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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2008
    작성자 : 네모
    추천 : 14
    조회수 : 1657
    IP : 124.139.***.25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2/09 14:18:25
    http://todayhumor.com/?panic_12008 모바일
    [고전/펌] B.N.Q [9]
    B.N.Q 
    (Bachelor Noncommissioned officer' Quarters)  








    <제 9 장>






    그 날 저녁, 영민이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누군가가 식판을 들고 그의 앞에 앉는다.
    흠칫 놀라 바라보니 전빈영 하사다. 대번에 숨이 콱 막혀 온다.

    " 필승. " 

    경직된 목소리로 경례를 하고 잠시 식사를 멈추는 영민. 전빈영 하사는 언제나 처럼 영민의 경례 따윈 무시하고 묵묵히 밥을 퍼먹는다. 
    영민은 그만 식욕이 싹 달아난다. 슬슬 자리를 뜨고 싶었으나 그랬다간 전빈영 하사가 기분 나빠할 것이다. 아직 영민의 밥은 반도 안 먹은 상태였다. 하는 수 없이 영민도 다시 꾸역꾸역 밥을 떠먹기 시작했다. 

    딱딱하고 불안한 침묵 속의 식사. 
    마침내 영민은 더 이상 음식을 넘길 수가 없는 상태까지 왔다. 한 숟가락이라도 더 들어 갔다간 지금까지 먹은 것들이 모조리 다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영민은 남은 밥을 모조리 국에다가 말아버리고는 그대로 식판을 들고 일어서려는데 시종 침묵하던 전빈영 하사가 드디어 말문을 연다. 

    " 김대명이가 뭐라고 하더냐? " 

    " 예? " 

    영민은 하마터면 식판을 떨어뜨릴 뻔했다. 그대로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관통하며 지나간다. 
    전빈영 하사의 시선은 계속 자신의 식판을 향해 있었다. 그는 영민의 대답을 기다리면서도 연신 입 속으로 음식들을 집어넣고는 씹어대고 있었다. 영민은 섬뜩한 기운을 느끼며 입술을 잘근잘근 씹어댔다.

    " 내 말을 못 알아듣겠냐? " 

    " 예? 아, 아닙니다. 저…… " 

    영민은 어떻게 대답할 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머리 속은 막막하기만 하다. 전빈영 하사가 도움이라도 주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 나보고 귀신이니 조심하라고 하더냐? " 

    " 예에? " 

    영민은 숨이 넘어갈 듯 호흡이 가빠지고 있었다. 전빈영 하사가 그것을 어떻게 알고 있나? 
    나직하고도 위협적인 전빈영 하사의 목소리에 영민은 극도의 한기를 느꼈다. 정신이 다 혼미해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려야했다. 그가 누구인가? B N Q 최고참 하사가 아닌가! 그의 질문에 이렇게 많은 인터벌을 둘 수는 없었다. 더러운 성격의 오창우 하사나 부 Q장인 백동수 하사 같았으면 벌써 욕설이 난무한 윽박이 터져 나왔을 터였다. 
    하지만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나? 전빈영 하사가 아까 영민과 김대명 하사가 같이 있는 걸 보았단 말인가? 
    영민은 망설여졌다. 바른 대로 말할 수도 없고, 둘러댈 자신도 없고…… 
    그런데 그 때 뜻밖의 구원자가 나타났다. 밝은 표정의 장유정 하사가 식판을 들고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다. 

    " 필승. 많이 드십시오. 전하사님. " 

    장하사의 우렁찬 경례소리가 들리자, 그제야 전빈영 하사는 식판에서 눈을 떼고 장하사를 한번 바라보았다가 이어서 영민을 바라본다. 얼른 시선을 외면해버리는 영민. 전빈영 하사의 시선을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 이하사 밥 다 먹었냐? " 

    아무 것도 모르는 장하사는 영민의 옆에 앉으며 자신의 유일한 B N Q 쫄병을 기분 좋게 바라본다. 

    " 예…… " 

    영민은 가까스로 대답했다. 그런 영민을 뚫어져라 바라보던 전빈영 하사가 다시 시선을 거두며 밥을 퍼먹는다. 

    " 아직 남았네. 왜? 그만 먹게? " 

    장하사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다. 영민은 그 쉬운 물음에도 얼른 답하지 못하고 식은땀만 흘리고 있었다. 그의 안색을 살피던 장하사의 표정이 굳어진다. 

    " 왜? 너 어디 아픈 거냐? " 

    "아…… 아닙니다. " 

    그도 그럴 것이 영민의 지금 얼굴은 병자의 그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창백해질 대로 창백해진 백지 같은 안색에 비오듯 식은땀이 흐르고 미세한 경련까지……
    그러자 순간, 전빈영 하사가 나직이 입을 열었다. 

    " 아프면 의무실 가봐. 죽치고 앉았지 말고. " 

    " 예?…… 예. 많이 들 드십시오. " 

    영민에게 이 한 마디는 출옥을 알리는 간수의 한마디와 같았다. 
    영민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잔반 통에 남은 음식물을 버리고 식당을 떠났다. 
    병자 같았던 그의 안색은 식당을 떠나자마자 거짓말처럼 원상태로 돌아갔다. 식당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 안정을 되찾아갔다. 절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러나 가슴 한 쪽에 끈끈하게 껌처럼 달라붙어 있는 어두운 불안감만은 도저히 떨쳐낼 수 없었다. 




    영민은 B N Q 1호실로 들어서자마자 날아드는 축구공에 머리를 한 대 얻어맞았다. 별로 아프진 않았지만 굉장히 기분이 나빴다. 돌아보면 오창우 하사가 찢어진 눈을 부릅뜨고 고함을 쳐댔다. 

    " 얌마! 빨랑 체련복 갈아입고 튀어나가 새꺄! " 

    B N Q에서 오랜만에 축구를 할 모양이었다. 
    모두들 이미 연병장(운동장)으로 나간 듯 1호실 안엔 오창우 하사 외엔 아무도 없었다. 
    오창우 하사도 벌써 체련복으로 갈아입고는 어디서 구했는지 어울리지도 않게 번쩍번쩍한 축구화까지 신고 있었다. 

    " 예. " 

    영민은 목구멍가지 막 올라오려는 성질을 애서 죽이며 자신의 관물함으로 갔다. 원래 B N Q 인원 초과로 자신의 관물함과 침구는 없었는데 박기우 하사가 뜻밖의 의병제대를 하는 바람에 그의 관물함과 침구가 그대로 영민의 것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영민이 체련복을 갈아입고 있는 도중에도 예의 그 축구공이 다시 날아들었다. 

    팅! 

    " 아압! " 

    영민은 아프다기보다도 느닷없는 충격에 놀라 저절로 소리를 질렀다. 
    다시 돌아다보니 역시 오창우 하사가 예의 그 찢어진 눈을 부릅뜨곤 노려보고 있었다. 딴에는 무섭게 보이려는 의도의 눈빛 같았으나, 영민은 그저 그가 더러운 성격뿐만 아니라 그에 어울리게 상당히 작고 찢어진 눈까지 가졌구나 하는 생각만 새삼 들뿐이었다.

    " 새꺄, 빨리빨리 안해? 시팔, 주전자 물도 뜨고, 어서 내려가서 연병장 시다바리 해야할 것 아냐? " 

    정말 그 날 따라 오창우 하사는 자신의 개떡같은 성질을 영민에게 제대로 보여주기로 작정이라도 한 듯 싶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다른 사람들은 다 나가있는데 비교적 고참인 오창우 하사만 이렇게 홀로 1호실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그러한 그의 행동들은 영민에게 전에 없던 상당한 적개심과 분노를 느끼게 했다. 가뜩이나 요즘 영민은 김대명 하사와 전빈영 하사 때문에 신경이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상태였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그저 고분고분 그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그것이 쫄병의 운명이고 비애인 것이었다. 

    " 예. " 

    다시 힘차게 대답을 한 영민은 급히 옷을 갈아입고 주전자를 들고 한 손엔 또 다른 축구공을 들고는 밖으로 향했다. 
    그런데 1호실 문을 열려는 순간, 영민은 다시금 뒤에서 축구공이 자신의 머리로 날아오고 있음을 느꼈다. 그것은 정말 본능적인 '느낌'이었다. 본능적으로 영민은 머리를 옆으로 피했고, 그 순간 문이 열리며 김대명 하사가 들어왔다. 

    퍽! 

    놀라는 영민과 그보다 더 놀라는 오창우 하사. 
    오창우 하사가 영민의 머리를 노리고 던진 축구공은 그대로 김대명 하사의 가슴에 적중했다. 

    퉁, 퉁…… 

    김대명 하사의 가슴을 맞고 바운드되어 바닥을 튀기는 축구공. 조마조마한 가슴으로 김대
    명 하사를 주목하는 영민과 오창우 하사.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축구공만을 바라보는 김대명 하사. 
    상황이 꼬였음을 알아챈 오창우 하사는 대번에 간사스런 웃음을 흘리며 김대명 하사에게 다가간다. 제 아무리 오창우 하사라지만 자기보다 두 기수나 위인 Q장 vice 김대명 하사 앞에선 고양이 앞의 쥐나 다름이 없었다. 
    그러나 상대가 김대명 하사임을 알자 오창우 하사는 조금 안도하는 기색을 보였다. 그러나 영민은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 괜찮으십니까? 김하사님. " 

    오창우 하사는 얼른 다가가면 한껏 죄송스런 표정을 지어 보인다. 
    평소 친하다고 생각했던 오창우 하사는 이쯤에서 김대명 하사가 상황을 무마시켜줄 걸로만 알았다. 하지만 김대명 하사는 그런 오창우 하사를 무안할 정도로 무표정하게 쳐다보기만 한다. 오창우 하사의 얼굴이 웃었다가 정색했다가 급변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충 넘어가 주리라고 생각했던 오창우 하사의 판단은 대단히 큰 착각이었다. 
    김대명 하사가 계속 자신을 바라보기만 하자 다시 불안해진 오창우 하사는 순식간에 화살을 영민에게로 돌린다. 

    " 새꺄! 공 잘 받았어야 지 임마! 너 일부러 공 안 받은 거지? 너 때문에 임마 이렇게 됐잖아 새꺄! " 

    어이가 없는 영민은 대꾸조차 하기 싫었다. 

    그때까지 가만히 있던 김대명 하사가 성큼성큼 몸을 움직이더니 이윽고 바닥에 정지해있던 축구공을 한 손으로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불안한 눈초리로 그를 지켜보고 있던 오창우 하사의 앞으로 다가간다. 
    축구공은 느닷없이 김대명 하사의 손을 떠나는가 싶더니 곧바로 바로 앞에 있던 오창우 하사의 안면을 강타했다. 

    " 악! " 

    얼굴을 감싸며 비명을 내지르는 오창우 하사. 영민의 심장이 급박동을 한다.축구공은 바운드 되어 바닥을 튀긴다. 그러자 김대명 하사는 성큼 다가가 축구공을 움켜쥔다. 그리고 다시 오창우 하사의 앞으로 간다. 

    " 손 치워라. " 

    나직하지만 무시무시한 목소리. 영민은 소름이 끼쳤다. 정말 김대명 하사가 맞나 싶었다. 
    오창우 하사는 마지못해 손을 치웠다. 그러자 여지없이 다시 축구공이 날아들었다. 오창우 하사의 안면이 금새 피로 물들었다. 

    " 으윽! " 

    다시 김대명 하사의 손아귀에 쥐어지는 축구공. 
    그것은 다시 오창우 하사의 얼굴로 날아간다. 

    퍽! 

    그리고 다시……
    그것들은 반복이 된다. 

    휙~ 
    퍽! 
    윽……
    휙~ 
    퍽! 

    아악……

    ……
    피는 사방으로 튀었다. 
    오창우 하사의 얼굴을 맞고 튀어나온 축구공이 바닥과 벽과 천장을 요동치며 피를 뿌려대고 있었다. 
    오창우 하사는 어느새 코가 뭉개진 듯 끊임없이 쌍 코피를 쏟아내고 있었고 입술과 눈자위도 찢어지고 퉁퉁 부어 올라 있었다. 그리고 이내 그 부어오른 부위가 다시금 날아드는 축구공에 날계란이 터지듯 터지며 피를 내뿜어 댔다. 
    실로 처참하기 이를 데 없는 광경이었다. 축구공 하나도 이렇게 무시무시한 흉기로 둔갑할 수 있다는 걸 똑똑히 알게되는 순간이었다. 
    이윽고 오창우 하사가 바닥에 꼬꾸라졌다. 영민은 반항 한 번 못한 채 무기력하게 쓰러지는 오창우 하사가 오히려 안되 보일 정도였다. 
    그때까지 영민은 이가 딱딱거릴 정도로 엄청난 공포에 사로잡혀 꼼짝을 못하고 있었다. 아니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자신이 김대명 하사를 말려야 되나? 
    아니면 그저 지켜보고 있어야 하나? 
    아니면 빨리 다른 고참을 불러와야 하나? 
    아니면……

    그러나 그 어떤 것도 행동에 옮기지를 못하고 그저 공포에 떨며 망설이고 있는 사이 오창우 하사는 이미 피범벅이 되어 있었다. 
    오창우 하사가 처참히 나가떨어지고 나자, 김대명 하사가 그제야 영민을 바라보았다. 영민은 교수대에 선 사형수처럼 파랗게 질려 있었다. 김대명 하사의 얼굴은 형을 집행하려는 교도관처럼 살벌하면서도 무표정하다. 
    김대명 하사의 손아귀에 아직 쥐어져 있는 피묻은 축구공. 
    영민의 시선이 축구공에 집중된다. 그것은 마치 오창우 하사의 피를 흠뻑 빨아먹은 하나의 흉측한 생물체 같다. 

    " 데려가서 씻겨 줘. " 

    축구공이 마침내 김대명 하사의 손아귀에서 미끄러지듯 바닥으로 떨어졌다. 퉁퉁 튀기며 아쉽다는 듯 그 움직임을 멈춰 가는 축구공. 그것이 튀는 자리마다 오창우 하사의 피 도장이 찍혔다. 
    김대명 하사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담담한 표정으로 밖으로 나갔다. 
    영민은 기다렸다는 듯 온몸을 떨어대기 시작했다.  




    " 야, 이영민! 창우는? " 

    영민이 주전자와 축구공을 들고 연병장으로 달려가자 한참 슛 연습을 하고 있던 무리 중에서 배승환 하사가 걸어 나오며 물었다. 

    " 예, 갑자기 몸이 아프다고 하면서 자리에 누웠습니다. " 

    영민은 둘러댔다. 그러나 그것은 오창우 하사가 시킨 거짓말이었다. 
    영민의 부축을 받으며 세면장에서 얼굴을 씻은 오창우 하사는 정신을 차린 후 그렇게 말했었다. 
    피를 씻어냈으나 그의 얼굴은 말이 아니었다. 다행히 코뼈는 부서지지 않은 듯 했지만 찢어진 입술과 부어오른 눈언저리는 퍽 처참한 몰골을 연출하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거대한 손으로 오창우 하사의 얼굴을 마구 구겨 놓은 것 같았다. 

    " 뭐? " 

    영민의 말에 Q장은 사뭇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 어디가 아프데? " 

    " 예, 아까 나오기 전에 B N Q에서 공을 좀 차다가 미끄러져서 문손잡이에 얼굴을 부딪혔습니다. 그래서…… " 

    " 뭐? 그래, 많이 다쳤어? " 

    Q장이 다가오자 영민은 식은땀이 등줄기로 흘러내림을 느낀다. 자신의 거짓말이 너무 엉성한 것만 같아 불안하고 떨려왔다. 

    " 어? 많이 다쳤어? " 

    " 아, 아닙니다. 눈 주위가 좀 부었는데 오하사 말로는 괜찮답니다. " 

    " 그래서 지금 누워있어? " 

    " 예…… 머리도 좀 어지럽다고 해서 말입니다. " 

    " 머리까지? " 

    그 말은 영민이 순수하게 지어낸 말이었다. 그리고 즉시 자신의 거짓말을 수습해 나갔다. 

    " 그것도 심하진 않습니다. 오하사가 괜히 Q장님께 걱정 끼쳐드리기 싫다면서 그냥 누워 있겠다고 했습니다. " 

    " 너 보기에도 괜찮아 보였어? " 

    물론 진실은 아니었다. 결코 괜찮아 보이진 않았다. 
    그러나, 

    " 예. 뭐 심한 것 같진 않았습니다. " 

    " 그래? "

    " 글마 그거 괜히 엄살 피우는 거 아이가? 축구하기 싫어서…… " 

    언제 다가왔는지 Q장의 동기인 박원 하사가 끼어 들었다. Q장이 찌푸린 얼굴로 동기를 돌아본다.  

    " 아냐, 걔가 축구 얼마나 좋아하는데…… 오늘도 자기가 하자고 한 거였어. " 

    " 맞나? 그럼 진짜 마이 다친나? " 

    Q장은 심각한 표정으로 영민을 흘끔 쳐다보고는 고개를 조금 수그리고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영민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마른침만 삼키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Q장이 자신의 모가지를 잡아채며 거짓말을 한 대가로 너 댓 번 비틀어버릴 것만 같았다. 영민의 한 손이 저절로 목을 감쌌다.
    그 때 누군가가 뒤에서 외쳤다. 

    " Q장님! 빨리 시작하시죠? 예? 애들도 다 나왔는데. " 

    돌아보는 Q장. 영민과 박원 하사도 같이 돌아본다. 곧이어 세 사람 중 한 명의 표정이 싸늘하게 얼어붙는다. 영민은 하마터면 물주전자를 떨어뜨릴  뻔했다. 
    연병장 한 가운데는 언제 나왔는지 김대명 하사가 체련복까지 입고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더 정확히는 미세하게 떨고 있는 영민을 바라보고 있다. 여전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무표정하게 섬뜩한 얼굴로……
    김대명 하사. 그의 이중적인 모습에 영민은 치가 떨렸다. 
    들고 있던 주전자에서 물이 조금씩 흘러내렸다. 영민의 손이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영민은 아무도 눈치 못 채도록 손아귀에 잔뜩 힘을 주었다. 

    " 자, 시작하자. 고참 대 쫄병이다. 지는 팀이 삼겹살 사는 거다. " 

    마침내 Q장도 오창우 하사의 일은 잊고 본격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영민은 여전히 불안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열심히 연병장을 돌아다니며 축구공을 차대는 김대명 하사의 모습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이 그 축구공으로 좀 전에 오창우 하사를 피투성이로 만들었다는 사실조차도 까맣게 잊고 있는 듯 했다. 
    영민은 문득 전빈영 하사가 일전에 당직사관에게 했다던 말이 떠올랐다. 김대명 하사는 악령이다. 박기우 하사를 그 지경으로 만든 것도 김대명 하사다. 악령을 처치하려 했던 것이다.
    이어서 서서히 영민의 머리 속을 파고드는 끔찍한 상상 하나가 있었다. 
    바로 오창우 하사와 같은 방법으로 박기우 하사를 구타하고 있는 김대명 하사의 모습이다. 역시 축구공으로 박기우 하사의 얼굴을 사정없이 강타하고 있을 김대명 하사의 악마같은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그리고 쓰러진 박기우 하사의 가슴과 배를 무엇인가로 긋는 김대명 하사. 순식간에 날카롭게 찢어진 가슴과 배의 상처에선 피가 샘솟고, 유유히 B N Q 1호실을 나서는 김대명 하사. 
    그의 손에 쥐어진 것은……

    깨진 거울 조각! 

    영민은 여기까지 상상이 미치자 김대명 하사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까지 섬뜩한 전율이 일었다. 

    전빈영 하사. 

    그가 정상인지 아닌지는 이제 잘 모르겠다. 
    하지만, 김대명 하사. 
    그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영민은 어지러운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좀 전까지 쨍쨍거리던 태양은 어느 사이에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대신 하늘 저 편에서 시커먼 먹구름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검은 먹물이 퍼지듯 그것들은 빠른 속도로 하늘을 장악해 나가고 있었다. 그 움직임이 상당히 불안해 보인다. 일면 위협적으로도 보인다. 기필코 끝장을 보고야 말겠다는 맹수의 살기 어린 의지가 느껴지는 듯 했다. 

    " 느낌이 안 좋아…… " 

    영민은 저도 모르게 이렇게 중얼거렸다. 

    " 야 새꺄, 영민이! 공 나갔잖아 임마. 빨랑 주워오지 않고 뭐해? " 

    누군가의 성화같은 외침이 들렸다. 영민은 번뜩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봤다. 누군가가 강력하게 걷어 찬 축구공이 시원스레 골대를 빗나가 연병장 가로 날아가고 있었다. 영민은 급히 공을 향해 뛰어 갔다.  
    먹구름은 계속해서 하늘을 물들이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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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사진 아님 오해 ㄴ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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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포심패스트볼표 꼬릿말.



    만남과 이별



    각자 살아가며,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무뎌지는 것일까 , 아니면 그저 무감각할뿐일까.

    수없이 많은 만남 속에 끈끈하게 얽혀진 인연.

    그럴리 없다면서도 어느샌가 풀린 인연.

    인연이 얽힌다면 풀리는걸 준비해야 하는 자세.

    현대인에게 필요한 "낭만"

    Episode1 - Wind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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