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입학 전,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생겼다.
난 신기하게 말이 없는 타입이었는데,
너랑 문자라도 한 통 더 하고 싶어서
일부러 엉뚱한 사람한테 문자 보낸척 했는데,
실은 네 관심을 끌고 싶어서 그랬어.
중학교 졸업 앞 둔 몇 주전,
그 애와 난 상당히 먼 거리에서 살았고
이젠 너무 오래 시간이 흘러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온갖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했던 것같아.
하도 2G폰으로 맨날 밤마다 전화를 많이해서,
사실 전화요금이 어마어마하게 나와서
엄마한테도 실은 많이 혼났어 (ㅋㅋㅋ)
차라리 전화 할 꺼면 집전화로 하라고.
아직도 기억나 네 핸드폰 전화번호.
1분이라도 너랑 얘기하고 싶어서
전화번호를 급하게 누르다 보니
외위버렸어.
너랑만 얘기 하고 싶어서
일부로 전화선을 길게 잡아 당겨서
바깥 베란다에서 전화를 했거든.
그 날, 어쩌다 네가 너무 보고싶어서
문득 밤하늘에 크게 뜬 보름달을 보면서,
수화기의 전화선을 내 마음처럼 들키기 싫어서
베베 꼬면서,
돌려 돌려 "우리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 아쉬워."
라는 얘길 한 것깉아.
"혹시 밤하늘을 지금 보고있어?" 라고
네가 물었고,
난 오늘 날씨가 너무 좋아서
맑은 밤하늘에 보름달이 밝게 빛나고 있다고 말했어.
" 기억해.
우린 300km 떨어져 있지만,
같은 하늘 아래서 같은 달을 같이 보고 있는거야."
그 말에 문득,
그 순간 흘러가던 시간이 멈추고,
그 순간 너와 나, 그 환히 빛나던 둥그런 달만 있었어.
300km 떨어져 있었지만,
네가 바로 옆에 있는것처럼 느껴졌어.
첫 사랑이라
모든게 삐뚤빼뚤하고,
서툴고,
하루하루 좋아하는 마음 숨기기에 급급했던
그 때였지만,
진짜 많이 좋아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