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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1.18. 강남보드게임 동호회에 참석하였습니다.
에센(독일에서 열리는 보드게임 페스티벌 및 행사.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보드게임 이벤트라 보시면 됩니다.)에서 수상한 따끈따끈한 신작도 해보고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Dust Tactics"의 플레이엿죠.
아직 게임을 구매하지 못 해서 여러가지로 고민이 많았는데 마침 동호회 멤버 중에 더스트를 갖고 있는 분이 있더군요.
아쉽게도 플레이 사진을 못 찍어서...부족하지만 썰로 풀어드리겠습니다.
첫번째 경기, 설원 평야전. (Zer0 독일군 vs 게임주인 미국군)
- 구글에서 찾은 이미지입니다. 실제로 겨울 평야 타일에, 부대구성도 위와 같아서 첨부해봅니다.
대망의 첫 게임이었습니다. 두 플레이어 전부 룰을 번역한 용자들이었기에 첫 게임임에도 원활한 게임 플레이를 하는 비상한 모습을 보였지만 워낙 긴장하고 첫게임이라 전략이고 뭐고 갔다버려서 개막장 게임이 되버렸습니다.
게임 시작 후 첫 라운드, 첫번째 턴, 첫번째 공격에서 독일군 보행전차 루드비히가 미국의 보행전차 핫도그를 한방에 파괴시켜버렸습니다.
솔직히 이 순간 게임에 좀 실망했습니다;; 전략이고 전술이고 갔다버리고 그냥 주사위빨로 모든게 해결되는게 아닌가 싶었거든요.
다행히 이 걱정은 기우로 끝났습니다만...게임의 깊이와 다이스 운에 관한 것은 좀 나중에 정리해드리기로하죠.
여하튼 충격과 공포의 첫걸음을 시작으로 미국과 독일 양군은 엄폐물이고 뭐고 서로 정중앙을 향해 개돌합니다.
독일군은 영웅 지그리드가 이끄는 레이져 척탄병 부대를 주력으로 명중 굴림 시 명중 성공횟수만큼 다시 주사위를 굴려서 총 공격력에 합하는 괴랄한 레이져 공격 전용 "레이져 모에 부대"를 만들어서 돌격하지만 주사위신에 버림받아 모두 BBQ 부대의 샷건과 화염방사기에 한줌의 재가 됩니다.
보행전차 끼리 화력을 주고 받아 2라운드 만에 단 한대의 미국 보행전차 파운더를 제외하고 모두 대파, 보병들은 단 하나의 분대만 멀쩡하고 나머지는 다 전멸당하거나 전멸직전으로 치닫습니다.
결국 4라운드만에 파운더를 막을 유닛이 없는 독일군이 부족한 대전차 능력을 한탄하며 패배를 선언합니다.
독일군 패배.
두번째 경기, 시가지 방어전. (Zer0 미국군 vs 게임주인 독일군)
- 아무 관계없는 소련 보행전차 KV-1
충격과 공포, 막장과 병맛의 첫라운드를 돌린 양 플레이어는 몇가지 깨달았습니다.
1. 엄폐가 최우선이다, 평야에 내던져진 분대는 단 한순간에 갈려나간다.
2. 보행전차는 킹왕짱 세지만 킹왕짱 갑갑하고 허무하게 날라갈 수 있다.
게다가 이전의 평야맵과 달리 양 팀다 건물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서 중앙에 평야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는 시나리오...정상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환경이었지요.
게임 시작 전에 엄폐물을 놓을 수 있는데 여기서부터 전략을 짜야했습니다. 일단, 방어팀 역할로 독일군의 기지 진입을 막아야 하는 미국군은 더더욱 신경써야 했습니다.
서로 신중하게 부대의 이동을 결정하며 주사위에 모든걸 맡기는게 아니라 행동력의 소비와 반응사격의 유/무를 고려하면서 싸우다보니 갑자기 게임난이도가 올라가면서 깊이가 생겼습니다.
미국은 BBQ 부대에 바주카 조 영웅을 합류, 핫도그 보행전차까지 가세하여 말 그대로 불꽃으로 이루어진 주력 공격군을 좌측 골목에 배치, 그 외 파운더 보행전차와 나머지 모든 보병을 우측 골목에 배치하여 방어를 맡깁니다.
미국과 정반대로 독일은 우측골목에 보행전차 2대를 전부 배치하여 총공세 / 좌측 골목은 단 하나의 정찰 분대만 배치하여 시간벌이역할만 시킵니다. 양 측의 주공이 완전히 엇갈렸지요.
보행전차 2기 + 영웅분대라는 3개의 최강 유닛이 한번에 몰리는 우익은 순식간에 독일의 우세가 될 것 같았지만... 건물안에서 치사하게 공격하고 몸을 숨기며, 대전차 능력이 압도적인 파운더의 공격이 매우 적절하게 성공하여 공격의 기세를 확 꺽어버립니다.
반면 좌익의 독일 정찰 분대는 단 한 라운드만에 화염과 샷건 탄환에 말 그대로 온몸이 찢기고 불타서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버리고(...) BBQ 분대는 무리하게 우회기동을 할 바에 방어팀의 입장을 살려 다시 기지로 복귀, 아군 방어선에 합류합니다.
결국 독일군은 지그리드가 이끄는 레이져 척탄병 분대와 보행전차 2기라는 최정예 / 최중요 3부대를 모두 소실하고 항복합니다.
독일군 패배.
게임의 평가.
꽤 쉬운 난이도의 미니어쳐 게임이었습니다. 기본 룰이 워낙 쉽고 메뉴얼에서 봤을 땐 엄청 헷갈리고 게임할 때 짜증날 것 같았던 "사선" 확인도 정작 실제 게임을 해보니 별거아니었습니다.
주사위빨이 심각합니다.
근데 그 주사위빨 변수의 +. - 를 당신이 구상한 전술대로 결정됩니다.
주사위에 의존하는 전투는 맞으나, 그 주사위를 더욱 괴랄하게 만들지, 아니면 적게 만들지는 플레이어인 당신이 선택하고 계획을 짜야합니다.
단순히 개방형 맵에서 양 팀이 직선으로 순수하게 화력을 교환한다면 이 게임은 그저 누가 더 주사위눈이 잘 나오는지 점검을 하는 시뮬레이션일 뿐 입니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엄폐물, 골목 엄폐 효과를 활용하기 시작하며 특수 능력과 특수 무기, 반응 사격을 사용하게 되면 전혀 다른 게임이 됩니다.
일단 최종 감상평은 "생각보다 쉬웠고, 생각만큼 재밌었고, 아쉽게도 주사위빨이 심했으나, 주사위빨을 내가 머리써서 만들거나 짜내는 것이 맘에 든다." 입니다.
그리고 확실히 도색은 해야합니다;
일단 분대유닛들의 구별이 굉장히 힘들고 도색이 되야 게임의 몰입이 될 것 같습니다.
가장 놀란 것은 모델의 퀄리티였습니다.
보병유닛의 경우 얼굴의 표정, 미간의 주름, 벌어진 입의 이빨, 견장의 옷주름, 전투복의 단추, 이음새까지 전부 구현되어 있는 미친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도색을 할 때 정말 힘들 것 같긴합니다-_-;; 이렇게 퀄리티가 좋은 소형모델은 정말 칠하기가 힘드니까요.
결과적으로 게임에 만족했고, 이번달 말에 구입할 예정입니다.
추신. 곧 네이버에 Dust Tactics 까페가 열립니다. 오픈하면 오유에도 알려드릴테니 Dust에 대한 자료나 정보를 얻고 싶은 분, 실제로 게임을 해보고 싶은 분들은 환영합니다.
추신2. 독일이 2연패를 한 것은 결코 구려서가 아닙니다. 양 플레이어 전부 독일군 구성에 루드비히, 루터 2개의 보행전차를 주력으로 삼았는데 미국군의 보행전차 2개를 상대하기에 루터는 영 좋지 못한 선택이었습니다. 근접전에 특화된 루터는 파운더의 대전차포를 당해낼 수가 없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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