 완전 오래된 모델 아닌가요? 엄청 클래식해 보이는데요?”

     

    그렇게 오래된 모델은 아닙니다. , 그냥 사람 나이로 치면 저희 삼촌정도 되려나? 하하, 롤라이35라고 하는데, 이것도 모델 시리즈가 몇 개 있어요. 엘리자베스2세 여왕이 즐겨 쓰던 카메라인데

     

    그의 롤라이35는 목축식 수동카메라로 완전 아날로그다. 뒷면을 열면 겨우 필름 하나가 딱 들어갈 자리가 보인다. 그만큼 콤팩트하다. 그의 얼굴이 남자치고는 작은 편임에도 롤라이35를 들어 올린 모습을 보면, 그의 머리가 평소보다 훨씬 더 커 보일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롤라이35를 아꼈다.

     

    세상 무엇을 찍든 가을향이 묻어나는 사진을 만들어 주는 사진기. 직접 걸음을 옮겨 피사체와의 거리를 조율해야 하기 때문에 종종 초점이 맞지 않는 사진들이 인화되기도 하는데, 그는 오히려 그런 반듯하지 못한 이미지들이 마음에 들었다. 괜히 더 여유가 담긴 것 같았고, 덕분에 더 몽환적으로 보였다.

     

    그래서 그때쯤, 그러니까 그와 그녀가 일행들로부터 조금 뒤로 떨어져 느릿한 걸음을 옮기다 말고 서로를 쳐다봤을 때쯤, 그는 롤라이35로 그녀를 담아야겠다는 마음을 굳힌 뒤였다. 과거에 엘리자베스 여왕이 즐겨 쓴 것 따위는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는 정보가 되었다. 분명, 눈앞의 여자가 여왕보다 훨씬 더 기품 있어 보였으니까.

     

    그렇게 역광을 피해, 구부러진 해안선을 배경으로, 때마침 날아온 갈매기들과 시원한 바닷바람까지 담아, 그녀를 향한 두근거림에 맞추어 버튼을 눌렀다.

     

    -

     

    그러고 보면, 여름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계절이다. 그와 그녀가 만난 계절이고, 그녀가 이직을 해왔던 계절이고, 그들에게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 상사가 부임한 것도 여름이었으니까.

    , 그리고 이야기가 사진에 매달리게 된 것도 여름이었지.

     

    가냘픈 이야기들이 다 그렇듯이 이 이야기에도 적절한 불운과 위기가 찾아드는데, 이미 다들 눈치를 채셨겠지만, 그 불운이란 건 바로 상사였다. 그녀를 향해 딸 같아서 그런다는 말로 은근슬쩍 허리에 손을 감으려던 나이든 남자.

     

    그녀는 당신은 딸에게 그딴 식으로 음담패설을 서슴없이 하냐고, 딸의 허벅지를 그런 식으로 만지냐고 몰아세우고 싶었지만, 그녀의 집안 사정이 그걸 말렸다. 스스로 원해서 이직을 해온 것인 만큼 회사가 주는 급여는 꽤나 괜찮은 숫자였으니까. 그리고 그녀의 가족들에겐 그 숫자 이상이 필요한 상태니까.

     

    모든 걸 다 알고 있던 그는 늙은 남자를 당장이라도 패버리고 싶었지만, 그라고 해서 쉬운 건 없었다. 현실은 필름카메라로 다 담아내지 못할 많은 것들을 품고 있으니까. 인화된 사진의 적당한 노이즈와 달리 현실은 렌즈 테두리 밖으로 훨씬 더 깊고, 어두운, 부정적인 노이즈들로 가득하니까.

     

    그래서,

    결국,

    여름이 모두의 머리 위에 머물러 떠날 것 같지 않았던 그날. 사건은 터지고 말았다.

     

    ? 넌 네 딸보면서 발기하는 게 취미냐? 개도 그러지는 않겠다. 죽어, 이 개xx!”

     

    깊게 패인 상처를 견디지 못한 수컷은 결국 상대를 물어뜯고 말았다. 뒷일이야 어찌되든 더는 상관없었다.

    그렇게 그는 평범한 회사에서 상사를 폭행하고 제 발로 뛰쳐나간 위험한 사람, 별난 백수가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녀는 대부분의 평범한 회사가 그렇듯이 사내 가십거리를 담당하게 되었다.

     

    -

     

    둘의 물리적 거리가 멀어지자, 둘이 함께 공유하는 시간도 점차 줄어들었다. 그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 역시 그를 원했지만, 어째서인지 지난 사건은 둘에게 낯선 시간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누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가지게 되는 죄의식. 그로 인한 어색함. 또 다음 순간 찾아오는 분노, 분노로 인한 어색함.

    주말에 손을 잡고 거리를 걸어도 좁혀지지 않는 묘한 간극이 생겨버렸다. 그 틈에 찾아온 장마는 괜한 불쾌감을 더욱 키우기만 할 뿐, 둘에게는 조금도 도움이 되질 않았다.

     

    그래서 이젠 어쩔 생각이야? 업계에도 소문이 나서다른 업체들도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잖아.”

     

    몰라, 누군가는 긍정적이겠지. 아니면, 이 기회에 다른 업으로 갈아탈까? 프리랜서 사진사를 해볼까? 퇴직금으로 장비 바꾸고, 돌잔치나 결혼식만 잘 뛰어다녀도 먹고는 살지 싶은데 말이야.”

     

    그럼, 그러든가.”

     

    그녀가 거리를 좁혀 팔짱을 꼈다. 그의 팔꿈치로 그녀의 두근거림이 전해졌고, 오랜만에 둘의 호흡이 비슷한 리듬 속에서 나란히 서게 되었다.

     

    내가 예약해둔 곳이 있어. 다음주에는 거기에 가자.”

     

    그래, 그러자.”

     

    이번에는 내가 널 찍어줄게.”

     

    난 디지털카메라 별로 안 좋아한다니깐.”

     

    아니, 네 카메라로 내가 널 찍어줄게.”

     

    한 주가 지나, 지루한 장마가 한 발 물러섰던 날. 둘은 처음 만났던 곳으로 돌아와 있었다. 이번에는 자리를 바꿔 그녀가 그를 위해 낡은 필름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대체 이런 거로 지금까지 어떻게 찍은 거야? 초점이 맞는지, 안 맞는지 도통 감도 오질 않네.”

     

    , 여러 번 해보는 수밖에. 그리고 당장 셔터 누르기 전에는 잰 걸음으로 다녀야지 뭐. 딱히 수가 없어.”

     

    그녀가 앞뒤로 걸음을 옮겼다. 그를 오롯이 담아주기 위해서.

    다시 한 번 숨을 고르고, 태양의 위치를 보고, 불어오는 바람과 밀려오는 파도를 살폈다. 오롯이 그의 아름다움을 담아주기 위해서.

     

    그렇지만, 좀처럼 셔터를 누르기에 좋은 타이밍은 찾아오질 않았다. 이대로는 초점이 조금 어긋난 사진이 되거나, 배경이 흐릿하게 날아간 사진이 나올 게 뻔했다. 그녀가 다시 잰 걸음으로 양옆으로 움직였다.

     

    그리고,

    찰칵.

     

    아니,

    왈칵.

     

    셔터를 누르기 전에 먼저 눈물이 쏟아졌다.

    그녀는 지금까지 그가 그녀를 담아내기 위해 숱하게 옮겼을 발걸음을 떠올렸던 것이다. 매번 자신에게 어떻게든 맞추기 위해 분주했던 그가. 그러다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날렸던, 덕분에 회사까지 관둬야했던, 그가.

     

    우리 그냥 이대로 결혼할까?”

     

    그래, 좋아.”

     

    그렇게

    왈칵.

     

    아니,

    찰칵.

     

    그녀가 눈물이 범벅된 채로 셔터를 눌렀다. 눈부신 여름에 가을향이 덧입혀지는 순간이었다.

     

     

    --

     

    이후 둘은 결혼을 하게 되었고, 남자는 정말 프리랜서 사진사가 되었어요.”

     

    수림이 말을 마쳤을 때, 수아드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불만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이봐, 형씨. 난 정말 기대하고 있었다고. 소설가라고 해서 정말 기대했단 말이야!”

     

    너무 흔한 이야기 아니야? 그냥 두 사람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다는 거잖아. 아님, 이제부터 정말 시작인 거야? 아니라면, 대체 외로운 사진이라는 건 무엇을 위한 떡밥이었던 거야?”

     

    말릭과 페트루스가 고개를 내저으며, 얼굴을 붉혔다. 수림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제가 소설을 쓰는 건 맞지만, 그 소설이 다 재미있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만,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아뇨, 전 좋았어요! 어쨌든 멜로는 대환영입니다!”

     

    수아드만이 화사하게 얼굴을 밝혔다.

     

    그런데 정말 이대로 끝인 게요?”

     

    굳이 더 뒷이야기를 하자면, 여자가 오래지 않아 먼저 세상을 떠납니다. 때문에 남자는 여자를 가슴에 묻으면서 사진도 까맣게 잊어버린 채 살게 된 거죠.”

     

    그럼, 그렇게 말을 해주거나 좀 각색을 했을 수도 있잖아? 즙을 짜게 할 거면, 확실하게 슬프게 하고, 해피엔딩을 들려줄 거라면, 인물들에게 좀 더 강렬한 시련을 주거나 말이야.”

     

    , 그럴 수도 있는데, 제가 말하고 싶었던 건 기쁨이나 슬픔에 관한 게 아니었어요. 그냥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랑하는 모습까지였죠. 어떤 결말보단 순간을 말하고 싶었다고나 할까요? 마치 사진처럼 말이죠. 어떤 사랑이든 서로가 서로에게 진실한 순간이 한 순간은 있을 테니까요.”

     

    , 전 그래서 좋았어요.”

     

    이번에도 수아드만이 수림을 지지해주었다.

     

    알았어요, 일단 소설가 선생은 이야기꾼으로는 자질이 한참 모자란 거로 합시다. 다음은 제가 해보도록 하죠. 장담하는데,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 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을 겁니다!”

     

    검은 얼굴의 말릭이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하얀 손바닥을 펼쳐보였다.

     



    출처 일하기 싫은 사무실에서 도피심리로 씀
    스테비아쩔어의 꼬릿말입니다
    꼬리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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