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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2013
    작성자 : 네모
    추천 : 16
    조회수 : 1609
    IP : 124.139.***.25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2/09 14:20:32
    http://todayhumor.com/?panic_12013 모바일
    [고전/펌] B.N.Q [14]
    B.N.Q 
    (Bachelor Noncommissioned officer' Quarters)  








    <제 14 장>






    BNQ 1호실. 
    김대명 하사가 침상 위에 누워 있었다. 그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마치 지겨운 모든 것들을 이제는 깨끗이 떨쳐 버리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단잠에 빠진 듯. 
    영민과 전빈영 하사는 어제 밤에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문가에 나란히 서서는 고른 숨을 내 쉬고 있는 김대명 하사의 평화로운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가 영민은 문득 전빈영 하사를 바라보았다. 그의 옆모습이 보인다. 불꺼진 1호실엔 커튼까지 쳐져 있어 암실처럼 캄캄했다. 그러나 그는 전빈영 하사의 표정을 어느 정도는 읽을 수 있었다. 아무런 표정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짙게 음영이 진 그의 얼굴에서는 옅은 만족감이 배어나고 있었다. 뭔가를 해 냈다는 무언의 기쁨.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었던 것을 자신의 손으로 바로 잡았다는 당당하고도 뿌듯한 감정을 영민은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전빈영 하사가 성큼 돌아선다. 영민도 따라 나선다. 그러다가 다시 한번 잠든 김대명 하사의 얼굴을 찬찬히 내려다보았다. 그는 이제 완전히 돌아온 것이리라. 예전의 멋진 김대명 하사로. 
    영민의 입가에서도 만족스런 웃음이 희미하게 감돌았다. 


    BNQ 건물 옆 사이드 외부 계단. 
    전빈영 하사와 영민이 담배를 피우고 있다. 영민의 뒷목엔 커다란 대일 밴드가 붙어 있었다. 

    "목은 좀 어때?" 

    전빈영 하사가 길게 연기를 내뿜으며 묻는다. 영민은 얼른 담배를 등뒤로 가리며 전빈영 하사를 바라본다. 

    "괜찮습니다. 그냥 약간 스쳤던 모양입니다." 

    "발목은?" 

    "예?…… 예. 발목도 괜찮습니다." 

    전빈영 하사는 그런 영민의 대답에는 처음부터 별 관심이 없었다는 듯 적당히 인상을 구기며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목은 정말 괜찮았다. 전빈영 하사가 건네준 연고를 바르고 밴드를 붙이자 금방 피도 멎었고 상처도 아무는 듯 했다. 하지만 발목은 아니었다. 뭔가가 단단히 잘못 된 게 아닐까 걱정이 될 만큼 퉁퉁 부어 올라 있었다. 빠른 시간 내에 의무실로 달려가 봐야만 할 것이었다. 하지만 영민은 그런 것에 대해 전혀 내색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영민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전빈영 하사는 그저 별 관심 없다는 듯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그는 마지막 한 모금의 연기를 깊이 빨아들이고는 꽁초를 퉁겨 날렸다. 그리곤 하늘을 본다. 영민의 시선도 무심결에 따라갔다. 어느 샌가 하늘빛은 밝아지고 있었다. 내리던 빗줄기도 점점 더 가늘어지면서 서서히 멎고 있는 듯 했다. 
    작전도로 배수로 작업을 나간 장병들의 수고가 좀 덜어질 것이 분명 했다. 
    한동안 그렇게 하늘만을 바라보며 침묵하던 두 사람 중에서 먼저 입을 연 이는 영민이었다. 그는 사실 궁금한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었다. 

    "저…… 전하사님." 

    그러나 여전히 대답도 없고 돌아보지도 않는 전빈영 하사. 하지만 영민은 그런 전빈영 하사의 옆모습에서 무언의 대답을 느낄 수가 있었다.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폼이 영민의 다음 말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영민은 계속 입을 열었다. 

    "김대명 하사말입니다. 괜찮은 겁니까? 아까 머리에서 피가 그렇게……" 

    "이게 뭐라고 했지?" 

    전빈영 하사가 느닷없이 영민의 말을 끊으며 아까부터 한 손에 쥐고 있던 몽둥이를 들어 보였다. 
    영민은 말을 멈추고 몽둥이와 전빈영 하사를 번갈아 멍하니 바라본다. 무어라고 대답을 하려는데, 전빈영 하사가 내쳐 대답한다.

    "귀신 잡는 몽둥이라고 했잖아. 기억나지?" 

    "예에……"

    "지금까지 이게 사람을 잡은 적은 한번도 없었어." 

    전빈영 하사는 자신만만한 투로 말했다. 

    "귀신에겐 치명적이지만 사람에겐 그렇지 않아." 

    "그…… 그럼……" 

    영민은 기억을 되살려 보았다. 
    언젠가 한밤중에 김대명 하사는 전빈영 하사에게 저 몽둥이로 호되게 맞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 김대명 하사의 상처는 불가사의할 정도로 크지 않았었다. 며칠이 지나자 그나마 작은 상처들도 모두 씻은 듯 깨끗이 나았었다. 지금의 김대명 하사도 그렇다. 4호실 사투 때 머리가 터지면서 대량의 피가 솟구쳤었는데도 불구하고 1호실로 그를 옮길 때 그의 머리에는 전혀 상처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영민은 새삼 전빈영 하사가 쥐고 있는 몽둥이를 경이롭게 바라보았다. 

    정말 귀신 잡는 몽둥이였구나…… 

    영민은 전빈영 하사의 옆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그의 심연에 가라앉아 있던 의혹들이 한꺼번에 치솟아 오르며 수면위로 머리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전하사님." 

    "뭐?" 

    "그 귀신 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아신 겁니까? 어떻게 귀신을 볼 수 있고, 어떻게 그것과 맞서 싸울 수 있는지……" 

    영민은 그렇게 질문을 하는 그 순간까지도 지금까지의 모든 상황들이 완전히 믿어지지가 않았다. 뭔가 속 시원한 설명들이 덧붙여지지 않는다면 직접 겪은 일들임에도 불구하고 영원히 믿지 못할 것만 같았다.  
    전빈영 하사는 진땀까지 흘리며 대답을 기다리는 영민의 얼굴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다가 코웃음을 친다. 영민은 점점 더 속이 탔다. 
    전빈영 하사는 다시 하늘을 바라본다. 하얗게 탈색된 엷은 구름들 사이로 산뜻하고 눈부신 빛줄기가 터져 나온다. 빛을 받아 주황색으로 물든 전빈영 하사의 얼굴이 영민의 눈에는 온화하고 신비스럽게 보인다.

    "난 말야. 좀 이상한 능력이 있거든." 

    전빈영 하사가 자조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귀신 보는 능력……" 

    영민은 저도 모르게 불쑥 입을 열었다가 흠칫 놀라며 한 손으로 입을 막았다. 하늘처럼 까마득히 높은 고참님의 말씀을 중간에서 함부로 끊는 다는 것은 신참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 도 없는 아찔한 행동이었다. 그러나 전빈영 하사는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귀신 보는 능력…… 놀랍게도 우리집안 사람들은 대대로 그런 능력을 타고났어. 난 아버지로부터 수많은 귀신들과 싸웠다는 조상들의 이야기를 무슨 전래동화처럼 들으며 자라났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귀신을 때려잡는 다는 게 나에게 있어서 하나의 사명감처럼 자리를 잡아갔던 것이지"

    전빈영 하사의 이야기는 계속 되었다.

    " 하지만 아버지나 할아버지 혹은 그 윗대 조부들처럼 난 그다지 그 일에 열성을 가지진 않았어. 그도 그럴 것이 나에게 있었어 그러한 특수 능력은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를 고립시키고 비정상적인 길로 몰아 갔기 때문이지. 초등학교 때만 해도 잘 몰랐는데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그 악영향은 더욱 심해져 갔다. 그 때문에 난 줄곧 외톨이였어." 

    영민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전빈영 하사는 내친김에 뭔가를 더 이야기를 하려 했다. 아마도 홀로 지내온 자신의 쓸쓸한 학창시절과 그에 대한 삶의 역경들에 대해서 였을 것이다. 그러나 문득 진지한 눈빛의 영민을 바라보고는 그만둔다. 졸병에게 그런 이야기를 주절거린다는 건 영 거북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그러자 영민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말입니다. 김대명 하사의 몸 속에 있던 그 귀신은 정말 2년 전에 거울 속에서 튀어 나왔다던 4호실의……" 

    "거울 따윈 처음부터 아무 것도 아니었어." 

    "예?" 

    전빈영 하사는 조금 단호하고 경직된 표정으로 돌아와 있다 . 

    "문제는 거울이 아니라 4호실´ 그 ´자체´였던 거야." 

    영민으로선 무슨 말인지 언뜻 이해가 안 갔다. 

    "鬼氣(귀기)라는 게 있지. 내가 2년 전에 처음 여기로 전입을 왔을 때 BNQ 4호실에서 그 귀기를 강하게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얼마 후 그곳에서 떠도는 혼령 하나를 보았지. 쉽게 말해 귀신 말야…… 그런데 특이한 것은 그 귀신이 그냥 귀신이 아니었다는 거다." 

    "예? 그냥 귀신이 아니었다뇨?" 

    전빈영의 하사의 이야기는 천천히 그리고 자세히 계속되었다. 

    "불완전한 靈(영), 未靈(미영)이라고 하는 게 있다. 인간이 죽게되면 원래의 영으로 되돌아가게 되어있어. 그래서 돌아간 영은 새로운 영을 탄생시키며,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오는 환생의 길을 걷게 되지. 하지만 인간의 靈魂(영혼)에서 영이 혼을 완전히 벗어나야만 이것이 가능한 거야.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환생은 없는 거야. 쉽게 말해 미영이란 영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미숙한 혼령을 말하는 거다." 

    "그럼 그 귀신이 미영이었다는 겁니까?" 

    전빈영 하사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영민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원한이 있어서가 아냐! 나도 이젠 그만 떠돌고 싶어 서지. 

    영민을 죽이려던 그 귀신의 마지막 말이었다. 

    "그런데 그것들이 온전히 영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선 방법이 하나 있어. 다른 온전한 영과 합쳐지면 가능하지. 만일 그러지 못하면 영원히 구천을 떠돌다가 결국 소멸되어 버리고 말아. 넌 아직 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자신의 영이 환생도 못한 채, 영원히 소멸되어 버린다는 것의 고통과 슬픔을 잘 모를 거야. 누구라도 그렇게 영원히 소멸되고 싶어하진 않겠지. 환생만 될 수 있다면 정말 지푸라기 하나라도 힘겹게 잡고 늘어지려고 들 한다는 거야. 하지만 그런 미영들이 다른 영과 합쳐진다는 것 또한 쉬운 게 아니야.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면 돼. 나도 여기 BNQ 4호실을 보기 전 까진 그런 일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왔으니까." 

    "그럼……" 

    "BNQ 4호실은 이상하리 만큼 귀기가 센 곳이어서 떠돌던 미영들이 산 자의 육신을 지배할 수가 있었고 혼과의 접속 또한 가능한 공간이었지. 어떤 연유로 그곳이 그렇게 귀기가 세어져 버린 것인 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내가 지금까지 느꼈었던 귀기 중 가장 크고 강한 귀기가 4호실을 온통 지배하고 있었었다. 2년 전, 당시의 4호실엔 세 개의 미영들이 머물고 있었던 거야. 그 미영들이 어떻게 해서 그곳에 모여들었는지는 나도 알 길이 없었지만 내가 안 것은 그런 곳에서 신임하사의 담력 테스트가 이루어졌던 것이지. 그것도 귀기가 가장 센 새벽시간에 말이지." 

    영민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4호실에서 기회를 노리던 미영들은 늦은 새벽, 즉 귀기가 가장 강한 시간을 틈타 그 신임하사의 몸으로 들어갈 수가 있었고, 하나의 미영이 그 몸을 지배하여 나중에 들어온 고참하사들을 죽여버리자, 남아있던 두 미영은 기다렸다는 듯 죽은 이들의 영속으로 즉시 흡수되어갔고…… 
    그 순간 그 신임하사는 얼마전의 김대명 하사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었다. 인간이 아니었던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둘은 영으로 돌아갔는데 신임하사의 몸 속에 들어있던 마지막 하나는 아직 흡수될 곳을 못 찾고 있었고 그 때 한꺼번에 들이닥친 고참들에 의해 그 신임하사 녀석은 붙들리고 말았던 거다. 그리되자 육신을 잃은 그 미영은 다시 BNQ 4호실로 돌아왔어. 미영은 그 자체로는 아무런 힘을 발휘 할 수가 없어. 누군가의 몸을 지배해야만 그 몸으로 다른 누군가를 죽일 수 가 있었던 거야. 그리고 그 모든 일들은 오직……" 

    "오직 BNQ 4호실에서만이 그 모든 일들이 가능했던 것이군요?" 

    전빈영 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귀신 잡는 몽둥이를 만지작거리며 계속 말을 잇는다. 

    "난 이런 사실들을 이 곳으로 전입을 오자마자 곧바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홀로 놈을 처치하려 했지만 실패했지. 상황이 좀 어려웠어. 그때 내 포지션이 지금의 너와 같았으니 말야." 

    영민은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은 BNQ 최고참 하사인 전빈영 하사지만 그도 역시 영민과 같은 신임하사 시절을 지내왔었던 것이다. 

    "Q장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하려 했었지만 쉽지 않았었다. 너도 알다시피 BNQ Q장들은 신임하사의 말이라면 죽어도 안 듣거든……" 

    영민은 그만 픽, 웃음이 나오려고 하는 것을 간신히 참았다. 
    전빈영 하사의 얼굴은 잠깐 과거의 일들을 회상하고 있는 듯 했다. 아마도 자신이 영민과 같은 신임하사 시절이었을 때의 일들이었으리라. 

    "언젠가 한번 Q장을 찾아갔었지." 

    전빈영 하사가 입을 열었다. 그의 머릿속은 아직 과거에서 돌아오지 않은 듯 했다. 



    "4호실을 폐쇄시켜야 합니다." 

    전빈영 하사가 이 곳으로 전입을 해 온지 일주일쯤 지났을 때, 4호실의 상황을 모두 알아버린 그는 당시 Q장이었던 권하사을 찾아가서는 대뜸 한 소리였다. 4호실이 기분 나쁜 곳이란 것은 Q장도 이미 잘 알고 있었던 터라 그 소리가 물론 그렇게 뜬금 없는 들리진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Q장으로서는 전빈영 하사의 언행이 내심 놀라고 어이없게 받아 들여 졌다. 

    "뭐야 임마? 그게 무슨 소리야?" 

    "4호실은 위험합니다." 

    "이자식…… 너 누구한테 무슨 소릴 들은 거야?" 

    4호실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사건에 대해서 새로운 신임 하사들에게는 단 한마디의 언급도 하지 말라는 자신의 지시 사항이 분명히 몇 차례나 있었다. 아니 신임 하사들에게 뿐만 아니라 더 이상 그 일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이러쿵저러쿵 떠벌리고 다니지 말라고 강력하게 당부했었다. 모두들 이 부대에 있는 한, 아니 BNQ에서 생활하는 한, 그 날의 사건은 머리 속에서 잊고 지내라고……

    BNQ 영내 하사들에게 있어서 Q장의 지시사항은 참모총장의 지시사항보다도 더 무서운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자신의 지시사항을 누군가가 거역하고 전하사에게 그 얘기를 해 줬다는 것에 대해서 먼저 화가 났고, 그 얘기를 들었다면 분명 입 조심을 하라는 고참의 당부가 있었을 것인데도 불구하고 버젓이 Q장인 자신에게로 와서는, 그것도 이제 갓 전입 온 새파란 신임하사가, 건방지게 그 일에 대해서 왈가왈부 지껄여 댔다는 것에 대해서 이차적으로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다. 

    그러나 전하사는 Q장의 표정이 험상궂게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완강한 의지로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털어놓고 있었다. 그의 신임하사답지 않은 당당하고 거침없는 태도와, 알게 모르게 주위를 수축시키고 있는 차가운 풍채는 사실 그가 전입을 해온 첫날부터 Q장의 눈길을 조금 거슬리게 하고 있었었다. 그 모습이 자신과 좀 흡사했기 때문이었다. 

    "누구한테 뭘 들은 게 아닙니다. 제 느낌일 뿐입니다. 하지만 제 느낌이 빗나간 적은 지금껏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4호실은 아주 위험한 상태입니다. 이대로 두었다간 누군가 한 사람이 또 당하고 맙니다." 

    "뭐야?" 

    전빈영 하사의 말이 Q장에게 깨끗이 무시당하고 얼마 후, 그는 드디어 불길한 기운을 감지했다. 언제나 4호실을 떠돌던 미영이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것이 누군가의 몸 속으로 이미 들어가 버렸을 가망이 컸다. 전빈영 하사는 그때부터 사방을 유심히 경계하기 시작했었다.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나오기는 이제 시간문제인 것이었다. 
    누군가의 몸을 지배한 이상 미영은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전빈영 하사는 잠들 때도 항상 몽둥이를 손에 쥐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며칠이 더 지나고 어느 날 밤. 
    BNQ 3층 건물 전체가 유령의 집처럼 음산하고 고요하기 그지없는 시간. 모두의 수면을 방해라도 하겠다는 듯이 매서운 기세로 퉁, 퉁, 유리문을 공격해 대는 겨울 바람이 유난히 심했던 그 날. 

    BNQ 4호실. 

    모두가 잠들었었지만 전빈영 하사는 눈을 뜬 채 숨을 죽이고 누워 있었다. 그는 직감적으로 오늘밤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몽둥이를 움켜 쥔 그의 주먹은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바람소리는 점점 더 커져만 가고, 퉁, 퉁 거리는 소리도 더욱 빨라졌다. 
    어느 순간 시간은 자정을 넘어섰고, BNQ 4호실의 문은 조용히 열렸었다. 

    삐이이이익……

    이어서 누군가가 조심스레 들어왔다. 전빈영 하사는 그의 몸 속에 미영이 들었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4호실을 들어온 미영의 눈과 전빈영 하사의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던 것이다. 

    미영의 눈. 그것은 바로 BNQ Q장의 눈, 권하사의 눈이었던 것이다. 

    전빈영 하사에게는 상대가 미영이라는 것보다 Q장이라는 것이 너무도 충격적이었다. 아무리 대단한 전빈영 하사라도 그는 신임하사였고, 신임하사에게 Q장이란 하늘보다 높고, 호랑이보다 무서운 존재였던 것이다. 전빈영 하사는 Q장의 몸 속으로 미영이 들어갔으리라 곤 상상도 못했었다. 

    Q장의 모습은 시시각각 끔찍하게 뒤바뀌고 있었다. 본래의 미영이 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처참하게 죽었던 미영의 모습과 무섭게 노려보는 Q장의 얼굴이 교차되어지며 형언할 수 없을 만큼 기묘하고, 끔찍한 몰골을 연출해내고 있었다. 
    그렇게 서로를 노려보며 팽팽한 긴장감만을 자아내던 전빈영 하사와 Q장의 눈싸움은 잠시 후 어이없이 끝나 버리고 만다. 누군가가 잠결에 Q장의 얼굴을 보고 만 것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심장마비를 일으켰다. 
    전빈영 하사는 자리에 꼿꼿이 누운 채로 그 다음 상황들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죽은 이의 영과 Q장 몸 속의 미영이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을…… 그리고 막 잠에서 깨어난 듯 멍한 얼굴이 되어 다시 4호실을 나가는 Q장의 모습을…… 그의 뒤로 합쳐진 하나의 영도 스르르 빠져나가는 모습을……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몽둥이를 움켜 쥔 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던 것이다. 


    "이후 4호실은 폐쇄가 되었다가 결국 창고가 되어 밤엔 항상 관건이 되었었고, 그렇게 지금까지 2년이 흘러간 것이다. 그 동안 더 이상 미영 따윈 보이지 않았었지만…… 난 그 때의 일을 끊임없이 후회하고 있었다. 왜 그 때 용기를 내어 Q장을 공격하지 못했었는지…… 그리고 사실 이런 의문도 든다. 그가 정말 Q장이었기에 공격을 못하고 가만히 있었던 건지, 아니면 Q장이 아니었더라도 그 때 난 아직 그 일을 할 용기가 갖추어지지 않았었던 건지……" 

    전빈영 하사의 회상은 그것으로 끝났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곰곰이 듣다 보니 영민은 자못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2년 전에 세 개의 미영이 그런 식으로 결국 모두 다 떠났었다면, 그렇다면 이번에 나타난 귀신은 이 후에 또다시 새롭게 나타난 귀신이었단 말인가. 그러자 그런 영민의 마음을 읽은 듯 전빈영 하사가 입을 열었다. 

    "이번 미영은 니가 데리고 온 거야." 

    "예?" 

    소스라치게 놀라는 영민. 무슨 말인가? 내가 데려오다니, 그럼…… 

    "니가 이 곳에 왔을 때 난 너의 주위를 떠돌고 있는 미영 하나를 보았다." 

    "……!" 

    전율이 전신을 휘감는다. 

    -조심해라. 너 주위에 하나가 맴돌고 있다. 

    영민은 생각났다. 언젠가 전빈영 하사가 자신에게 했던 말이……
    새삼 등골이 오싹해진다. 너무도 충격적이라 할말조차 잃어 버렸다. 그런 영민을 잠시 바라보던 전빈영 하사가 시선을 돌리며 계속 말한다. 

    "처음엔 니가 걱정되었어. 그가 언제 니 몸을 지배할지 모른다고 생각했었으니. 하지만 난 너도 곧 나와 같은 특출한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지. 너도 귀신을 볼 줄 아는 능력이 어느 정도 있더군. 그런 너나 나의 몸 속엔 미영이 들어오더라도 그 육신을 지배할 수가 없단 말야. 그러므로 난 그 미영이 곧 다른 사람의 몸을 지배할거라 생각했고 그 전에 없애 버리려고 했지. 어느 날 밤 난 4호실의 문을 따고 놈을 유인했어. 끝장을 보려 했던 거야. 하지만 일이 틀어져 버렸어. 그날 밤, 넌 4호실이 열린 것을 보고는 호기심을 느끼며 들어오려 했고, 내가 미영을 처단하려는 순간 별안간 김대명이가 나타나 버린 거야. 그 즉시 네 주위에 있던 미영은 김대명의 몸 속으로 들어가 버린 거야." 

    영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껏 BNQ에서 자신이 겪어왔던 모든 의문들의 뚜껑이 하나씩 열리고 있었다. 

    ´그날 4호실에서 내가 보았던 누군가의 얼굴…… 그것은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도 아니었고, 내가 잘못 본 것도 아니었어.´ 

    전빈영 하사의 말은 계속 이어졌다. 

    "김대명의 몸을 지배한 미영은 끊임없이 4호실로 누군가를 끌어들이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지. 그 과정에서 박기우와 오창우가 다쳤고…… 그러자 놈은 BNQ 최고 쫄병이자 어느 정도 비밀을 눈치챈 너를 타깃으로 삼았어. 니 몸을 지배할 순 없었지만 김대명의 몸을 빌어 널 죽일 수는 있었으니…… 그러다가 결국 오늘 널 4호실로 끌어들이는데 성공을 했던 거야." 

    영민은 마른침을 삼키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녀석은 너무 성급했어. 겁 없이 낮에 행동을 했던 거지. 귀기가 약한 낮에는 녀석의 움직임이 둔해질 수밖에 없어. 그래서 손쉽게 잡을 수 있었지만…… 밤이었다면 녀석이 도망치는걸 절대 잡을 수 없었을 거야. 어제 밤 기억나지?" 

    "……" 

    전빈영 하사는 이윽고 길고 긴 이야기를 끝내고는 새로운 담배 하나를 꺼내 물었다. 그러고는 마치 질문 받는 교사처럼 영민을 바라보며, 

    "뭐 또 궁금한 거 있냐?" 

    한다. 영민은 대부분 의문이 다 풀렸으나 아직 개운치가 않았다. 

    "아까 제가 1, 2호실에서 끔찍한 장면들을 봤었는데 그럼, 그것들은 전부……" 

    "환상이었겠지. 널 4호실로 유인하기 위한…… 안 그래?" 

    다시 멍하니 고개를 끄덕이는 영민, 그러다가 갑자기 고개를 치켜들며 눈을 휘둥그래 떴다. 

    "근데 전하사님은 배수로 작업 나가지 않았었습니까?" 

    놀란 영민과는 달리 오히려 전빈영 하사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담담한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중간에서 이탈했지. 영외 거주 3개월도 안 남은 BNQ 고참하사한테 배수로 작업 좀 안 했다고 누가 감히 뭐라겠냐?" 

    그러면서 전빈영 하사가 슬쩍 웃는다. 그러고 보니 그의 웃는 모습을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같이 따라 웃는 영민. 그러다가 금방 다시 심각한 얼굴이 된다. 

    "전하사님…… 그럼 오늘 죽은 미영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완전 소멸이 되 버린 겁니까?" 

    "……그렇지. 어찌 보면 불쌍한 혼령 인 거야. 어쩌다 불완전한 미영이 되어서 환생의 기회마저 영영 잃고 말았으니……" 

    영민은 왠지 마음이 무거워 졌다. 고개를 돌려 다시 하늘을 바라본다. 비는 완전히 멎어 있었다. 바람이 잔잔히 불고 저편에선 구름을 가르고 태양 빛이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나의 영과 합쳐져서 새로운 하나의 영으로 거듭나기를 바랬던 거구나.´ 

    BNQ 4호실! 

    그곳은 영생의 길로 들어가지 못한 상처받은 혼령들의 휴식처였고, 동시에 인간의 몸을 지배하여 영생불멸로 돌아갈 수 있는 영생의 입구이자 구천의 출구이기도 했던 것이다. 
    전빈영 하사가 복도로 들어간다. 영민도 따라 들어갔다. 그런데 그 미영은 도대체 왜, 언제부터 영민을 따라다녔던 것인지…… 영민은 알 수 없었다. 

    BNQ 4호실의 문이 다시 닫힌다. 전빈영 하사가 열쇠로 관건을 한다. 그리곤 그것을 주머니에 넣으며 영민을 바라본다. 

    "사실 귀신들만 들락거렸던 게 아냐. 나도 틈틈이 이곳을 방문했었다. 여기서 밤에 담배를 피우면 그 맛이 정말 끝내주거든." 

    영민이 웃었다. 그러자 전빈영 하사가 다가와 영민의 어깨를 툭 친다. 

    "어서 순찰이나 마저 돌거라. 넌 지금껏 여기 없었던 거고 여기선 아무 일도 없었던 거다. 알겠냐?" 

    "예?" 

    전빈영 하사가 영민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순찰 일지였다. 귀신과 마주치기 직전 떨어뜨렸던 것이다. 영민은 그제야 자신의 어깨에 둘러진 완장을 새삼 바라보게 된다. 자신은 지금 순찰 중인 것이다. 
    전빈영 하사의 뜻을 충분히 알아차린 영민은 그가 고마웠다. 
    전빈영 하사가 닫힌 BNQ 4호실을 다시금 바라본다. 영민도 말없이 같이 본다. 그러자 전빈영 하사가 불쑥 입을 연다. 

    "또 찾아 올 거야. 아마……" 

    화들짝 놀라며 전빈영 하사를 쳐다보는 영민. 그러나 전빈영 하사의 시선에는 변함이 없었다. 별거 아니라는 표정이다. 

    "여전히 이곳은 귀기가 세거든. 사람 보단 귀신들이 머물기에 더 좋은 곳이란 말이지…… 하지만 걱정 마라. 귀기는 점점 약해지고 있으니…… 또 미영이란 흔한 것이 아냐. 그리고 겁 없이 한밤중에 여기에 들어가는 사람도 없을 테고 말이다. 나를 제외하곤 말야. 훗." 

    영민의 눈에 비친 전빈영 하사의 모습은 전혀 무섭지가 않다. 왜 자신이 그 동안 그토록 이 사람을 싫어하고 피했는지 지금에서 생각해보니 정말 모를 일이었다. 

    "저도 가끔 4호실로 놀러가도 되겠습니까?" 

    "안돼. 둘이 있으면 들킬 염려가 있으니… 넌 3개월만 참아라. 내가 나갈 때 열쇠를 너에게 물려주지." 

    "예." 

    영민이 운영계를 나온 지 두 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이젠 정말 서둘러 순찰을 돌아야만 했다. 
    영민은 이윽고 돌아섰다. 그러다가 뭔가가 생각난 듯 정색을 하며 다시 전빈영 하사를 바라본다. 그리고는 경건하게 경례를 한다. 

    "필승! 정말 고마웠습니다." 

    물끄러미 그런 영민을 바라보기만 하는 전빈영 하사. 그러나 영민도 이번만은 끝까지 손을 내리지 않고 버티고 있다. 결국 마지못해 가볍게 손을 들어 경례를 받아주고는 2호실로 들어가는 전빈영 하사. 흐뭇한 마음으로 손을 내리는 영민. 돌아선다. 

    그러다가 문득, 눈물이 핑그르르 돈다. 깜짝 놀라는 영민. 무슨 연유인가! 
    그제야 영민의 머릿속으로 끼여드는 상념 하나가 있었다. 영민을 순간 눈물짓게 했던 그 상념. 
    영민은 걸음을 멈춘다. 그리고는 뒤를 돌아다본다. 

    뒤에는 BNQ 4호실. 
    굳게 닫혀버린 BNQ 4호실! 
    그리고 이제는 소멸되어 버렸을 하나의 혼령…… 

    ´어쩌면……´ 

    영민은 눈물을 닦는다. 그리고는 다시 걸음을 재촉했다. 이내 상념도 사라진다. 
    BNQ 건물을 서둘러 빠져나가는 영민. 드디어 엷어진 구름 사이로 해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영민의 머릿속에 잠깐 머물렀던 상념. 
    그것은 다름 아닌 예전에 어머니의 관 위에서 보았던 어머니의 얼굴을 한 귀신. 어머니의 영정 속에서 나와 영민의 이름을 불렀었던 하얀 얼굴의 그 귀신. 영민에게 같이 가기를 청하며 끈질기게 손을 내밀던 그 귀신의 모습이었다. 

    ´엄마. 아니지? 엄마는 미영이 되었던 게 아니지? 그렇지?´ 

    영민의 머리 속을 메아리처럼 떠도는 목소리가 있었다.



    영민아…… 엄마랑 같이 가자, 응? 
    엄마랑 같이……


    -계속
    네모의 꼬릿말입니다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1/1289549632134_1.jpg">
    제 사진 아님 오해 ㄴㄴ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1/1289812647134_1.jpg">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700138_1.jpg"><br />
    <center>(주)네모표 꼬릿말<br />
    <a></a><br />
    <a></a><br />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692138_1.jpg"><br />
    <center>(주)아흥표 꼬릿말.<br />
    <a></a><br />
    <a></a><br />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692138_4.jpg"><br />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692138_3.jpg"><br />
    <center>(주)두두♪표 꼬릿말<br />
    <a></a><br />
    <a></a><br />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692138_5.jpg"><br />
    <center>(주)Wildcat♪표 꼬릿말<br />
    <a></a><br />
    <a></a><br />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692138_2.jpg"><br />
    <Center>(주)포심패스트볼표 꼬릿말.<br />
    <a></a><br />
    <Center>만남과 이별<br />
    <a></a><br />
    <Center>각자 살아가며,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br />
    <Center>무뎌지는 것일까 , 아니면 그저 무감각할뿐일까.<br />
    <Center>수없이 많은 만남 속에 끈끈하게 얽혀진 인연.<br />
    <Center>그럴리 없다면서도 어느샌가 풀린 인연.<br />
    <Center>인연이 얽힌다면 풀리는걸 준비해야 하는 자세.<br />
    <Center>현대인에게 필요한 "낭만"<br />
    <Right>Episode1 - Wind Cafe<br />
    <a></a><br />
    <DIV class="view" style="FONT-SIZE: 9pt; FONT-FAMILY: 957287_9"><LINK href="http://user.chollian.net/~nosamoclub2/sutienwebfont/sayhompy15.css" type=text/css rel=stylesheet><FONTCOLOR=HOTPINK> </DIV><br />
    <CENTER class="view" style="FONT-SIZE: 9pt; MARGIN: 0px; FONT-FAMILY: 957287_9"><A class="con_link" title="블로그" style="COLOR: pink" href="http://blog.naver.com/holyhock" target=_blank>블로그</A>|</A><A class="con_link" title="지하실" style="COLOR: gray" href="http://todayhumor.co.kr/board/view_temp.php?table=today&no=30228&page=1&keyfield=&keyword=&sb=" target=_blank>지하실</A></CENTER><br />
    <CENTER class="view" style="FONT-SIZE: 9pt; MARGIN: 0px; FONT-FAMILY: 957287_9"><br />
    <CENTER style="PADDING-RIGHT: 0px; PADDING-LEFT: 0px; FONT-SIZE: 12px; PADDING-BOTTOM: 0px; MARGIN: 0px; COLOR: #999999; LINE-HEIGHT: 1.6; PADDING-TOP: 0px; FONT-FAMILY: Dotum"><FONT color="#000000"></FONT></CENTER><A href="http://blogfiles.naver.net/data33/2008/7/19/25/img_2379_holyhock.jpg"></A></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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