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1학년때 젊은 담임선생님은 엄청난 꼴초였다. 쉬는시간만 되면 창문을 열고 담배를 펴재끼곤 했다.


어느겨울날 과학시간이었나보다. 공기의 대류현상을 설명하던 선생님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교실문을 열곤 담배를 한까치 무셨다.
'찰칵'

희무래한 담배연기는 허공을 갈랐다.
"지금 교실은 난로를 켜서 윗공기는 뜨겁고 아랫공기는 차갑다. 담배연기를 잘 봐라"

선생님은 손을 높이 올렸다. 담배연기는 교실문밖을 나갔다.
다시 손을 아래로 내렸다. 담배연기는 밑으로 깔리며 교실안으로 들어왔다.

"뜨거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깔린다. 뜨거운 공기는 밖으로 나가려고 하고 차가운 공기는 밑으로 맴돈다. 잘 봐둬라. 이게 사람사는 일이랑 다를바 없는거라."


몇년즈음 지났을까, 젊은 선생님은 전교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학교를 그만뒀다.

묘한 일이다. 이십년즈음 지났나. 세상은 달라진게 없다. 높은공기는 위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아래로 깔린다. 참 신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