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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2773
    작성자 : 메시in맨유
    추천 : 3
    조회수 : 3541
    IP : 14.104.***.153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1/03/03 22:03:15
    http://todayhumor.com/?panic_12773 모바일
    장난 문자
    메로로옹님이 뭐에 쓰신다는데 쓰셔도 무방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마음이 조금 안정 되신다면, 그 때 당신을 죽이겠습니다.]



    "..?"

    무슨 문자지?

    새로운 사기 수법인가?

    그렇다기엔 내용이 너무 심란한데.

    목숨을 거둬간다는 것은 나를 죽이겠다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마음이 안정되다니, 난 요 근래에 조금의 근심도 없었는데..

    굳이 생겼다면 이 기분 나쁜 문자가 날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어느 때와 다름 없이 그냥 의자에 앉아 마우스만 바삐 움직이고 있었을 뿐인데.

    저주 문자? 곧 천사의 문자도 오려나?

    혹시 답장을 보내면 돈이 빠져나가려나?

    돈 한푼 없는 가난한 소설가인 나에게서 돈을 가져간다니.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먹는게 어쩌면 조금 더 현명할 것일지도 모른다.

    이렇게 내가 느끼는 알 수 없는 긴장감에 대한 한심함, 걱정이 섞여 만들어진 구덩이에 빠져 있었다.

    시간은 계속해서 흘러가고 저녁 식사 시간.

    거실에 밥상을 가지고 와서 TV를 켰다.

    채널은 수십 개가 넘어가는데 볼 만한 프로그램은 한 개도 없다.

    결국 재미없고 입맛떨어지지만 꼭 봐야하는 뉴스를 틀고 식사를 시작했다.










    #










    [삐삐삑 - 삐삐삑 - ]

    "으음.."

    시끄러운 알람에 잠에서 깼다.

    알람은 매일 아침마다 같은 소리로 울려댄다.

    그러니 질리는 건 물론이요, 잠을 깨워대니 짜증도 솟구친다.

    이런 기분이 들지 않으려면 한 일 주일 간격으로 알람 시계를 바꿔야 하는 걸까?

    매일 아침 침대 속에서 이런 하찮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며 뭉그적댄다.

    그런데 오늘은 꽤나 큰 생각이 머리 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문자의 목적이 뭘까.'

    역시나 돈을 노린건가?

    사기 문자가 아니라면 협박을 통해 돈을 뜯어내려는 속셈?

    그렇다기엔 처음부터 너무 약하게 나왔다.

    좀 더 강하게 '몇 일 내로 돈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죽은 목숨인줄 알아라.'라고 세게 나와야 할 것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거 같아서 부스스 일어나 세면대로 향했다.

    양치질을 끝내고 세면을 하기 위해 물을 끼얹는 순간, 뒤쪽 창문에서 알 수 없는 시선이 느껴졌다.

    앞서 말하진 않았지만 내 집은 반지하다.

    게다가 창문과 화장실 문이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어서 화장실 문을 열어놓는다면 창문을 통해 화장실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지금 내 상황이 딱 그런 느낌이다.

    누군가가 나를 감시하는 느낌.

    혹시 그 문자의 주인공?

    나는 아직 안정도 않됐는데?

    얼굴에서 천천히 손을 떼고 난 후, 거울로 뒤쪽을 살폈다.

    고이 닫혀있는 창문.

    이상한 생각을 한 내가 무안해질 만큼 아주 조용히 자기 할 일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그 문자가 온지 아직 하루 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신경이 곤두선 듯 하다.

    창문이 닫혀있는 걸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생각때문인지 머리를 감는 내내 계속해서 등에 소름이 돋았다.










    #










    저주 문자를 받은지 삼 일이 지났다.

    문자가 계속해서 내 머릿속을 뒤흔들기 때문인지 도저히 소설을 쓸 수가 없다.

    펜은 쥐고있지만 써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구상조차 할 수가 없다.

    생각해보면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이 일도 소설로 쓴다면 참 재미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소설의 주인공도 나처럼 매일매일을 걱정과 근심속에 속을 태우며 안절부절하겠지.

    이렇게 스릴러 방향으로 써내려간다면 어쩌면 독자들도 어쩌면 좋아해 줄지도.

    소설 속 주인공의 심리를 공감하게 되는 책.

    그 누가 이런 책을 싫어한단 말인가-물론 이런 종류의 스릴러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말이다.-

    하지만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이 소재를 글로 쓰느냐, 쓰지 않느냐가 아니다.

    내가 그 소설 속의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이다.

    공감을 넘어 동화가 되어버렸고, 온 몸으로 느끼고 있다.

    결국 글을 쓸 수 없는 나머지, 잠시 바람이나 쐴 겸 밖으로 나왔다.

    입에 담배를 물고 정해진 곳이 없이 그냥 무작정 걸어갔다.

    봄도 거의 지나갔고 이제 막 여름이 시작된다.

    날씨 또한 꽤나 따뜻해졌고 하늘도 맑다.

    골목길을 돌아가서도 여전히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든 똥을 밟든 별 잡생각은 들지 않았고, 그 문자마저도 서서히 지워지고 있었다.

    천천히 마음에 평안이 찾아오기 시작했을 무렵, 주위 배경과는 상당히 상반되는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부웅 - !]



    아뿔사!

    내 뒤쪽에서 오토바이가 맹렬한 기세로 달려오고 있었다.

    다른 것에 정신이 팔려 주위를 보지 못한 내 잘못도 있지만, 클랙슨도 울리지 않고 저 속도로 달려오는 오토바이도 문제가 있다.

    게다가 이런 좁은 골목에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앞쪽의 코너에서 돌아 피하기엔 오토바이와 거리가 너무 가깝다.

    비록 골목이 좁다 하다만 벽에 꼭 밀착한다면 어쩜 피할 수 있을 지도.

    살 수 있는 방법은 이미 이 방법 밖에는 없기에 마치 스파이더맨처럼 뒤돌아서 벽에 착 붙었다.

    덕분에 입에 물고있던 담배는 벽에 닿으면서 꺼졌다.

    점점 소리가 가까워지고, 일 미터도 남지 않은 듯한 상황.

    평소 신을 믿지는 않았지만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특정 신한테 기도한 것은 아니고 그냥 신적인 존재에게 빌기 시작했다.

    숨막히는 몇 초의 지옥이 지나가고, 조금의 스침이 내 등을 노리며 상황은 종결됐다.

    난 잠시동안 그 자세로 벽에 붙어있다가 달려가는 오토바이를 향해 소리질렀다.

    "다음부턴 소리좀 내고다녀 이 자식아!"

    오토바이의 주인은 헬멧을 쓰고 있어서 신원 확인은 하지 못했고, 곧 골목을 돌아가버렸기에 번호 또한 확인 할 길이 없었다.

    그렇게 오토바이가 돌아간 골목을 잠시 쳐다보다가 문득 오싹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두려움이 떨쳐지지 않자 집으로 가기위해 재빨리 자리를 떴다.

    방금 전의 일과 그에 대한 생각을 잠시라도 잊기위해 술을 퍼마시다시피 했지만 별로 소용이 없었다.

    체질상 그리 술에 취하는 편도 아니고, 긴장이 되있다보니 더더욱 그러했다.

    아까의 상황을 살펴보자면, 집을 나와 무작정 걷던 도중 하늘을 보며 잠시 마음을 달랬다.

    마음 속의 모든 잡생각들을 잠시 비우자 마음은 한결 편안해지기 시작했고, 곧 안정되며 가라앉았다.

    그 덕분에 문자의 내용을 잠시 잊어버렸다.



    [마음이 조금 안정 되신다면 그 때 당신의 목숨을 거둬가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자는 사실이란 말인가?

    장시적으로 본다면 중요할진 몰라도, 지금 이 상황에선 그 문자가 크게 중요하진 않았다.

    문자가 사실이든 아니든 난 방금 멍청하게도 쉽게 목숨을 잃을뻔 한 것이다.

    도둑으로부터 언제언제 보물을 가져가겠습니다 라는 예고를 받고도 보물을 빼앗기는 멍청한 부자들처럼 말이다.

    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리라 다짐하며 머리 끝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자리에 들었다.










    #










    그 오토바이 사건이 있은지 벌써 오 일 정도 지났다.

    생각해보면 내가 너무 과민반응 이었는지도 모른다.

    요즘 소설도 잘 않풀려 스트레스까 쌓였는데 그런 문자까지 오니 괜히 머릿속만 복잡해진 거다.

    거기다가 교통 사고까지 날 뻔 하지 않았던가?

    무엇보다도 내 직업이 소설가이다보니 남들보다 상상이 좀 심했을 뿐이다.

    이렇게 생각을 미루어 보고 나니 상당히 바보같지 않을 수 없다.

    그 일 이후로 집 안에만 착 달라붙어 있었더니 몸이 좀 찌뿌둥하군.

    친구들 만난지도 한 이주일 정도 되가는 듯 하다.

    기분이나 풀 겸 친구들이랑 술이나 마셔야겠다.

    마침 얘들도 시간이 나는지 흔쾌히 동의했고, 바로 옷을 차려입고 집을 나섰다.

    친구들과 만난 후, 잠시 밖에서 떠돌아 다니다가 항상 그렇듯이 술집으로 들어갔다.

    일 주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있었던 얘기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졸다가 종점까지 간 얘기, 여자 친구랑 헤어진 얘기, 회사에 취직했다는 얘기 등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나왔다.

    분위기가 점점 식어지고 하나 둘씩 자리를 뜨자 나랑 한 명만이 테이블에 남았다.

    아까전에 이미 할 만한 이야기들은 벌써 다 해선지, 둘만 남아선지 딱히 할 말은 없었다.

    자연스레 술잔만 비우던 도중, 난 문득 그 문자가 떠올랐다.

    잔을 내려놓고 이야기를 꺼낼까 말까 고민한 끝에 말 하기로 결심했다.

    "야, 내가 며칠 전에 좀 깨름칙한 문자를 받았거든? 안심이 되면 날 죽이겠다느니.. 어이없지 않냐? 하하"

    "음.."

    이런. 괜히 말한 듯 하군.

    분위기만 더 어색해지고..

    "미안하다. 괜히 분위기만.."

    "아니, 실은 말야.. 아, 아니다. 그만 가자."

    "그..그럴까?"

    그 놈은 뭔가 숨기는 구석이 있는 듯 했지만 분위기가 워낙 개판이라 재빨리 가게를 나왔다.

    버스가 오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없는 형편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갔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인지 목이 탄다.

    "흠흠!"

    목을 풀며 부엌으로 가자 탁자 위에 물컵이 올려져 있다.

    내가 아침에 물을 따라놓고 나갔나?

    별 생각 없이 물로 입 안을 헹구는 도중,


    [타닥 - 타닥 - ]


    상당히 이질적인 게 이빨과 부딫힌다.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 같다.

    다시 물컵에 뱉은 후 물만 따라내 보니 컵 안쪽에 남은 것은 다름아닌 면도칼 조각이었다.










    #









    그 사건이 있은 후, 더 이상 의심할 여지가 없다.

    문자는 분명한 살인 예고일 것이다.

    면도칼 사건이 있던 날, 나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더니 나 말고도 몇 사람이 벌써 신고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미 수사중이라 말하며 되도록이면 밖으론 나가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런 일을 겪은 나로서는 당연히 밖으로 나갈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물론 음식이야 언젠간 동나겠지만 눈 딱 감고 나가서 한번에 왕창 사오면 어떻게든 될 것이다.

    책상 앞에서 펜만 잡고 멍하니 앉아있은지 꽤 됐는지 밖은 벌써 어두컴컴해졌다.

    거실로 가서 TV를 키니 뉴스가 하는 중이다.

    "음?"

    현재 진행하는 기사가 그 문자에 대한 속보가 아닌가?

    난 상체를 앞으로 쭉 빼내고 시청했다.


    [최근 불특정 다수에게 살인 예고 문자가 보내져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문제는 이미 몇몇 사람은 신변에 위협까지 당하고있어 더더욱 문제가 되는데요.

    전국적으로 이러한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걸로 미루어봐서는 개인에게 원한이 있는 사람이나, 금품을 노린 사람들이 단체를 만든 후, 각지에 흩어져 활동하고 있는듯 합니다.

    문자는 '마음이 조금 안정 되신다면, 그 때 당신을 죽이겠습니다.'라는 난해한 내용을 담고있어 수사망을 좁히기 힘든 상황입니다.

    시청자 여러분들 중 이러한 문자를 받으신 분이 계시면 되도록 집에 머물며 주의를 요구합니다. 자, 다음..]


    전국적으로 이런 문자가 보내지다니..

    난 기껏해야 내가 사는 주변에서만 일어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보다.

    문자에 대한 기사가 지나간 후에도 계속해서 뉴스를 시청했다.

    아무 생각없이 그저 TV화면만 바라보던 도중 문득 이상한 생각이 머리를 스쳐갔다.

    지난번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나와 친구 한 명만 남았을 때, 내가 문자 얘기를 꺼내자 그 놈은 말을 떨더니 이내 무언가를 숨기듯이 말을 거뒀다.

    혹시, 아주 만약에 그 녀석도 범죄자들과 한 편이 아닐까?

    그래서 그 술집에 있을 때 나에게만 슬쩍 말한 후 피하라고 말하려다 만 것일까?

    계속해서 이상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지자 호기심을 이기지 못한 내 손은 어느새 수화기를 들고 녀석의 전화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쓸데없이 울려대는 신호음이 끊기고 저 너머에서 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어, 그래. 나다..아!"

    아뿔싸,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거지?

    단순한 나의 호기심과 상상에 이끌려 친구에게 상처될 만한 말을 할려고 전화를 걸다니..

    내가 나에 대한 황당함에 눌려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친구놈이 먼저 말했다.

    "혹시 지금 뉴스 보고있어?"

    "어, 어? 보고있어. 왜?"

    "너가 며칠전에 나한테 그 이상한 문자 얘기했었잖아.. 방금 그 문자에 대한 기사 나오더라. 수사하고 있다고. 다행이다."

    "으응.. 근데 마냥 다행은 아니지. 장난 문자이길 바랬는데.."

    "그, 그런가? 사실은.."

    녀석은 말 끝을 흐렸다.

    곧 다시 말을 이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으려고 했다.


    [쾅 - !]


    "야, 무슨일이야?"

    뭔가 상당히 큰 소음이 들리더니 저쪽에서 아무 말이 없다.

    "사, 살려, 헙!"

    "무슨 일이냐고! 말을 해!"

    녀석은 뭐라 말하더니 숨이 넘어가는 소리를 마지막으로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다.


    [뚜 - 뚜 - 뚜 - ]


    전화는 금새 끊어졌고 녀석에게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났음을 예상한 나는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부엌에서 과도를-손에 가장 먼저 잡힌 것이 이것이다.- 품에 넣고 녀석의 집으로 달려갔다.

    그 놈의 집은 꽤나 가까워서 뛰어가면 10분 정도 안에 갈 수 있다.

    밖을 달리는 나에겐 이미 나의 안전따윈 생각 할 겨를도 없었다.

    계속해서 좋지 않은 상황의 결말이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가끔은 소설가인 나에게 짜증나기도 한다.

    물론 이런 상황에선 다들 이런 생각을-친구가 괴한에게 습격을 당했다던가, 심할 경우 이미 죽었다던가- 하기 마련이지만, 평소 아주 작은 일에도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나기 때문에

    기분이 괜시리 불쾌해졌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헤집는 동안, 난 어느새 녀석의 집에 도착했다.

    현관 문은 열려있었고 안쪽에선 작지만 분명히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다.

    난 소리내지 않고 아주 조심스레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안으로 들어가자 소음은 좀 더 또렷이 다가왔다.

    계속해서 조심조심 걸어가자 거실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게 보이고, 쓰러진 채로 등에 칼이 꽂혀있는 친구놈도 보였다.

    순간 어마어마한 분노감이 몸을 휘감았다.

    분노감에 온 몸이 뜨거워졌고 어느새 품 안의 칼을 꺼내는 손도 부들부들 떨렸다.

    소음은 친구가 자는 방 쪽에서 들려왔고 발걸음은 자연스레 그쪽으로 향했다.

    분노때문에 걸음걸음마다 힘이 실려 소리가 날 거 같지만 모든 걸 한번에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아주 조용히, 구렁이 담 넘어가듯 걸어갔다.

    방과 거실 사이의 벽에 착 붙은 채로 천천히 움직였다.

    간혹 극도의 긴장과 공포감, 분노에 의해 거칠어진 숨소리 때문에 들킬까 염려하긴 했지만 벽 너머의 소음도 만만찮아서 눈치채지 못한 듯 했다.

    방 입구 옆에 다다라서 고개를 살짝 돌려 안을 살펴보니 한 사람이 장롱을 헤집고 있었다.

    돈이 될만한 것들을 모두 쓸어담고 있는 듯 하다.

    청바지에 하얀색 반팔티, 깊게 눌러쓴 모자까지 있어서 얼굴 확인은 힘들었지만, 체격과 거친 행동을 보아하니 남자가 분명했다.

    장갑까지 낀 걸로 봐선 완벽 범죄를 꿈꾸고 온 듯 하나, 여기서 나에게 걸린 이상 그건 모두 물거품이 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녀석이 장롱 옆의 서랍 쪽으로 몸을 돌리자 자연스레 등이 내 쪽을 향하게 됐고, 난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살금살금 접근했다.

    칼을 든 손을 높이 치켜들고 녀석에게 다가갔다.

    2M 남짓 남았을 무렵,


    [에에엥 - ]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집 안을 울린다.

    현관 문까지 열려있어 소리가 크게 울리는건 당연했다.

    녀석 또한 그 소리를 들었는지 어깨를 들썩하며 재빠르게 몸을 뒤로 돌렸다.

    그 덕분에 나와 정면으로 대치된 아주 황당한 상황이 이루어졌다.

    서로 당황해서 잠시 머뭇거리던 도중, 내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칼을 그대로 내리꽂았다.

    녀석은 재빠르게 몸을 낮추며 내 손을 쳐냈다.

    하지만 당황함에 행동이 꼬였는지 왼쪽 팔뚝을 꽤나 크게 베였다.

    녀석은 그대로 몸을 들이박으며 날 넘어뜨리곤 거실의 베란다를 통해 재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나 역시 녀석을 뒤쫓으려 했지만 밖이 워낙 어두운 탓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범인 검거에 힘써야 할 경찰이 왜 하필 이런 타이밍에 오는지가 의문이다.

    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구 놈의 시체가 있는 거실 쪽으로 갔다.

    쇼파나 탁자 같은 휴대폰이 있을만한 곧을 뒤져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아, 전화!"

    전화기를 찾을거면 전화를 해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이런 멍청한.

    난 친구의 전화번호를 입력한 뒤 통화 버튼을 눌렀다.


    [부우우 - ]


    잠시 신호음이 가더니 이내 진동음이 들려왔다.

    "어디지?"

    제발 아니길 빌었지만 시체의 주변으로 갈 수록 진동 소리가 크게 들리는건 어쩔 수 없었다.

    1M 거리에서 친구의 주머니 부분을 보니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태어나서 실제로 시체를 본건 지금이 처음이다.

    게다가 방금 막 죽은 시체라니..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 구역질을 꾹꾹 눌르며 재빠르게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냈다.

    얼마나 긴장을 했으면 숨까지 멈췄는지..

    계속해서 걸려오는 전화를 끊고 발신 문자 보관함에서 뭔가 수상한 문자를 찾아봤다.

    내가 그 문자를 받은 날짜와 비교해가며 찾아봤지만 발신 보관함에는 모두 평범한 문자들 뿐이었다.

    바로 수신함으로 들어가자 1페이지에 그 빌어먹을 문자가 똑같이 존재했다.


    [마음이 조금 안정 되신다면, 그 때 당신을 죽이겠습니다.]


    "이 녀석도.. 받은건가?"

    생각 외로 친구 놈 역시 나같은 피해자였다.

    생각만 했을 뿐이지만 괜시리 미안해지는건 어쩔 수 없는 사실이다.

    잠시 문자를 보며 벙찐 얼굴로 서있을 때, 이 일을 모두 수포로 만들어버린 경찰들이 집으로 들이닥쳤다.

    "꼼짝마!"

    "..네?"

    갑자기 들이닥처서는 나에게 총을 겨누고 꼼짝말라는 황당한 상황.

    빠르게 머리를 굴려봤다.

    내 옆에는 등에 칼침 꽂힌 시체가 누워있고, 집안은 태풍이 쓸고간 듯한 상황에다가, 내 핸드폰과 친구의 핸드폰이 둘 다 들려있다.

    내가 생각해도 상당히 의심스러운 상황.

    난 재빠르게 손을 저으며 변명했다.

    "아, 아니에요! 전 여기 쓰러진 얘 친구고요, 범인은 방금 베란다 창문으로 도망갔어요!"

    내 손끝이 가르키는 방향에는 활짝 열려진 베란다 창문이 위치해 있다.

    경찰은 그래도 의심스러운지 조심히 다가오더니 말했다.

    "그럼 잠시만 저희와 함께 해주십시오."

    "네, 네.. 가긴 갈 건데, 빨리 도망간 놈좀 잡아주세요. 어쩌면 다음이 저일지도 모르니까요."

    경찰들은 알았다며 주위를 수사하기 시작했고 나는 경찰서로 가서 조사를 받았다.









    #









    결국 친구 놈의 살인 사건이 터진 후에야 범인들은 하나 둘씩 잡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녀석 외에도 두 명이나 더 피해자가 발생하고서야 사건은 거의 종결 되는듯 했다.

    하지만 내가 칼로 벤 그 녀석은 경찰들에게서 삼사일을 더 피해다니며 나에게 꽤나 많은 해를 입혔다.

    정확히는 입히려고 했었다.

    모든 일을 망친 게 나 때문이라고 생각했는지 별별 짓을 다 했다.

    고층 건물에서 벽돌을 떨어뜨려 맞추려들기도 하고, 예전처럼 좁은 골목에선 오토바이로 들이받으려고 시도까지 했었다.

    하지만 모든 시도가 헛된걸 깨달았는지 같은 방식으로 복수를 하려는 듯 칼을 쥔 채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꽤나 위험한 순간이었지만 며칠 전부터 내 주위에 졸졸 따라다니던 경찰 몇 명에 의해 제지당하고 손목에 수갑까지 채워지고 나서야 마침내 난 자유의 몸이 된거다.

    그 놈이 검거되고 나서도 한 일주일간 전국은 떠들썩했다.

    하마터면 전국적으로 상당히 큰 피해의 묻지마살인이 일어날 뻔 했으니.

    최대 인원으로 파악된 18명이 모두 검거되고 나서야 더 이상 어느 곳에서도 신고 전화가 오지 않았다고 한다.

    인터넷과 티비는 거의 그 사건의 연류된 용의자들의 조사 현황, 범행 동기 등등 많은 것을 보도했다.

    그 중 범행 동기는 단순한 금품을 노렸거나, 평소 원한이 있던 친구, 직장 상사 등등 많았다.

    혹은 나를 노린 그 놈처럼 아무 이유없이 그냥 '살인' 그 자체를 목적으로 노린 어이없는 놈들도 있었다.

    지구상의 모든 범죄자들을 감옥에 처넣은 듯한 승리감을 맛보는 사이, 어느새 시간은 밤이되어 생방송 뉴스가 시작하고 있었다.


    [오늘 KCS뉴스에서는 '한국판 묻지마살인'의 용의자들에 대해서 단독으로 보도됩니다.]


    아나운서가 말을 마치자 곧 화면이 넘어가고 용의자의 인터뷰 장면이 나왔다.

    난 이 승리의 기쁨을 맨입으로 넘길 수 없어 부엌 찬장에 고이 모셔두었던 고급 양주와 술잔을 들고 나왔다.


    [이런 무자비한 살인극을 벌인 이유가 무엇이죠?]


    기자가 물음을 던진 대상, 화면에 잡힌 용의자의 팔뚝에는 공교롭게도 칼에 베인 상처가 나 있었다.

    "오호 - 나오셨네요. 어디 콩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잘 먹어보세요 크큭.."

    난 들리지 않을 TV 화면 속의 그 녀석을 향해 비웃음을 날렸다.


    [피해자의 가족들에 대해 할 사과의 말은 없는건가요?]


    기자가 연신 물음에도 불구하고 그 녀석은 계속해서 침묵을 지켰다.

    난 이런 날에나 마실려고 사둔 그 비싸디 비싼 노란빛 양주를 잔에 따랐다.

    역시 이런 비싼 양주는 입에 맞지 않는 건지 입맛이 상당히 쓰다.

    어쩌면 내가 조금만 빨랐더라면 살 수 있었을 그 친구에 대한 미안함에 이런 찝찝한 맛이 나는 걸지도 모르겠다.

    "후우.."

    그 생각을 하니 기분이 찜찜해진다.

    잔을 내려놓고 잠시 땅바닥을 응시했다.

    마음에서는 친구에 대한 미안함으로, 뱃속에서는 이런 비싼 술은 막 집어넣지 말라며 양쪽에서 요동쳤다.


    [용의자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도, 한 마디 사과도 없이 계속해서 침묵만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상 현장에서 KCS뉴스...]


    기자도 그만 포기했는지 화면을 넘기려는 듯 했다.

    그때 갑자기 입을 연 그 놈.


    [잠깐.]


    잠시 뜸을 들이는 녀석.

    이 순간 짐작하건데 날 포함한 전국민들이 속을 태울 것이다.


    [아직.. 안심하면 안 되지.. 큭..]


    뒷골이 서늘해지는 한 마디.

    등에서 식은 땀이 흐르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아무 감정없이 그저 차가운 말 한 마디다.

    그 순간, 마음보다 뱃속이 훨씬 더 크게 요동침을 깨달았다.

    아뿔싸.
    메시in맨유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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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람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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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03 22:16:07  115.1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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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11/03/06 02:05:14  110.15.***.114  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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