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0대 중반에 정상적으로 보이는 청년입니다.
----------------------------------
가장 처음으로 보았으며 아직까지 머리속에 남고 기억이 나는 추억.
초등학교 2학년 추석 때 친할머니 댁에 가서 시골 길을 저와 친할머니와
단 둘이서 가로등이나 그런것도 없이 달빛에 의존해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당시 풍경>
------------
(산) (길) (조그만 하천) (산)
------------
딱 2명이서 걸어갈만한 길... 오솔길 정도라고 부르죠.
왜 갑자기 그 길을 저와 둘이서 걸어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저는
마냥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당시 할머니 댁은 씨족 마을로 이루어 져서 - 4촌에서 8촌까지 다 모여 살고
그쪽은 다 친척으로 이루어진 곳 -
그곳에 오래 사신 할머니는 대충 모든 사람을 다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커서 생각해 보니)
그런데 오솔길 맞은편에서 왼 모자 (짚으로 된 모자)를 쓰고 조선시대 흰색 일꾼복?
을 입으신 아저씨가 쳐벅쳐벅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등에는 지게를 매고 그 위에는 거적이 하나 말아져 있었습니다.
아쉽게도 거적을 뚫고 나오는 손이나 다리는 보이지 않았네요.;;;;
그 아저씨가 걸어오는 데 섬뜩한 기분이 드는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좁은 길이라서 슬쩍 제가 뒤로 피하면서 그 분이 지나 갈때 얼굴을 봤는데,
지금 저만의 착각인지 몰라도 그분의 눈이 감겨보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그 분의 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저희를 지나치셨고 그렇게 잠깐 걸어가는 데 머리속에서 누군가가
말을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확실히 뒤에서 소리를 쳤다면 분명히 할머니가 들었겠죠?)
"아아... 미안하네. 어린 동자에게 못 볼걸 보였네~"
그 소리를 듣고는 혹시 그분이 말했을까 해서 뒤를 돌아 봤는데
앗! 뒤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직선길이였으니 형태라도 보여야 되는데 말이죠.
그 때는 제가 무슨 생각인지 옆에 있는 할머니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 할머니와 어머니에게 말했는데 할머니는 깜짝 놀라시더군요.
본인은 오솔길에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하긴 지금 생각해 보면 그 때 뒤에 메고 있던 거적이 상당히 컸는데 그 분이 지나가려면
할머니가 좀 비키셔야 했었죠.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피할 때 할머니 뒤로 피했거든요.
그리고 할머니가 부엌에 가셔서 콩과 소금을 가져오셔서 제 머리에 뿌리고
문 앞에 뿌리시고는
'아마 왠 어르신이 돌아가셨는 갑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당시는 어려서 인지 누가 돌아가셨는지는 알길이 없네요^^;;
관심도 없었구요.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348041/201101/1294359295_%ED%8F%AC%EB%A5%B4%ED%85%8C.jpg">
아이유리님 감사드립니다^^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