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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1247
    작성자 : 포르테
    추천 : 0
    조회수 : 776
    IP : 211.234.***.35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1/26 19:01:33
    http://todayhumor.com/?panic_11247 모바일
    펌]잠긴 붙박이장
    10년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겪은 일입니다.

    저는 우주소년단이라는 청소년단체에 가입해서 임원직도 하며 열심히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여름방학에 전국 우주소년단 연맹에서 캠프를 하는데, 그 해 여름에는 경기도에 있는 한 유스호스텔로 캠프를 가게 되었습니다. 

    저희 학교는 당시 신설 학교여서 활동 경력도 짧았고 힘이 없어서 배정받은 숙소는 유스호스텔 가장 높은 층의 복도 가장 끝 방이었습니다. 314호 정도 이었을 겁니다.

    그 방은 다른 방들과 좀 떨어져 있었는데, 다른 방들과는 다르게 두 개의 붙박이 장 중 하나가 자물쇠로 꼭 잠가져 있었습니다.

    교관 선생님은 전에 밤새 장난치다가 그 방, 그 붙박이장에서 죽은 아이가 있어서 잠가두었다고 했지만, 으레 겁주려고 하는 이야 기겠거니 해서 다들 웃으며 믿지 않았습니다.

    2박 3일 캠프의 첫날밤을 지내고, 다음 날 아침.
    붙박이장 근처에서 잤던 아이들 몇 명이 울상을 하며 저에게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언니, 밤에 붙박이장에서 끼익, 끼익 하는 소리가 들려서 잠을 못 잤어요……. 
    "붙박이장이 조금씩 열리는 것 같은 소리가 자꾸 나서 무서워요." 
    "밤에 누가 붙박이장에서 나와서 방 안에서 있는 걸 봤어요."

    확인해보니 정말 붙박이장 문이 살짝 벌어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열쇠로 여전히 잠겨 있었고, 어제 이상한 이야기를 들었거니와, 나무로 된 붙박이장 문이 오래되어 그런 거라고, 조금은 찝찝한 마음을 감추고 달래주었습니다. 

    오후 활동을 하고 다시 숙소를 돌아왔습니다. 다들 기분이 묘해서인지 방에 들어와서 조용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화장실 쪽에서 똑, 똑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났습니다.

    누가 수도를 제대로 잠그지 않은 건지 해서 후배에게 확인하고 오게 하였지만 그 후배는 물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똑, 똑 물 떨어지는 소리는 분명히, 계속 들렸습니다. 아이들이 불안해하는 것 같아 제가 직접 화장실로 가서 확인을 해보았지만, 화장실에는 물이 떨어지는 곳은커녕, 물기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 때 친구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원래 화장실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가 이렇게 방 안까지 크게 들려?"

    그 때까지는 의식하지 못했지만, 화장실은 현관 바로 앞에 있는 구조라 방과는 분리되어 있고 문도 따로 쓰는 곳이었던 겁니다. 

    그러자 모두 소리를 지르며 방에서 뛰쳐나왔습니다. 저희는 방을 바꿔 배정받게 해달라고 부탁드렸지만, 하루밖에 남지 않았으니 참으라는 선생님들의 말씀에 무서운 마음으로 그 방에서 하룻밤을 더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날 밤에는 저와 친구들이 붙박이장 앞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다들 이런저런 일에 심리적으로 불안했는지 저희는 밤새 떠들고 놀 생각도 못하고 취침 시간이 되자마자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는 잠귀가 밝아 행여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일어나려고 했지만, 아침까지 도중에 깨는 일 없이 잤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저희는 무사히 하룻밤을 보낸 것에 기뻐하며 퇴소식을 맞이했는데, 퇴소식을 하기 위해 줄을 서는 중, 옆 방에 묵고 있던 다른 학교 임원이 저에게 말을 건넸습니다.

    "너희 학교 애들은 정말 대단하다! 어제 교관 선생님들 감시 심했는데 어떻게 피한거야?"

    저는 영문을 몰라 "왜?" 라고 되물었습니다.

    "어제 마지막 날이라 교관들 감시가 엄청 심해서 우리는 밤새 놀려다가 혼나고 포기 했는데 너희 방은 밤새 엄청 시끄럽게 잘 놀던데? 우리 방 아이들까지 시끄러워서 잠 못 잘 정도로……."

    그 말을 듣고 오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방 아이들은 분명, 취침 시간 후 바로 잠자리에 들었고 저와 대부분의 아이들이 아침까지 숙면을 취했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의 말처럼 옆방까지 들릴 정도로 시끄럽게 논다는 건, 한두 명이 도중에 일어났었더라도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제 집에 가니까 괜찮아 라고 두려운 마음을 감추고 퇴소식 후, 숙소에 마지막으로 들러 짐을 정리하고 빠진 물건이 있는지 점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보게 되었습니다.
    자물쇠로 잠긴 붙박이장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을.

    과연 캠프 기간 동안, 저희 방에는 저희 말고 누가 있었던 것일까요? 


    [출처] 잠들 수 없는 밤의 기묘한 이야기
    포르테의 꼬릿말입니다
    <img src="http://blogfile.paran.com/BLOG_348041/201101/1294359295_%ED%8F%AC%EB%A5%B4%ED%85%8C.jpg">

    아이유리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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