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r></div> <div>출판일 99.02.03</div> <div>읽은날 14.07.10</div> <div><br></div> <div>8p.</div> <div>12세기 아프리카 북부에서 씌어진 시 가운데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div> <div><br></div> <div>가능할까?</div> <div>나</div> <div>야곱 알만스의 일개 백성도</div> <div>장미와 같이</div> <div>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이</div> <div>죽어갈 수 있을까?</div> <div><br></div> <div>37p.</div> <div>눈 내리는 겨울에 이불 속으로 꼭 껴안고 지낼 만한 그런 여자를 고른다면 단연코 임분방이 최고였다. 땋은 머리가 허리까지 내려오고, 웃을 때면 하얀 이가 고르게 드러나고, 볼우물까지 있는 여자. 그녀의 큰 눈을 언제고 바라볼 수만 있다면 평생 행복할 것 같았다. 임분방 역시 그의 머리를 건드리거나 가슴을 밀어젖히곤 했다. 한번은 몰래 그의 손등을 잡아줬는데, 바로 허삼관이 그녀에게 가장 좋은 누에고치를 보냈을 때였다. 그 다음부터 허삼관은 그녀에게만큼은 나쁜 누에고치를 보낼 수가 없었다.</div> <div><br></div> <div>50p.</div> <div>조산원의 의사가 말했다.</div> <div>"아직 진통은 오지도 않았는데 괜히 악만 써대는군."</div> <div>허옥란은 양다리를 높이 쳐들고, 양팔을 분만대 양족에 묶인 채 누워 있었다. 의사가 힘을 주라고 하자 진통 때문에 몹시 고통스러웠던 그녀는 힘을 주면서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div> <div>"허삼관! 이 개자식아, 너 어디로 도망친 거야. 난 아파 죽겠는데, 넌 어디로 도망친 거냐구…<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이 칼 맞아 뒈질 쌍놈의 자식 같으니라구. 넌 좋겠지! 난 아파 죽겠는데 넌 신났겠지. 허삼관, 너 대체 어디 있는 거야</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빨리 와서 내가 힘쓰는 걸 도우란 말이야</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더는 못 참겠어</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허삼관, 너 빨리 안 와? 의사 선생님, 애가 나왔나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힘 좀 내봐요. 아직 이른 것 같은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엄마야! 허삼관, 전부 네가 이렇게 만든 거야</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너희 남자들이란 죄다 나쁜 것들이야</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지들만 신나게 살려고 하지</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자기들 일만 끝나면 다 끝난 줄 알고</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우리 여자들은 고통스럽다구! 아파 죽겠다구! 열 달이나 애를 뱃속에 지니고</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아이고 아파라! 허삼관, 너 어디 있어</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의사 선생님! 애기 아직 안 나왔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조금 더 힘을 줘요. 머리가 나왔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머리가 나왔다구요? 힘을 더 내야 하는데</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힘이 없어요</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허삼관, 빨리 와서 좀 도와줘</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허삼관, 나 죽어. 죽는다구</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조산원의 의사가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두 번째 출산인데도 이 난리군."</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옥란은 땀에 흠뻑 젖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러고는 신음을 내며 소리를 질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야야! 아이고 아파! 아이고! 허삼관, 네가 날 또 이렇게 죽이는구나</span>……. 아이야! 널 죽이고 말 거야<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이고 아파라! 내가 여기서 살아 나가면 죽어도 다시는 너랑 안 잘 거야</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아이고 아파! 넌 웃겠지만</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네가 무릎 끓고 빌어도 너랑은 안 잘거야</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아이야, 아이야! 아이고 아파! 힘을 내야지</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힘을 더 내야지</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조산원의 의사가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힘줘요. 자, 다시 힘줘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옥란은 죽기 살기로 힘을 주며 악을 썼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삼관! 이 사기꾼아! 이 쌍놈의 자식아! 이 칼 맞아 뒈질 놈</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허삼관! 이 속 시커먼 불량배 같은 놈! 너 이 자식, 머리에 부스럼이나 난 주제에</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됐어요. 애가 나왔는데도 계속 그렇게 소리칠 거예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간호사가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나왔어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옥란은 서서히 몸을 눕히며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렇게 빨리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옥란은 오 년 동안 아들 셋을 낳았는데, 허삼관은 애들 이름을 각각 허일락, 허이락, 허삼락이라고 지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삼락이가 십오 개월이 되었을 때 허옥란이허삼관의 귀를 잡아당기며 물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내가 아이를 낳을 때, 당신은 바깥에서 희희낙락했겠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난 웃은 적 없어. 그저 좀 히죽댔을 뿐이지. 소리를 내서 웃지는 않았다구."</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이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옥란이 탄성을 질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니까 애들 이름이 일락, 이락, 삼락이지. 내가 분만실에서 고통을 한 번, 두 번, 세 번 당할 때 당신은 밖에서 한 번, 두 번, 세 번 즐거웠다 이거 아냐?"</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78p.</div> <div>"이락이 형, 내가 누구랑 싸웠는데 빨리 와서 나 좀 도와줘."</div> <div>"누구랑 싸웠는데?"</div> <div>"그 자식 이름은 모르겠어."</div> <div>"얼마만한데?"</div> <div>"나만 해."</div> <div>이락이는 그 아이가 삼락이만 하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탁자를 내려치며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div> <div>"이런 씨팔, 감히 내 동생을 얕보는 놈이 있다니. 가서 그 자식 손 좀 봐줘야겠는걸."</div> <div><br></div> <div>86p.</div> <div>"나 지금 하소용을 만나러 가요. 당신이 가라고 해서 가는 거라구요. 난 원래 평생 다시는 그 사람 안 보기로 맹세했었다구요."</div> <div>그러고는 물었다.</div> <div>"화장을 곱게 하고 갈까요? 아니면 봉두난발을 하고 갈까요?"</div> <div>'그 녀석을 만나는데 왜 화장을 해야 하나? 머리도 곱게 빗고 머릿기름이랑 설화크림도 바르고, 그토록 아끼는 정방 면실 옷을 입고, 신발의 먼지도 깨끗하게 닦아냈겠다? 거기다 명주 손수건까지 목에 두르고 즐거운 마음으로 나를 구 년이나 자라 대가리 노릇을 하게 한 하소용을 만나러 간다구?'</div> <div>허삼관은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대걸레를 집어던지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div> <div>"이런 니미럴, 아직도 그 자식이 가슴 주물러주던 맛을 못 잊었냐? 당신, 하소용이랑 또 그 짓을 해서 사락이까지 낳으려구 그러는 거야? 화장하고 싶은 생각이 나? 봉두난발을 하고, 얼굴에는 부뚜막 재나 바르고 가."</div> <div>"내가 만일 봉두난발을 하고 얼굴에 재나 바르고 가면 하소용이 아마 이렇게 말할 거예요. '허삼관 마누라 꼬락서니 좀 보소.'"</div> <div>허삼관이 생각해보니 그 말도 맞는 것 같았다. 그 개자식에게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div> <div>"그럼 화장하고 가."</div> <div><br></div> <div>142p.</div> <div>"말해봐요. 당신하고 그 임 뚱땡이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렇게 뚱뚱한 여자랑도 그러고 싶어요?"</div> <div>허삼관은 자기 얼굴을 문지르며 변명을 늘어놓았다.</div> <div>"그 사람이 다리가 부러져서 그냥 들러본 거라구. 다 인지상정 아닌가<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뭐가 인지상정이야. 남의 침대 위까지 기어 올라간 게 인지상정이야? 계속 말해봐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손으로 다리를 주물러준 것뿐이야. 어디가 아픈지 물어본 것뿐이라구</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넓적다리? 아니면 종아리?"</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처음에는 종아리를 주물러다가 나중에는 넓적다리를</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 창피한 줄도 모르는 인간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옥란은 손가락으러 허삼관의 얼굴을 찔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계속해봐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계속하라구?"</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삼관이 머뭇거리다가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러다가 그녀의 젖을 꽉 쥐었지."</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이야!"</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옥란이 소리쳤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도대체가 배울 게 없어서 그 몹쓸 놈의 하소용이 하는 짓을 따라 배우냔 말이야. 이 가망 없는 인간아!"</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191p.</span></div> <div>"자, 업혀라."</div> <div>허삼관은 일락이를 업고 동쪽을 향해 걸어갔다. 골목을 지나 큰 길로 접어들었는데, 그 길은 바로 성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 옆으로 난 길이었다. 걸어가는 중에도 허삼관의 입은 일락이에게 쉴 새 없이 욕을 퍼부었다.</div> <div>"이 쪼그만 자식, 개 같은 자식, 밥통 같은 자식<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온르 완전히 날 미쳐 죽게 만들어놓고</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가고 싶으면 가, 이 자식아. 사람들이 보면 내가 널 업신여기고, 만날 욕하고, 두들겨 패고 그런 줄 알 거 아니냐. 널 십일 년이나 키워줬는데, 난 고작 계부밖에 안 되는 거 아니냐. 그 개 같은 놈의 하소용은 단돈 일 원도 안 들이고 네 친아비인데 말이다. 나만큼 재수 옴 붙은 놈도 없을 거다. 내세에는 죽어도 네 아비 노릇은 안 하련다. 나중에는 네가 내 계부 노릇 좀 해라. 너 꼭 기다려라. 내세에는 내가 널 죽을 때까지 고생시킬 테니</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승리반점의 환한 불빛이 보이자 일락이가 허삼관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아버지, 우리 지금 국수 먹으러 가는 거예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삼관은 문득 욕을 멈추고 온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래."</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213p.</div> <div>허삼관은 사다리를 타고 지붕에 올라가 일락이를 등에 업고 내려왔다. 지붕에서 내려온 허삼관이 일락이에게 일렀다.</div> <div>"일락아, 여기 꼼짝 말고 있어라."</div> <div>이렇게 말한 뒤 허삼관은 하소용의 집으로 들어가 식칼을 들고 나왔다. 그러고는 하소용의 집 대문 앞에 서서 식칼로 자기 얼굴과 팔을 그어 상처를 낸 후, 선혈이 낭자한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div> <div>"똑바로들 보시오. 이 피는 내가 칼로 그어서 나온 거요. 당신들<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허삼관은 하소용의 부인을 쏘아보며 말을 이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만약 당신들 중에 또 일락이가 내 친아들이 아니라고 말하는 자가 있으면, 이렇게 칼로 베어버릴 테요."</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말을 마친 뒤 허삼관은 칼을 내던지고 일락이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일락아, 우리 집에 가자."</span></div> <div><br></div> <div>246p.</div> <div>"아버지, 십 원만 가져갈게요."</div> <div>"전부 가져가거라. 이건 내가 방금 피를 판 돈이니 다 넣어둬라. 이 안에는 이락이 몫도 있다. 너하고는 그나마 가까이 있잖니. 이락이가 널 찾아가면 십 원이나 십오 원쯤 줘라. 이락이한테 돈 함부로 쓰지 말라 이르고. 아버지는 너희랑 멀리 떨어져 있어서 평소에 너희를 돌볼 수 없으니 형제들끼리 서로 의지하고 지내야지."</div> <div><br></div> <div>328p.</div> <div>허옥란은 세 아들의 말을 듣고는 그들에게 삿대질을 하며 욕을 퍼부었다.</div> <div>"이 자식들아, 너희들 양심은 개한테 갖다 줬냐? 아버지를 그렇게 말하다니. 너희 아버지는 피 팔아 번 돈을 전부 너희를 위해서 썼는데. 너희 삼형제는 아버지가 피를 팔아 키웠다 이 말이다. 생각들 좀 해봐라. 흉년 든 그해에 집에서 매일같이 옥수수죽만 먹었을 때, 너희들 얼굴에 살이라고는 한 점도 없어서 아버지가 피를 팔아 국수를 사주셨잖니. 이젠 완전히 잊어버렸구나. 그리고 너 이락이, 네가 생산대에 갔을 때 너희 대장한테 너 좀 잘 부탁한다고 아버지가 피를 두 번이나 팔아서 밥 먹이고 선물까지 사주고 그랬는데, 너 아주 까맣게 잊었구나. 일락이 너도 그럴 줄은 몰랐다. 네가 아버지를 두고 그렇게 말하다니, 참 가슴이 미어지는구나. 너한테 아버지가 얼마나 잘해주셨는데. 사실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너한테는 다른 어떤 아들한테보다 잘해주셨을 게다. 네가 상하이 병원에 입원했을 때, 집안에 돈이 없어서 아버지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피를 파셨지 않니. 한 번 팔면 석 달은 쉬어야 하는데, 너 살리려고 자기 목숨은 신경도 쓰지 않고, 사흘 걸러 닷새 걸러 한 번씩 피를 파셨단 말이다. 쑹린에서는 돌아가실 뻔도 했는데, 일락이 네가 그 일을 잊어버리다니<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 이 자식들아, 너희들 양심은 개새끼가 물어갔다더냐. 이놈들</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span></div> <div><br></div> <div>331p.</div> <div>"그런 걸 두고 좆 털이 눈썹보다 나기는 늦게 나도 자라기는 길게 자란다고 하는 거라구."</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