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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2010
    작성자 : 네모
    추천 : 14
    조회수 : 1650
    IP : 124.139.***.25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2/09 14:19:10
    http://todayhumor.com/?panic_12010 모바일
    [고전/펌] B.N.Q [11]
    B.N.Q 
    (Bachelor Noncommissioned officer' Quarters)  








    <제 11 장>






    B N Q 3호실. 문이 열린다. 
    전빈영 하사와 영민이 안을 들여다본다. 영민은 계속해서 전신을 떨고 있었다. 전빈영 하사가 3호실 안으로 들어서지만 영민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영민을 한번 힐끔 바라보기만 하는 전빈영 하사. 신경 쓰지 않고 3호실에서 자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이리저리 살펴댄다. 
    모두 곤히들 자고 있었다. 이리저리 자는 이들의 얼굴을 살펴보던 전빈영 하사가 누군가의앞에서 딱 멈춘다. 그리고는 문 밖에 서 있는 영민을 쳐다보며 가만히 검지 손가락을 까닥인다. 
    영민은 정말 무거운 발걸음이 되어 겨우겨우 3호실 안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이내 전빈영 하사 옆으로 갔다. 
    영민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전빈영 하사가 바라보고 있는 사람. 곤히 자고 있는 그는 다름 아닌 김대명 하사였다. 조금 전까지 4호실에 뒷모습을 보이며 떡 하니 서 있었던 김대명 하사. 
    기가 막히는 영민이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전빈영 하사를 바라보면 그는 그저 말없이 자리를 뜨고 있다. 영민은 놀란 동작으로 허겁지겁 전빈영 하사의 뒤를 따랐다. 
    B N Q 3호실의 문이 다시 닫힌다. 



    라이터가 켜지고 담배 끝에 불이 붙는다. 
    전빈영 하사 연기를 크게 한 모금 빨아들이고는 천천히 내뿜는다. 
    전빈영 하사의 앞에는 그와는 반대로 급하게 연기를 빨았다가 내뱉기를 반복하고 있는 영민이 있다. 영민은 그렇게 라도 해야만 불안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진정될 것 같았다. 
    그들은 그렇게 화장실 창가에 서서 담배를 피워대고 있었다. 
    어느덧 새벽이 밝아오는 시간이었다. 사위는 여전히 빗소리에 잠겨 있었다. 
    영민은 언뜻 지금의 상황에서 너무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전빈영 하사와 마주한 채 담배연기를 들이마시고 있는 바로 이 순간까지도. 

    " 니가 아까 본 게 뭔지 알겠냐? " 

    영민이 막 세 개비 째 담배에 불을 붙이려 할 때, 전빈영 하사가 조용히 물었다. 
    영민은 엉겁결에 담배를 입에 문 채로 전빈영 하사를 바라본다. 그러다가 이내 자신의 위치를 상기시키곤 얼른 물고 있던 담배를 빼내어 휴지통에 처넣었다. 공포감에 질려 잠시 전빈영 하사가 B N Q 고참이란 사실을 잊었던 것이다. 고참도 그냥 고참이었던가. 
    전빈영 하사는 그런 영민을 관찰하듯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제야 전빈영 하사가 자신에게 뭔가 질문을 했음을 알게 되는 영민. 

    " 예…… 저…… 잘 모르겠습니다. " 

    그러자 전빈영 하사는 영민에게서 시선을 거두곤 아직까지 손에 쥐고 있던 몽둥이를 바라본다. 

    " 그럼 이건 뭔지 알겠냐? " 

    황급히 전빈영 하사가 쥐고 있는 몽둥이를 바라보는 영민. 
    저게 뭐냐구? 그냥 몽둥이가 아닌가……
    그러나 그렇다고 그냥 몽둥입니다 라고 대답할 수도 없었다. 
    전빈영 하사는 끈질기게 영민의 눈을 바라보며 그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민은 얼른 입을 열어 대꾸를 해 주었다.  

    " 그……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 

    전빈영 하사는 몽둥이를 치켜든다. 영민이 반사적으로 어깨를 떨며 한숨을 삼켰다. 그러나 전빈영 하사의 시선은 몽둥이에만 고정되어 있다. 몽둥이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자못 진지하다. 그리고 역시 진지한 목소리로 입을 연다. 

    " 이건 몽둥이야. " 

    " …… " 

    영민은 좀 어이가 없었다. 전빈영 하사의 말은 이어졌다. 이어지는 뒷말에 어이없음이 순식간에 달아나 버린다. 

    "귀신 잡는 몽둥이! " 

    " …… " 

    귀신 잡는 몽둥이라니…… 
    전빈영 하사의 말은 계속되었다. 

    " 아까 니가 4호실에서 본 건 김대명이가 아냐. " 

    " …… " 
    " 물론 그 시각 3호실, 좀 전에 니가 봤던 그 자리에 김대명이는 없었어. 즉 우리가 4호실에서 김대명이를 봤을 때 김대명은 3호실에 없었고, 4호실에서 우리가 봤던 김대명은 김대명이 아니었단 얘기야. " 

    머리가 빙빙 도는 영민. 도대체 지금 전빈영 하사가 무슨 소리를 해대고 있는지 감이 안 잡힌다. 
    그런데 그에 대한 설명은 거기서 끝이었다. 영민은 마치 외계인을 바라보는 듯 멍하게 놀란 표정으로 전빈영 하사를 바라보았다. 전빈영 하사의 의미심장한 마지막 멘트가 영민의 귓전을 때렸다. 

    " 너라면 잘 알 거야. 상황이 어떤지를 말야."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얘기였다. 영민은 여전히 답답하고 불안했다. 

    '너'라면 이라니…… ? 

    내가 뭘 안다는 것인가? 
    전빈영 하사의 입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다. 그는 몸을 돌리더니 성큼 성큼 화장실을 나갔다. 
    영민은 사라지는 전빈영 하사의 뒷모습을 황망히 바라보았다. 

    '상황이 어떻다는 거지?' 

    영민은 머리를 갸웃거렸다. 
    좀 전에 4호실에서 보았던 김대명 하사의 뒷모습은 무엇이며, 돌아선 그의 앞모습은 또 무엇이었으며, 이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3호실, 자기 자리에서 곤히 자고 있던 김대명 하사는 또 무엇인가? 
    그리고 마치 모든 걸 꿰뚫고 있는 듯한 언행을 보이는 전빈영 하사는 또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영민은 다시 담배 하나를 꺼내 물었다. 그 때 누군가가 화장실 안으로 들어왔다. 영민은 얼른 담배를 빼내며 경례를 했다. 

    " 필승! " 

    " 어, 너 영민이 아니냐? " 

    부스스한 얼굴로 잠에 취한 듯 비틀비틀 들어서는 이는 장유정 하사였다. 그는 영민을 보곤 뜻밖이란 듯 감기려던 눈을 치켜 떴다. 

    " 너 여기서 뭐하냐? 지금 야근 끝나고 하번 하는 길이야? " 

    " 예?…… 예에. 지금 막 하번 하면서 담배나 한 대 피우고 들어가려고 말입니다. " 

    영민은 대충 둘러대면서 어느새 자신의 둘러대기 실력도 많이 늘었구나 하고 순간 생각했다. 

    " 비 많이 오는가 보구나. 지금 뇌우 2단계 들어갔지? " 

    " 예. " 

    " 그래, 그럼 들어가 쉬어라. 어? 내일 분명히 부대 작전도로 작업 있을건데, 잠 좀 자둬야지 응? 피곤할 건데…… " 

    장하사가 그렇게 말하곤 다시 눈을 반쯤 감으며 화장실을 나간다. 

    " 예. 그럼, 주무십시오. 장하사님. 필승. " 

    영민은 다시 담배를 물었다. 
    창밖에 빗소리가 줄어들고 있다. 대신 바람 소리가 더욱 거세어 지고 있었다. 악령의 울부짖음 같은 바람소리……

    휘~ 이이이이잉~ 이잉~ 이잉~ 

    으으으으으으~ 



    딩 동 댕 동~ 

    부대 전달사항을 알리는 차임벨이 울리고 이어서 운영계장의 허스키 보이스가 방송을 탄다. 

    " 아, 아, 운영계에서 전달한다. 부대 작전도로 배수로 작업이 있으니, 각 근무장 최소인원, 최, 소, 인, 원을 제외한 나머지 전 장병들은 14시까지 작업 도구를 챙겨서 대대본부 앞으로 집결할 것 . 다시 한번 전달한다. 부대 작전도로…… "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다만 그 줄기가 상당히 가늘어져 있었다. 바람도 상당히 수그러들었다. 
    13시 30분을 기하여 부대 내에 발령되었던 뇌우 경보가 해제되었다. 
    무시무시한 위력으로 북상해 오던 제 8호 태풍 지니도 12시를 넘어서면서 한반도 내륙에 상륙되어 급격히 그 힘을 잃어가다가 급기야 소멸이 되면서 일본 북서쪽 해협으로 빠르게 사라져 버렸었다. 그러나 그 여파인지 아직 비는 내렸고 잔잔한 바람도 불어오고 있었다. 
    이 정도 날씨면 공사판 잡부들의 일손을 놓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군인에겐 통하지 않는 날씨였다. 

    " 야, 딱 작업하기 좋은 날씨지? 안 그래? 여름인데 덥지도 않고 말야. 좋잖아. " 

    삽이며 괭이 따위들을 들고 하나 둘씩 모여드는 장병들을 바라보며 장교우의로 무장한 운영계장이 떠들어댄다. 그러나 그 소리에 맞장구를 쳐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대놓고 불만을 토로하는 이도 없었다. 

    " 자, 다 모였으면 출발하자고. " 

    부서별로 인원 점검까지 마치자 수송트럭이 장병들을 뒤에 싣고 하나 둘 부대를 빠져나간다. 

    " 야, B N Q는 왜 인원이 이것밖에 안돼? 응? 배하사? " 

    마지막으로 B N Q 영내 하사들을 실은 트럭이 출발하려고 하자 운영계장이 인상을 찌푸리며 다가온다. 
    그러자 괭이를 움켜쥔 Q장 배승환 하사도 같이 인상을 구기며 입을 연다. 

    " 다 나온 거예요. 근무장 최소 인원들만 빼구요. 여기 제 동기들 안보이세요? 영외 두 달도 안 남은 최고참들까지도 다 나왔구먼…… " 

    Q장의 목소리엔 어느 정도 노기가 서려 있었다. B N Q 하사들이 모두 투덜대고 있음을 알아챈 운영계장은 더 이상 인원에 대한 말은 않고 그저 싱긋 웃으며 Q장을 툭 친다. 

    " 야, 나도 너희들 B N Q는 빼주고 싶었는데, 대대장님이 영내자들은 하사까지 한 명도 열외 없이 다 내보내라고 하는데 어쩌냐? 수고 좀 해줘. 응? 오늘 작업량이 좀 많을 거야. 요 며칠간 계속 비가 왔기 때문에……" 

    " 예에. 압니다. " 

    Q장은 운영계장의 허스키 보이스가 더 이상 듣기 싫다는 듯 건성으로 대답하며 운전석으로 시선을 돌린다. 

    " 야, 운전병, 빨리 출발해. " 

    B N Q 인원을 모두 실은 트럭이 마침내 부대 정문을 빠져나가자 시끌벅적했던 대대본부 앞이 다시 조용해진다. 홀로 남아 사라지는 트럭들을 바라보던 운영계장도 이내 짜증난다는 듯이 몸서리를 치며 안으로 들어간다. 
    이내 부대 전체가 고요해진다. 비 소리와 바람소리만이 나직이 들릴 뿐이다.



    " 기석아 커피나 한잔 마시자. " 

    운영계에는 운영계장과 도기석 병장, 그리고 영민만이 남아 있었다. 원래는 선임하사가 최소 인원으로 남아있어야 했는데, 그가 안색이 안 좋은 영민을 남게 해준 것이다. 작업에서 열외 되었다고 편한 게 아니었다. 수정하거나 새로 작성해야할 문서들이 산더미였다. 보안감사 날짜가 코앞으로 닥쳐왔기 때문에 영민은 담배 한 대도 피우지 못하고 정신없이 손과 발을 움직여야만 했다. 수많은 문서들을 수정, 보완하고 아예 없던 로그들을 새로 만들어 묶었으며 파기할 것은 파기했다. 어제의 무서웠던 기억들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고 따져볼 여유 따윈 없었다.
    영민과 도기석 병장이 바쁘게 손을 놀려대고 있는 반면에 운영계장은 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신문을 보고 있었다. 

    따르르르릉……

    전화벨이 울리자 운영계장은 자신이 손수 받았다. 그러면서 상당히 인심을 쓰는 척 했다. 

    " 예, 운영계장입니다…… 예! 필승! " 

    갑자기 허스키 보이스의 톤이 올라가자 영민과 도기석 병장은 뭔 일인가 싶어하던 일을 멈추고 운영계장을 바라보았다. 영민은 이내 눈치를 차렸다. 대대장 전화인 것이다. 

    " 예. 대대장님. 예. 예? 순찰일지 말입니까? 예…… 예 알겠습니다. 예, 필승 계속 근무하겠습니다. " 

    전화를 내려놓는 운영계장의 얼굴빛이 밝지 않은 걸로 봐선 뭔가 귀찮은 지시가 떨어진 것이었다. 
    잠시 고민스런 표정으로 뒷통수를 긁적이던 운영계장은 이내 영민을 바라본다. 저렇게 입가에 겸연쩍은 미소를 띄우며 쳐다보는 이유는 뭔가 귀찮은 부탁을 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영민은 알고 있었다. 

    " 이하사. 미안한데 말야…… 안전순찰 좀 다녀와라. 응? " 

    " 예? " 

    영민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운영계장도 덩달아 인상을 찌푸린다. 

    " 아이~ 갑자기 오늘 하번 시간에 대대장님이 직접 검토하신다지 뭐냐? 미안하지만 이하사가 수고 좀 해줘. 대충대충 돌지 말고 전체적으로 꼼꼼하게 체크해가면서 돌고 온 다음에 여기 일지까지 작성을 좀 해줘. 알았지? " 

    영민은 쥐고 있던 펜을 힘겹게 내려놓으며 '안전순찰'이라는 완장을 찼다. 아무리 안전 하사관이지만 영민은 비오는 날의 순찰은 정말 싫었다. 더군다나 그것은 원칙적으로 운영계장이 직접 해야하는 것이었기에. 하지만 지시가 떨어지면 거부 할 수는 없었다. 자신에게는 명령에 대한 어떤 거부권도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우의를 걸쳐 입고 대대건물을 빠져 나오자 빗줄기가 좀 전보다 더 굵어져 있었다. 
    영민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었다. 그는 재빨리 주머니에서 담배 한 대를 꺼내 물었다. 한 대 피우고 순찰을 시작하고 싶었다. 
    담배연기를 깊이 들이마셨다가 길게 내뿜고, 니코틴의 기운이 온몸으로 나른하게 퍼지자 영민의 머리 속엔 변화가 생기고 있었다. 
    웬일인지 기억이 점점 더 거꾸로 회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한 시점 속으로……
    영민이 어머니의 혼령을 두 번 째로 본 것은 장례식이 끝나고 열흘 정도 지난 후였다. 
    혼령이라기보다 그것은 귀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정확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왜 그때의 두려웠던 기억이 다시 상기되어지는 지는 영민으로서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야, 빗방울이 점점 굵어지고 있는 거 아냐?" 

    "어유…… 빨리 영외 거주를 나가삐야지 이놈의 삽 자루를 놓지. 누가 보면 이거는 뭐, 군인들인지, 노가다 잡부들인지 분간이 안 간다 할거 아이가……" 

    "씨팔, 노가다 잡부라면 일당이라도 있지. 그리고 이렇게 비오는 날은 노가다판도 쉬어." 

    "저희도 있지 않습니까? 시간외 수당……" 

    "야 임마, 시급 이 천 원도 안 되는 게 그게 어디 돈 이가? 비 쫄딱 맞고 몇 시간이나 일하는데…… 드러버서 그거 안 받고 말지." 

    장병들을 태운 트럭은 부대 정문을 한참 지나 작전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잔뜩 찌푸린 얼굴로 불평을 늘어놓는 이들은 Q장과 그의 동기 박원 하사, 그리고 그들의 불평들에 적당히 대꾸를 해주는 오창우 하사였다. 
    Q장 기수들로선 이런 부대 사역은 정말 짜증나는 일임에 틀림없었다. 병들과 어울려 진창 같은 곳에서 삽질을 한다는 것은 이제 삼 개월이면 영외 거주를 나가는 준영외자들에게는 꽤나 꼴사납고,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다.
    Q장 배승환 하사는 연신 투덜거리며 덜컹거리는 트럭 한쪽에서 줄담배를 피워 대고 있었다. 빗방울이 이따금씩 그의 담배위로 떨어져 담배는 쓴맛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때마다  Q장의 인상이 더욱 찡그려졌다.  
    문득 Q장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피우던 담배를 퉁겨 날리고선, 사방을 두리번댔다. 
    의심스런 눈초리로 작업인원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모두들 검푸른 우의를 걸친 채, 비에 젖은 모자를 푹 눌러 쓰고선 하나같이 죽상들이 되어 있었다. 
    Q장의 눈길을 따라 별 생각 없이 그런 모습들을 쭉 둘러보던 박원 하사가 냉소를 띄며 다시 입을 열었다. 

    "맞다 그래. 누가 보면 노가다판 잡부가 아이라, 전부 무슨 죄수들처럼 보이겠네. 깜방에 처박혀 있다가 비오는 날 오랜만에 바깥에 기어 나오는 죄수들……" 

    그의 말에 오창우 하사를 비롯한 몇몇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Q장은 웃지 않고 있었다. 그는 점점 더 심각한 얼굴로 계속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기어이 무언가 이상한 사실 하나를 발견 해 낸 듯, 절망스런 표정으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Q장의 표정을 살피던 오창우 하사가 심상찮은 느낌을 감지했는지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묻는다. 

    "왜 그러십니까, Q장님?" 

    Q장은 그런 오창우 하사의 얼굴을 예리한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의 눈은 오창우 하사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날카로운 시선은 아직 머리 속의 어떤 생각에서 떠나지 못한 상태였다. 
    오창우 하사는 올빼미같이 눈을 치켜 뜨고서 계속 Q장을 응시했다. 그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Q장의 눈빛이 오창우 하사에게 제대로 꽂힌다. 그는 나직하고도 무거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야, 빈영이 어디 있어?"

    "예?" 

    흠칫 놀라는 오창우 하사. 조금 전의 배승환 하사처럼 그도 급히 주위를 둘러본다. 그러나 정말 전빈영 하사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오창우 하사는 위축된 눈초리로 다시 Q장을 바라본다. Q장은 얼굴은 달궈진 화로처럼 상기되어 있다.
      
    "어떻게 된 거야? 걔 아까 트럭에 타지 않았었냐?" 

    "예…… 분명히 타셨습니다. 인원점검 할 때도 계셨고……" 

    Q장의 얼굴빛이 더욱 파래진다. 

    "정문 나갈 때까지만 해도 트럭에 타고 있었지?" 

    "예……" 

    Q장의 음성이 높아지자 옆에 있던 박원 하사가 눈치를 채고 끼여든다. 

    "어, 정말…… 빈영이 어디 갔노? 좀 전까지만 해도 저쪽에 있던 것 같은데……?" 

    "에이 씨팔 새끼, 진짜……" 

    마침내 Q장의 분노가 폭파한다. 오창우 하사와 그 이하의 기수들이 바짝 긴장한다.  

    "야, 창우 헌병대로 모토롤라 때려! 빈영이 씹새끼 탈영했다고!" 

    "예?" 

    "어서 임마!" 

    Q장은 지금의 상황이 오창우 하사의 잘못 때문이기라도 한 듯 그에게 호통을 쳐댔다. 오창우 하사는 어쩔 줄을 몰라하며 머뭇거리고 있었다. 
    Q장은 더 이상 다그치지 않았다. 그저 씩씩거리며 거친 숨만 내쉬고 있었다. 
    박하사가 오창우 하사를 뒤로 밀며 Q장의 옆으로 가서 앉는다. 

    "걱정 마라, 배하사. 빈영이 글마가 설마 탈영이야 했겠나? 트럭에 아예 안 탔던가 아니면 막 출발하려고 할 때 몰래 내려서 BNQ로 갔을 끼다. 글마가 암만 그 케도 이런 싸이트에서 갈 때가 어디 있겠나? BNQ에서 디비 자고 있을 거다." 

    박원 하사의 말에 Q장은 조금 진정이 되는 듯 했다. 그러나 여전히 표정은 어둡다. 걷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계속해서 비를 뿌려대는 먹구름들처럼.
    추적추적 내리는 빗방울은 정말로 조금씩 굵어지고 있었다. 

    -계속
    네모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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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사진 아님 오해 ㄴㄴ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1/1289812647134_1.jpg">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700138_1.jpg"><br />
    <center>(주)네모표 꼬릿말<br />
    <a></a><br />
    <a></a><br />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692138_1.jpg"><br />
    <center>(주)아흥표 꼬릿말.<br />
    <a></a><br />
    <a></a><br />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692138_4.jpg"><br />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692138_3.jpg"><br />
    <center>(주)두두♪표 꼬릿말<br />
    <a></a><br />
    <a></a><br />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692138_5.jpg"><br />
    <center>(주)Wildcat♪표 꼬릿말<br />
    <a></a><br />
    <a></a><br />
    <img_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1010/1288155692138_2.jpg"><br />
    <Center>(주)포심패스트볼표 꼬릿말.<br />
    <a></a><br />
    <Center>만남과 이별<br />
    <a></a><br />
    <Center>각자 살아가며,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br />
    <Center>무뎌지는 것일까 , 아니면 그저 무감각할뿐일까.<br />
    <Center>수없이 많은 만남 속에 끈끈하게 얽혀진 인연.<br />
    <Center>그럴리 없다면서도 어느샌가 풀린 인연.<br />
    <Center>인연이 얽힌다면 풀리는걸 준비해야 하는 자세.<br />
    <Center>현대인에게 필요한 "낭만"<br />
    <Right>Episode1 - Wind Cafe<br />
    <a></a><br />
    <DIV class="view" style="FONT-SIZE: 9pt; FONT-FAMILY: 957287_9"><LINK href="http://user.chollian.net/~nosamoclub2/sutienwebfont/sayhompy15.css" type=text/css rel=stylesheet><FONTCOLOR=HOTPINK> </DIV><br />
    <CENTER class="view" style="FONT-SIZE: 9pt; MARGIN: 0px; FONT-FAMILY: 957287_9"><A class="con_link" title="블로그" style="COLOR: pink" href="http://blog.naver.com/holyhock" target=_blank>블로그</A>|</A><A class="con_link" title="지하실" style="COLOR: gray" href="http://todayhumor.co.kr/board/view_temp.php?table=today&no=30228&page=1&keyfield=&keyword=&sb=" target=_blank>지하실</A></CENTER><br />
    <CENTER class="view" style="FONT-SIZE: 9pt; MARGIN: 0px; FONT-FAMILY: 957287_9"><br />
    <CENTER style="PADDING-RIGHT: 0px; PADDING-LEFT: 0px; FONT-SIZE: 12px; PADDING-BOTTOM: 0px; MARGIN: 0px; COLOR: #999999; LINE-HEIGHT: 1.6; PADDING-TOP: 0px; FONT-FAMILY: Dotum"><FONT color="#000000"></FONT></CENTER><A href="http://blogfiles.naver.net/data33/2008/7/19/25/img_2379_holyhock.jpg"></A></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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