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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12007
    작성자 : 네모
    추천 : 15
    조회수 : 1799
    IP : 124.139.***.250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1/02/09 14:17:59
    http://todayhumor.com/?panic_12007 모바일
    [고전/펌] B.N.Q [8]
    B.N.Q 
    (Bachelor Noncommissioned officer' Quarters)  








    <제 8 장>






    일요일이 지나고 다시 월요일이 되었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면서 B N Q도 지난밤의 불미스런 기억들을 어느 정도 떨쳐내고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었다. 김대명 하사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와 동기들과 이런 저런 잡담을 나누기도 하면서 의식
    적으로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행동을 하고 있었다. 다른 이들도 그의 행동에 맞장구를 쳐주며 그가 어서 그 일을 잊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전빈영 하사도 마찬가지였다. 그 역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아무런 말없이 2호실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그가 2호실 밖으로 얼굴을 내밀 때는 근무장으로 상, 하번을 할 때뿐이었다. 
    박기우 하사 때와 마찬가지로 B N Q는 이번에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그렇게 빠른 속도로 원래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영민의 행동에만은 확연히 달라진 게 있었다. 
    물론 그것은 장하사 외엔 누구도 눈치를 못 채고 있었다. 
    영민은 전빈영 하사뿐만 아니라 이젠 김대명 하사까지도 슬슬 피했다. 될 수 있으면 두 사람 모두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애를 섰다. 논리적으로 뚜렷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일요일 새벽의 그 끔찍했던 사건 이후, 전빈영 하사뿐만 아니라 김대명 하사에 대해서도 본능적으로 강한 거부감이 생겨난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영민이 B N Q 내에서 가장 좋아했던 이가 바로 김대명 하사가 아니었던가. 상황이 이렇게 순식간에 반전되어 버린 것에 대해서 영민 스스로도 납득할 수가 없었다. 다만 본능이 지시하는 데로 따르는 것이 최선일 것만 같았다. 



    " 이하사님. " 

    근무장에서 멍하니 딴 생각에 빠져있는 영민을 누군가가 나직이 불렀다. 돌아보니 같은 근무장 병(兵)인 도기석 병장이 영민을 빤히 바라보고 있다. 그는 영민과 동갑내기로 부대 내에서 가장 친한 병이었고 영민이 근무를 처음 배울 시기에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었다. B N Q 생활이 답답할 때면 가끔 그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위로를 받기도 했었다. 

    " 응, 왜? " 

    " 무슨 생각하세요? " 

    " 응? 아냐……" 

    그러자 도기석 병장은 의미심장한 표정이 된다. 

    " 이하사님, 그 일은 어떻게 되었어요? " 

    " 뭐? " 

    영민은 풋내기처럼 화들짝 놀라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나 주위 사람들은 아무도 영민과 도기석 병장의 얘기에 관심이 없었다. 

    " 일은 무슨 일……? " 

    영민이 시침을 떼고 정색을 했지만 포커 페이스가 되지 않고 있었다. 낌새를 눈치챈 도기석 병장이 싱긋 웃으며 잠시 시계를 보더니, 

    " 이하사님 담배 한 대 안 피시겠습니까? " 

    한다. 아닌게 아니라 영민도 좀 전부터 담배 생각이 간간이 나던 중이었다. 영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 저, 담배 한 대만 피고 오겠습니다. " 

    그러자 저 쪽에서 신문을 보고 있던 운영계 선임하사가 따분한 농담을 던지듯 말한다. 

    " 두 대 피고 와도 돼. " 

    선임하사는 영민의 근무태도나, 생활모습을 상당히 좋게 보고 있던 터였다. 영민과 도기석 병장은 가볍게 미소를 띄우며 일어섰다. 

    "그럼……"



    영민과 도기석 병장 운영계 본관 건물 옆 흡연 장소로 나왔다. 
    도병장이 담배 하나를 건네고 불을 붙여준다. 영민은 담배를 물자마자 두, 세 모금 급하게 연기를 들이마신다. 폐 속 깊이까지 담배연기가 들어갔다가 그 안을 휘젓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빠르게 역류하며 목을 타고 다시 밖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렇게 좀 시간이 지나자 드디어 숨통이 확 트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영민은 비로소 편안한 마음으로 이번에는 제법 천천히 한 모금을 빨았다. 군대와서 배운 것이지만, 제대를 하더라도 이것은 도저히 못 끊을 것만 같았다. 영원히 자신의 윗 쪽 주머니에는 담배 갑과 라이터가 들어 있을 것만 같다. 

    " 이하사님. 전빈영 하사님 어떻게 됐습니까? " 

    " 뭐? " 

    영민이 꽁초가 되어 가는 담배에서 마침내 입을 떼고는 도기석 병장을 돌아본다. 

    " 저희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 날 일……" 

    " 야, 도병장. 너 입 조심해. 응? 그거 주임 원사나 헌병반장 귀에 들어가면 골치 아파져. " 

    영민이 흥분 섞인 목소리로 떠들다가 문득 주위를 살피며 숨을 죽인다. 그러자 도기석 병장이 안심하란 듯 고개를 끄덕인다. 

    " 걱정 마세요. 제가 애들 입 단속 확실히 시켰으니까요. 그 일 부대장 알면 우리들까지 다 피곤해지는데요 뭐. 가뜩이나 저 제대도 얼마 안 남았는데……" 

    도기석 병장은 제대를 3개월 남짓 남겨둔 말년 병장이었다. 도기석 병장은 한층 목소리를 죽이며 영민이게 다가왔다. 

    " 이하사님. 전하사님은 아직도 귀신 못 잡았답니까? " 

    " 뭐? " 

    " 전하사님 귀신 볼 줄 알잖아요. 예전부터 B N Q 4호실 귀신 잡는다고 그러더니 아직 못잡았나 봅니다? " 

    영민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도병장이 어떻게 그런 걸……' 

    그러나 그럴 법도 했다. 도기석 병장은 벌써 이 부대에서 2년 동안이나 생활하고 있다. 아직 두 달도 채 안된 영민보다 부대 전반적인 것들에 대해 당연히 더 많이 알고 있을 것이었다. B N Q에 대해서까지도.
    순간 영민의 눈이 반짝였다. 

    " 도병장. " 

    " 예? " 

    " 너 여기 온지 2년 됐지? " 

    " 예, 2주일 후면 꼭 2년입니다. "

    " 그래? " 

    영민은 장하사가 예전에 자신에게 해주었던 B N Q 4호실의 괴담이 생각났다. 아니 괴담이 아니었다. 그것은 분명히 실화라고 했었다. 하지만 또 모를 일이다. 장하사마저도 잘못 알고 있던가 아니면 그가 지어냈을 수도 있으니.

    " 너 그럼 B N Q 4호실 얘기도 알고있니? " 

    영민이 조심스레 물어보자 도기석 병장은 다시 싱긋 웃는다. 

    " 알죠 그럼. " 

    " ……! " 

    " 제가 여기 신병으로 막 왔을 때 한참 그 얘기 때문에 난리였어요. 거기서 세 명이 죽었잖아요. " 

    " 정말이야? " 

    사실이었구나…… 어처구니없게도 그게 사실이었어.
    영민은 새삼 넌덜머리가 났다. 그렇다면 이건 진짜 공포의 B N Q가 아닌가! 

    " 그 때도 대단했었어요. 얼마 전에 박기우 하사님 사건은 거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죠.그땐 정말 부대가 발칵 뒤집혔었어요. 그 때 아무것도 모르는 신병이었던 제가 얼마나 무섭고 어안이 벙벙했는지……" 

    영민은 그런 도기석 병장을 가만히 바라본다. 이해가 갔다. 지금의 영민 심정이 그러하니……

    " 그런데 전빈영 하사님 말입니다. " 

    " 어? " 

    " 전하사님이 제가 여기 오고 한달 정도 있다가 아마 여기로 자대 배치를 받았을 겁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서 우연히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다가 그 사람과 만났었는데, 저한테 대뜸 이러는 겁니다. " 

    " 뭐라고? " 

    " B N Q 4호실에서 최근에 누가 죽었냐는 겁니다. " 

    내심 놀라는 영민. 도기석 병장의 말은 계속되었다. 

    " 그래서 저 사람이 누구한테 무슨 얘기를 들었구나 생각하고 별 생각 없이 그렇다고 그랬죠. 그런데 또 대뜸 하는 얘기가 그 때 거울 속에서 귀신 하나가 빠져나갔다는 겁니다. 얼마나 기가 차던지…… 그리고 계속 하는 얘기가 그 귀신이 아직 B N Q를 떠돈다는 겁니다. " 

    " 너하고 좀 친했었니? " 

    " 전하사님요? 아닙니다. 그 때 저도 첨 봤었어요. 그래서 전 당연히 이 사람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나 했었죠. 그런데 그 때 전하사님이 이러는 겁니다. 그 귀신이 4호실로 다시 올 거라는 거예요. 세 명의 목숨을 가져가야 되는데, 아직 하나가 남았다는 겁니다. 글쎄……" 

    " 그럼……? " 

    " 예. 그 때 까진 아직 두 명만 죽은 상태 였죠. 그런데 전하사님이 그 말을 하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났나……? 아닌게 아니라 4호실에서 자고 있던 하사 한 명이 또 죽어버린 겁니다. " 

    영민은 할 말을 잃었다. 지금 도기석 병장의 얘기가 모두 사실이라면, 전빈영 하사는 정말 누구란 말인가? 어떤 능력을 지니고 있기에 그런 것들을 예측할 수 있단 말인가?

    " 그리고 즉시 4호실은 폐쇄되어 버리고, 이후 2년간 아무런 일도 없었죠. 그 때부터 전 전빈영 하사님이 참 대단해 보이더라고요. 아하 저분은 정말 귀신을 볼 수 있는 사람이구나. " 

    영민은 그만 한숨이 나왔다. 
    도기석 병장이 영민을 슬쩍 바라보며 물었다.

    " 전하사님 아무 일 없는 거지요? " 

    " 응? 어 그래. 그 일 잘 마무리 됐어. " 

    " 그런데 참 이상하데요. B N Q에선 모두 전하사님을 되게 싫어하대요. 왜 그러는 건지. 이하사님도 전하사님 싫어하세요? " 

    " 뭐? 아, 아냐. 난. " 

    영민은 다시 담배가 그리워진다. 급히 주머니를 뒤적거려 새 담배 하나를 꺼내 물었다. 

    " 어유…… 말년 병장, 빨리 열외 안 시켜주나……! "

    도기석 병장은 별안간 지겹다는 듯이 탄성을 내지른다. 

    " 저 먼저 들어갈게요. 천천히 오십시오. " 

    " 어, 그래. " 

    도기석 병장은 전투복 바지에 묻은 담뱃재를 털어 내며 운영계로 향했다.
    영민은 새로이 연기를 빨아들이면서 좀 전에 들었던 도기석 병장의 이야기들을 반추해 보았다. 그러면서 전빈영 하사에 대해서 꼼꼼히 따져 보았다.
    그는 나쁜 사람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박기우 하사와 김대명 하사를 그렇게 심하게 구타했는데도? 그러나 박기우 하사는 그가 그랬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고, 김대명 하사의 일 역시 의심의 여지가 많다. 정말 그가 김하사를 죽일 생각이었다면 그 순간 절대 불을 켜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그 많은 B N Q 인원이 있는 가운데서 그를 죽이겠다는 시도 자체부터가 뭔가 잘못된 것이다. 
    그는 김대명 하사의 말처럼 4호실 귀신이 아닌 것이다. 그는 엄연한 사람이다. 단지 특출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 그렇다면 그가 김대명 하사를 공격했을 땐 뭔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게 뭘까? 
    머리가 복잡해진다. 
    고개를 세차게 저으며 꽁초를 휴지통에 던지는데, 불똥이 사방으로 튀면서 동시에 영민의 머리속을 번뜩이는 사념 하나가 있다. 

    '지금까지 너무 한가지 시선으로만 상황을 생각했었구나.' 

    김대명 하사……
    그는 어떤가? 그는 정말 영민이 예전부터 느껴왔던 것처럼 좋은 사람이 맞는가? 
    만일 정말 그렇다면 앞뒤가 안 맞는다. 전빈영 하사도 나쁜 사람이 아니고, 김대명 하사도 그렇고,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면…… 누가 누구를 특별히 공격할 이유가 없다. 특이한 예는 집어치우자. 모두를 일직선상에 동일하게 놓고 단순히 생각해 보자. 
    누군가가 누군가를 미워하고 공격한다. 그런데 둘은 모두 정상인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공격을 당하는 자가 공격을 가하는 자에게 뭔가 나쁜 행동이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즉 김대명 하사가 전빈영 하사에게 뭔가 좋지 않은, 그것도 상당히(죽이고 싶을 만큼의) 나쁜 행동을 보였기 때문에 전빈영 하사가 그에 응징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영민은 그날 밤, 어둠 속에서 자신에게 다가오던 김대명 하사의 모습을 다시금 상기하게 되었다. 
    그러자 순간 무의식적인 전율이 영민의 전신을 훑고 지나간다. 
    영민도 깜짝 놀랬다. 왜 이런 전율이 느껴지는 건지? 그리고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물이 스며들 듯이 몸 속으로 조금씩 침투해오는 이 공포감은?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치켜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생각 하나! 
    그것들은 영민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멋대로 그의 머릿속에서 말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김…… 대…… 명…… 하…… 사…… 는…… 누…… 구…… 인…… 가…… ? 그…… 
    는…… 정…… 말…… 예…… 전…… 에…… 내…… 가…… 알…… 던…… 김…… 대…… 
    명…… 하…… 사…… 가…… 맞…… 나…… ?' 

    영민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냐. 왜 이런 생각까지……!'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진 것은 바로 그 순간이다. 
    영민이 돌아본 곳에는 유령보다도 더 무서운 모습의 김대명 하사가 거짓말처럼 우두커니 서서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 허억! " 

    저도 모르게 나직한 비명을 토하며 영민은 그만 뒷걸음질까지 친다. 상대가 B N Q 고참이라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놀란 마음에 경례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 영민의 눈에 비친 김대명 하사의 모습은 그대로 공포 그 자체였다. 
    슬슬 뒷걸음을 치며 운영계 쪽으로 향하는 영민. 그러나 김대명 하사가 마침내 어이없다는 표정을 보이며 다가온다. 

    " 야, 이영민. 새꺄 너 지금 뭐하냐? 어? " 

    다가오는 김대명 하사의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알 수 없는 냉기. 영민은 그에게서 강한 거부감과 함께 본능적인 위기의식을 느낀다. 

    " 이영민! " 

    어느새 바짝 다가온 김대명 하사가 목청을 높인다. 
    영민은 화들짝 놀라며 새삼 김대명 하사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언제까지 놀란 표정만 짓고 있을 수는 없다. 
    정신 차려라 이영민, 정신차려……

    " 피, 필승! " 

    그제야 영민의 떨리는 손이 올라갔다. 
    김대명 하사는 차가운 미소를 짓는다. 아니 어쩜 그냥 미소였을지도 모른다. 단지 영민에게만 그것이 차갑게 느껴졌을 것이다. 

    " 장난 하냐? 지금. 어? " 

    " 아, 아닙니다. " 

    " 너 좀 전에 나보고는 왜 도망가려 했어? " 

    " 예? " 

    " 금방 도망가려 했잖아? " 

    " 아, 아닙니다. " 

    " 뭐야? " 

    김대명 하사는 가소롭다는 듯 다시 한번 냉소를 띤다. 영민의 심장이 요동을 친다. 너무 목소리가 커서 김대명 하사가 듣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까지 들었다. 
    그런데 다음 순간, 

    " 야, 이영민. 너 내가 겁 나냐? " 

    김대명 하사는 영민의 속마음을 꿰뚫고 있는 듯 했다. 

    " 아, 아닙니다. " 

    영민은 떨리는 목소리로 애써 부인했다. 그러나 떨리는 목소리 자체가 이미 자신의 대답에 반격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 입으론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몸으론 그것을 강하게 시인하고 있으니…… 

    " 야, 이영민. 너 왜 그러냐? 누구한테 무슨 소릴 들은 거야? 어? " 

    " 아닙니다. " 

    " 너 눈엔 나까지도 귀신으로 보이냐? " 

    " 예? " 

    " 그런 거냐? 내가 귀신같이 보여? " 

    " 아, 아닙니다. " 

    " 너 진짜 귀신이 누군지 몰라서 그래? " 

    김대명 하사는 답답하다는 듯 소리를 질렀다. 영민은 어깨를 움츠렸다. 
    진짜 귀신……? 과연 그게 누구인가? 그런 것을 내가 어떻게 알고 있단 말인가?
    영민은 눈망울을 조심스레 굴리며 김대명 하사를 쳐다보다가 또 한번 몸을 떨었다. 김대명 하사의 이글거리는 눈빛과 분노한 백사처럼 하얗게 바랜 얼굴빛은 그야말로 귀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었다.
    숨막히는 전율에 휩싸인 영민은 그 전율의 원천인 김대명 하사의 눈빛을 더 이상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시선을 떨구었다. 그러자 먼지가 내려앉은 김대명 하사의 전투화가 보였다. 버젓이 발이 있는 것을 보니 또 귀신이 아닌 것 같다. 

    도대체 누가 진짜 귀신이란 말인가……? 아니 귀신이라니……? 세상에…… 그런 말도 안 
    되는……

    한동안 암담한 침묵이 사위를 감쌌다. 
    잠시 후, 김대명 하사가 조금 누그러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의 눈빛도 많이 부드러워졌다. 

    " 이영민…… 넌 알잖아. 그렇지? " 

    " …… " 

    누그러든 분위기에 영민은 조금 안심이 되었다. 마음이 진정되자 다시 김대명 하사의 얼굴을 들여다 볼 용기가 생겨났다. 
    영민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의 앞에 선 고참의 모습은 귀신이 아니다. 눈이 세 개 달린 것도 아니고, 입가에 피를 질질 흘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는 그저 김대명 하사인 것이다. 
    하지만 진짜 귀신이라면 얼굴에 귀신 티를 내지 않고 나타나는 법이다. 
    김대명 하사는 마치 영민의 마음을 읽고 있기라도 한 듯 조금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  

    " 야 임마, 제발 멍청한 생각 좀 하지마! 난 네 고참일 뿐이야. 니가 조심해야 할 놈은 내가 아니라 전빈영 하사야. 그 자식이 진짜 귀신이란 말야. 몰라? " 

    " …… " 

    " 아직 아무도 눈치를 못 채고 있어. 그렇다고 내가 진실을 말할 수도 없어. "

    김대명 하사가 열띤 어조로 말을 이었다.  

    " 내가 그 날 일 이후로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 하냐? 아무도 믿을 놈이 없기 때문이야. 그렇잖아? 누가 내 말을 믿겠어? 잘해야 미친 놈 취급이나 받고 말지. 과연 누가 진실을 알아주겠냐고! " 

    김대명 하사의 말에는 어느 정도 진실이 담겨 있는 듯 했다. 하지만 아직은 백 프로 믿을 수는 없었다. 풀리지 않는 매듭들이 김대명 하사에게도 아직 많은 것이다. 영민은 적어도 자신의 몸에 새겨진 멍 자국들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는 김대명 하사를 예전처럼 믿고 따를 수 없을 것 같았다. 

    " 하지만 넌 알고 있잖아? 너만은 날 믿고 따라줘야 해. 난 지금 기회를 노리고 있어. 놈을 처치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고 있단 말야. 너도 날 좀 도와줘야 해. 응? 이영민! 너하고 난 한편이야. 내 말 알겠냐? " 

    김대명 하사는 호소하는 듯한 표정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영민은 자신의 몸이 본능적으로 뒷걸음질을 치려는 것을 간신히 저지했다. 

    " 우린 힘을 합쳐야 한다구. 알겠어? " 

    " …… " 

    " 알겠냐구?"

    " 예에……"

    영민은 아무런 대답도 하고 싶지 않았지만 강요하는 듯한 김대명 하사의 집요함에 어쩔 수 없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수긍을 해 주었다. 김하사가 다시 뭐라고 입을 열려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영민을 부른다. 

    " 야, 이하사. 너 담배 몇 대나 피는 거야? 어? 세 대 피우고 있는거 아냐?" 

    돌아보니 근무장 선임하사가 슬슬 다가오고 있다. 입에 담배를 물고 있는 걸 봐선 그도 담배를 피우러 나오는 모양이다. 아닌게 아니라 근무장을 떠나고 너무 시간이 많이 흘러갔다. 전입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신임하사로선 꽤나 건방진 행동일 수도 있었다. 영민은 걱정과 안도감이 묘하게 섞인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 아, 죄송합니다. 선임하사님. 곧바로 들어가겠습니다. " 

    그러나 영민을 평소 마음에 들어하던 선임하사는 빙글빙글 사람 좋은 웃음을 보이며 불을 붙인다. 

    " 너랑 얘기하던 그 놈은 누구냐? " 

    " 예? 아, 여기…… " 

    그러나 영민이 돌아보면 김대명 하사는 없다. 감쪽같이 모습을 감춘 후다. 그저 더운 여름날의 뜨거운 햇볕만이 그 자리를 내리쬐고 있을 뿐이었다. 
    영민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사방을 두리번거렸다. 

    " 걔 아까 갔어. 내가 나오자마자 가던데? 니 쫄병이냐? " 

    " 예? 아닙니다. 제 쫄병이 어디 있습니까? " 

    " 그럼 너 괴롭히는 고참이냐? " 

    " 아닙니다. " 

    영민이 과장스런 표정으로 부인하자, 알았다는 듯 선임하사는 고개를 끄덕인다. 

    " 그 놈 상판때기 보니까 되게 심각하던데…… 뭔 일 있냐? " 

    " 예? " 

    영민은 새삼 선임하사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그렇다. 어쩌면 선임하사에게 다 털어놓고 정말 심각하게 면담을 해봐야 하는 게 아닌가……  요즘 B N Q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들…… 신임하사인 영민이 혼자서 감당하기엔 너무도 힘들었다. 이 일은 어느 정도의 연장자가 나서서 매듭을 지어야 할 일이었다. 아직 철부지나 다름없는 영민이나 B N Q 하사들이 해결하기엔 너무 벅찬 일이다. 가뜩이나 어린 사람들인데다가 엄격하게 나누어진 계급 관계 때문에 서로의 눈치부터 살펴야 하는 판국인데, 어떻게 제대로 된 답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 왜? " 

    선임하사가 계속 자신을 빤히 쳐다보기만 하는 영민을 의아해한다. 영민은 번뜩 정신을 차렸다.

    " 아, 아닙니다. 그냥 근무 열심히 하라는 말이었습니다. " 

    " 그래? " 

    " 예. 그럼, 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 

    운영계로 향하는 영민의 발걸음은 지쳐 있었다. 그는 조금 전의 생각으로 다시 돌아가 결론을 맺어 보았다. 
    하지만……
    하지만 선임하사가 과연 이일을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도 이런 이야기들을 믿으려고 는 할까? 이런 황당스런 얘기를 믿어줄 사람이 과연 부대 내에서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일을 처리함에 있어 현명한 처사를 보이기는 하지만, 그들이 현명한 것은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현실을 벗어나는 듯한 얘기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의심부터 하려 들 것이다. 
    김대명 하사의 말이 맞는 것이다. 아무도 없다. 이 이야기를 믿어줄 사람은 나이가 많고 적고를 떠나서 이 부대 안에는 없을 것 같다.그리고 아무도 믿지 않기에 영민으로선 더욱 무서운 일인 것이다. 
    근무장에 돌아오니 도기석 병장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영민을 흘끔 본다. 
    영민은 도기석 병장이 아까 했던 말이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머리가 정말로 혼란스러워짐을 느꼈다. 
    도무지 정리가 안 되고, 해결책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믿지 못하는 이야기라면 자기 자신조차도 믿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영민은 이상한 일들을 몸소 체험한 당사자가 아닌가…… 몸이 무언가에 지배당해 
    있는 이상 정신의 거부는 아무 소용없는 일인 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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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남과 이별



    각자 살아가며, 만나고 헤어짐을 반복한다.

    무뎌지는 것일까 , 아니면 그저 무감각할뿐일까.

    수없이 많은 만남 속에 끈끈하게 얽혀진 인연.

    그럴리 없다면서도 어느샌가 풀린 인연.

    인연이 얽힌다면 풀리는걸 준비해야 하는 자세.

    현대인에게 필요한 "낭만"

    Episode1 - Wind 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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