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허리 문제로 종합병원을 며칠 들락날락

그래도 어찌저찌 잘 넘어가는구나 

ㅡ 일이야 뭐... 내 팔자지, 돈 못 버는 거 다 내 그릇이지 했는데..

뇌관을 건드리는 청룡인의 어휘력.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스케줄이 2주간 꽉 찬 상태입니다. 

그래도 많이 아프시니까 제가 최대한 조율해서 시간을 내보겠습니다. 

우선은 입원하고 기다려주세요."

라고 하면 될 말을

"제가 스케줄이 2주간 꽉 찬 상태입니다. 

그래도 많이 아프다고 하니까 제가 최대한 어레인지하겠습니다. 

오늘 일단 입원 진행하죠."

아하 ㅡ

팔순 노인에게 한다는 말이 어레인지? 

요즘 직장에서 저따구로 말하는 경우 많다고는 들었어도 

본좌는 1인 자영업자 후리랜서.

이런 생경함을 넘어서는 아득함이란!!

개콘이랑 오유 게시판에서나 볼 법한 어휘를.

지들끼리 현장에서나 주고받을 말을,

정말 현장에서,

아파뒈지겠는, 

환자와 

환자를 염려하는 마음에 마음이 초조한 보호자 앞에서 

씨부릴 말인가?

아우 딥빡아...

어레인지?

고놈 쇳바닥을 딱 전자레인지에서 5분 30초만 돌려보고픈 나의 마음이란..

여차저차

이제는 시술 마치고 오후에 퇴원시켜 드리기 위해 또 가야 합니다.

며칠,

일과를 다 포기하고 그렇게 5월의 열흘 정도??를 붕 뜬 상태로 보낸 것 같아요.

그런데 대체 바쁘면, 얼마나 그렇게 바쁘다는 것인지..

시술 일자를 갑자기 잡아서 당혹스러운 것도 잠시,

시술 시간이라도 제대로 알려주던가ㅎ 

통합간병실 앞에서 종일 무한대기 탄 건 참을 수 있겠는데..

기다리는 동안 계속 저의 머리를 두드린 건

어레인지??

하...

게다가 분명 시술 이후에 회복 과정 좀 알려달라고 했더니 

잠잠 무소식이다가

갑자기 오늘 퇴원하라는 건 또 뭔지..

대체 다 뭔지...

고놈 쇳바닥을 걍 가스레인지에서 말린 오징어 굽듯이 굽고픈 이 내 마음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