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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801953
    작성자 : 익명ZmZoa
    추천 : 4
    조회수 : 2370
    IP : ZmZoa (변조아이피)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24/06/26 13:54:37
    http://todayhumor.com/?gomin_1801953 모바일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하나
    응급실로 오는 뇌경색, 뇌출혈 환자가 많아졌다.

    대학병원의 진료 공백도 아예 문제가 없진 않겠지.. 아니면 날이 이렇게 더워지는데 왜 환자가 느냐..

    지쳐서 외래로 가 의자에 앉았더니 간호사가 쭈뼛거리면서 들어온다.

    "전에 서류 안된다 하셨던 환자가 다시 왔어요.."


    두통으로 몇주전 외래 왔던 환자다.
    뇌혈관 CT찍었지만 큰 문제는 보이지 않고 오히려 혈압이 높은 편이라 혈압조절, 증상 조절 하면서 보고있었다.
    하지만 지속적인 두통을 호소하셔서 그럼 MR 찍어 봅시다 했더니 우리병원에서는 안 찍는단다.
    본인이 대학병원에 기존에 소화기내과 다니고 있는데 그쪽으로 가서 진료 보면서 이야기 해보겠다해서 그러라고 이야기 드렸다.
    그랬더니 몇일 전 진료의뢰서 달라길래 안된다 했다. 
    3차 병원에 의뢰하는 케이스는 아니라고, 우선 관련 검사 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가시고 아니면 증상 조절 하시면서 좀더 보시라고.
    그랬더니 오늘 따지러 온거다.

    70넘은 노부부가 굳은 얼굴로 들어와서 대뜸 핸드폰을 뒤적거리더니 녹음을 켜두고는 외래 책상에 올려둔다.

    - 왜 서류 안주냐?

    - 우리 나라 의료체계는 3단계로 나누어져있다. 3차 병원에 가는 경우는 저희 병원에서 해결이 안되어서 보내니 봐주세요.. 하는 거다.
    환자의 경우는 아직 그럴만한 문제를 확인하지 못하지 않았냐?

    - 대학병원에 전화해보니 서류 달라면 다 줘야한다더라. 달라.

    - 난 못준다. 


    위 대화를 한 8번 반복하고는 결국 목소리가 높아져서 소리지르는 보호자 할아버지는 외래 간호사 손에 외래를 나간다.

    한숨을 쉬면서 마음을 진정시켰다.

    현자타임처럼 환자 보호자와 목청을 높인 내가 부끄럽다.

    외래 밖에서 환자 보호자는 여전히 소리 지르고 있다. 

    한번 환자를 잡으면 보내주려고 안하고 어떻게든 데리고 돈벌려 한다고.

    아.. 모르겠다.

    내가 두통, 어지러움까지 3차병원으로 가면 어쩌냐며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를 걱정하면 뭐하나.
    이런 환자 왜 보냈냐며, 의뢰서에 적힌 내이름 석자 보며 인상 찌푸릴 대학병원 선생님을 걱정하면 뭐하나
    환자한테 의뢰서 달라하면 다 줘야한다는 엉뚱소리 해댄 대학병원 직원을 원망하면 뭐하나

    당장 저 소리가 듣기 싫어서 그냥 진료의뢰서를 적었다.

    ㅆ1부럴

    언제까지 이 지랄 해야하나.

    밤에 잠못자고 응급실로 달려가면 지랄하면 뭐하나.
    이거 잘못되면 이환자 죽는다는 긴장감에 내 생명줄 태우면 뭐하나

    저런 할배 상대로 논리적으로 설명하면 말이 통할꺼라 생각한 내가 잘못 된거지..
    애초부터 이 과를 선택한 내가 문제지..


    이러다 내가 죽지. 
    그럼 내새끼들만 불쌍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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