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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1350
    작성자 : 포르테
    추천 : 3
    조회수 : 997
    IP : 211.234.***.45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1/01/28 08:21:14
    http://todayhumor.com/?panic_11350 모바일
    펌]공군 훈련소 귀신이야기10탄:의장대와 종교행사
    의장대 특기는 주로 2주차에 뽑는데, 키 180이상에 안경 미착용자 위주로 뽑아간답니다. 많이 뽑아가는것도 아니고, 한 기수에 30여명 정도??(정확히는 모르겠네요. 대략 20~50명정도라고는 들었는데, 아무튼 무척 적은 숫자를 뽑아갑니다.) 그래서 심사 기준도 까다롭죠...
     
    2주차이던 어느날 갑자기 조교들이 외치는 겁니다. 
     
    "야! 키 180cm 이상 되고, 안경 안쓴 사람들 다 나와!!"
     
    전 순간 속으로 생각했죠...
     
    '아! 불길하다... 이거 의장특기다... 숨자...'
     
    일단 최대한 어깨를 움츠리고 앞으로 나가는 동기들을 거슬러 뒤로뒤로 파고들었죠... 그 순간 조교들은 앞쪽에 있으면서 나가지 않던 동기들을 찝어내어 나오게 했고, 전 필사적으로 눈에 안띄기 위해, 숨어들었었죠...(훈련소에선 구대에서 키가 가장 큰 사람이 기수를 맡고, 큰 키 순서대로 앞에서 뒤로 계단식으로 선답니다.) 다행히도 키가 커트라인과 차이가 별로 안났기에 무사히 지나칠 수 있었습니다...
     
    많은 동기들이 그렇게 불려가고, 모두들 남은 훈련을 받고, 저녁때까지 돌아오지 않던, 동기들을 기다렸지요...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불려서, 혹은 자의적으로 나갔던 내무반 동기들 네댓명이 돌아왔습니다... 다들 궁금해 했죠. 무슨일이였는지...
     
    어떤 동기녀석의 얼굴엔 미소가, 어떤 동기녀석의 얼굴은 인상은 쓰지만, 기분은 좋은듯하고, 또 어떤 동기녀석은 죽을상들을 하고 있었죠...
     
    "아... 씨... 의장대래..."
     
    라며, 인상은 쓰지만, 왠지 기분은 좋아보이는 동기가 말해줬고, 죽을상을 하던 동기는
     
    "야... 우린 이제 죽었다..."
     
    라더군요... 전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였죠... 사전 정보를 잘 취득한 덕분에 지옥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난듯한 느낌이였습니다...
     
    그리고 불과 다음날... 의장특기로 선택된 지옥의 용사들은 소리소문없이 내무반에서 사라져 버렸죠...
     
    그렇게 동기들을 보내고, 일요일 종교참석일이 되었습니다.
     
    훈련소에선 종교타운이라는곳이 따로 있죠... 사회에선 상상도 할 수 없지만, 교회와 법당, 성당이 불과 10여 m거리를 두고, 한곳에 모여있답니다.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 우리는 내무실에서 콩나물 시루처럼 사람을 꽉꽉 눌러실은(45명 정원에 90여명 정도 승차...)버스를 타고, 7분여를 이동해야 했습니다...
     
    정말 환장할 지경이였죠... 8월의 더위는 그 자체만으로 찜통인데, 작은 공간도 없는 버스를 서로의 체열을 느껴가며, 땀을 비오듯 흘리면서, 신을 영접하러 가야 하다니... 
     
    그래도 초코파이 신을 영접하기를 게을리 할수는 없었죠...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일주일에 단 한번... 고작 한번만 주어지는 소중한 안식처이기에 모든 험난함을 참아서라도 갈 판이였습니다.
     
    동기들은 훈련소에선 거의 사용하지 않던 머리들을 최대한 굴려댔죠... 서로 많은 정보를 얻으려고, 시끌시끌 하기도 했구요... 들려지는 이야기들은...
     
    "야. 지난번 법당에선 사람 별로 안왔다고, 초코파이 남아서 3개씩이나 줬다며??"
     
    "응... 근데, 성당은 몇명 안가서, 그냥 한박스씩 돌렸다던데... 난 지난주에 교회갔다가, 거기 초코파이 부족하다고 해서, 콜라만 얻어먹고 그냥 왔잖아... 젠장..."
     
    "그럼 오늘은 성당엘 가볼까?"
     
    "아니지... 지난주에 성당에서 많이 줬다고 소문이 나서, 오늘은 애들 다 성당으로 몰릴껄?"
     
    "그럼 법당이 나으려나....."
     
    "흠... 글쎄...? 일단, 내렸다가 애들 많이 가는쪽은 피해서 가자."
     
    뭐 이런류의 이야기들...
     
    그렇게 어느덧 버스는 종교타운에 들어서서 훈련병들을 내려놨고, 모두는 인솔조교의 통제에 맞추어 각자 종교 참석을 위한 줄을 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저 너머에서 보이는 텅텅 빈 버스 한대... 
     
    모든 훈련병들이 그 버스를 바라봤죠... 그러다가 그 버스의 이상한점을 발견했습니다...
     
    자리는 텅텅 비었는데, 7~8명의 탑승자들이 모두 버스 손잡이를 잡은채, 서서 오는게 아니겠습니까?
     
    다들 뭐지??하는 눈으로 의아해하며 쳐다보고 있었죠... 그도 그럴것이 우리는 콩나물 시루에 실어서 오는데, 저 버스는 대체 누가 타고 있길래. 저렇게 텅텅 비어서 오는걸까? 더구나, 자리도 있는데, 앉지도 앉고 전부 서서 오다니... 이상한 일이였죠...
     
    마침내 버스가 정차해 문이 열리고, 거기서 내리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자, 훈련병들의 입에선 탄성이 나왔습니다...
     
    "와~ 점마들 저 뭐꼬?"
     
    "야! 반갑다. 니들 어떻게 된거야?"
     
    "뭐야!! 멋있는데!!" 등등등...
     
    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은 바로, 의장대로 착출되어 간 동기들이였던것입니다...
     
    한 훈련병 동기가 물었죠...
     
    "야! 니들 왜 자리에도 안앉고 서서오냐?"
     
    그러자 의장대 훈련병이 한이 맺힌듯 대답했죠...
     
    "야... 말도마... 힘들어 죽을 지경이야... 우리는 고참들이랑 내무실 같이쓰는데, 날마다 청소를 저녁때 4시간 내내 한다... 왁스칠해서... 그리구, 버스 타도 자리도 못앉게해... 옷 구겨진다고, 우리 버스타고 이동할땐 부산이든, 서울이든, 제주도든... 무조건 서서 이동해야 한다그러더라구..."(이 이야기는 제 동기 훈련병이 직접 해준 이야기여서, 사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고참들이 겁을 주기 위해, 그렇게 이야기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로 그런것인지... 아무튼 종교참석을 위해, 타고온 버스에서는 정말 앉지도 못하고, 옷이 구겨질까봐 서서오던 모습이 참 인상적이였거든요... 불쌍하다는 생각에 더욱 말이죠...)
     
    그렇게 그 의장대 동기들을 다들 동경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웅성거리고 있을때... 마침 제 옆엔 제 내무실 동기가 함께 서 있었습니다... 나보다 나이가 3살이나 많은데다. 하는 행동이 아저씨 같고, 워낙 특이한 사람이라... '으이씨 아저씨~'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던 동기였죠...
     
    법학과를 다니다 온 사람인데, 가끔 잠꼬대도 하고, 혼자 궁시렁거리기도 하고, 뭐... 착하지 않았다면, 정말 옆에두기 싫은 그런 사람이였습니다... 너무 착한사람이라, 친하게 지냈지만요... 
     
    그 '으이씨 아저씨~' 曰
     
    "야... 근데... 니네 9명이 타고와서, 왜 8명만 내려?? 한명은 그냥 버스타고 가네??"
     
    "뭐?? 우리 다 내린건데?? 가만... 하나, 둘, 셋, 넷.... 여덟... 다 내렸어..."
     
    라고, 의장대 동기가 대답했고, 난 의장대 동기가 숫자를 세는 동안 버스를 바라봤죠...
     
    그런데, 정말 버스안엔 내리지 않은 한명이 타고온 그자세 그대로 서서 돌아가는 겁니다...
     
    근데 이상한게 하나 있었죠... 그래서, 그 의장대 동기에게 물어봤습니다...
     
    "야... 너희들 키작은 동기도 뽑냐??"
     
    "그건 또 무슨소리야??"라길래...
     
    "아니... 저기 버스안에 '으이씨 아저씨~'말대로, 타고 가는 사람 있는데, 니들처럼 버스 손잡이를 잡고 가긴 하는데... 대롱대롱 매달려 가는데??"
     
    "얘네들 뭔소리 하는거야?? 버스안에 아무것도 안보이는구만..."
     
    이라더군요...
     
    근데... 전 봤거든요... '으이씨 아저씨~'도 같이...
     
    버스안에서 손잡이를 양쪽으로 꼭 붙잡고, 버스의 흔들림대로 대롱대롱 매달려가는 한 훈련병을...
     
    뭐였을까...??
     
    어찌되었든, 종교참석이 끝나고, 그 버스가 다시 와서, 의장대 동기들을 태워갔을땐, 그 훈련병은 없더군요... 
     
    그로부터 몇주후 우리는 후반기 특기 교육까지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아, 진주역으로 갔죠... 
     
    그때, 거기서 또 의장대 동기들을 만난겁니다... 그런데, 몰골들이 말이 아니더군요...
     
    한녀석은 다리에 깁스를... 한녀석은 얼굴에 칼자국이... 또 한녀석은 팔에 붕대를... 그리고, 말들어보니, 심하게 다쳐서 병원에 입원한 동기까지 있었던 모양입니다...
     
    총돌리는 연습중에들 많이 다친다던데... 동기들 이야기를 빌리자면, 그러다가 심하게 사고나는 경우도 많다더군요... 재수없으면 죽을수도 있다던데...(이건 좀 심하게 뻥친것이겠죠??)
     
    아무튼 그 이야기를 듣고보니, 저와 '으이씨 아저씨~'가 그 버스안에서 봤던, 그 훈련병이 결코 평범한 훈련병으로만 느껴지지는 않더군요...
    포르테의 꼬릿말입니다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348041/201101/1294359295_%ED%8F%AC%EB%A5%B4%ED%85%8C.jpg">

    아이유리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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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8 15:11:25  112.144.***.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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