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해외에서 외노자 생활을 하고 있는 30대중반의 여자사람입니다.</div> <div><br></div> <div>나이드니 어디다 하소연 할때도 없고 이런 게시판에 주저리주저리 글이라도 써 봅니다.</div> <div>태어나 처음하는 짝사랑이 이렇게 답답하고 괴롭다는걸 경험하는 중입니다.</div> <div><br></div> <div>어릴때부터 성격탓에 여자친구 보다는 남자친구들이 더 많았고</div> <div>단 한번도 그들과 썸(?)을 탄다거나 딴생각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div> <div><br></div> <div>물론 그들이 결혼을 함과 동시에 우리의 우정도 끝을 내야 하긴 했지만..</div> <div>아무리 친한 사이여도 와이프에게 눈치가 보여 연락을 하기가 좀 그렇더라구요..</div> <div><br></div> <div>어느덧 내나이 30대 중반.</div> <div>대부분의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주변에 남아있는 처녀 총각 이혼남,이혼녀 (으응?) 들은 서너명 남짓.</div> <div><br></div> <div>이 이야기는 그중 한친구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div> <div><br></div> <div>10여년전 알게된 이 친구는 제게는 무척 군대동기 같은 친구입니다.</div> <div>단 한번도 이 친구를 남자로 대하거나 이 친구도 저를 여자로 대하거나 한적이 없습니다.</div> <div><br></div> <div>2년전.. 이 친구가 제가 살고 있는 나라로 휴가를 온 적이 있습니다.</div> <div>그때만 해도 굳이 날 보러 오는건 아니지만 한국에서 오는 친구가 참 반갑고</div> <div>엄마가 싸준 반찬을 배달해주는 친구가 무척이나 고마웠습니다.</div> <div><br></div> <div>저는 일을 해야 했기에 그 친구는 혼자 여행을 했고</div> <div>돌아가기 전 주말에 같이 하루정도 관광을 같이 할 기회가 있어 함께 다니는데</div> <div>이 친구 무척이나 든든하더군요.</div> <div>한국에서는 못보던 모습과 남을 많이 배려하는 모습, 그리고 당당한 모습이 인상적이였습니다.</div> <div><br></div> <div>그렇게 그 친구는 한국에 돌아가고.</div> <div>이상하게 자꾸만 그 친구가 떠올랐습니다.</div> <div>그냥 외국에 오래 있어 외로워서 그런가보다. 연애를 오래 안해서 그런가보다. 주변에 남아있는 인간이 이인간밖에 없어서 그런가보다.</div> <div>라며 생각하지 않으려 일에도 매달려 보고 다른것에 몰두도 해봤습니다.</div> <div><br></div> <div>몇달뒤 한국에 다녀올일이 있어 출장차 갔다가</div> <div>이 친구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span style="font-size:9pt;">인정해야 했습니다. 이친구가 남자로 좋다는것을.</span></div> <div><br></div> <div>하지만 혼란스러웠습니다.</div> <div>저는 결혼생각은 전혀 없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도 없고. 이 친구와 연애를 하고 싶은 생각은 더더욱 없었거든요.</div> <div><br></div> <div>혼란스러운 마음만 잔뜩 가진채 다시 돌아온뒤.</div> <div>30대의 사랑은 그렇더라구요. </div> <div>사랑이 전부가 아니라 그런지 일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여행도 다니며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갔습니다.</div> <div>그냥 내 마음에 그사람만 넣어둔채..</div> <div><br></div> <div>1년뒤. </div> <div>휴가를 가기위해 이곳저곳 알아보던 중.</div> <div>그 친구가 선택한 휴가지와 제가 선택한 휴가지가 무척이나 가깝더라구요.</div> <div>이틀정도는 얼굴을 볼수 있을것 같아 중간쯤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div> <div><br></div> <div>두근두근. </div> <div>이나이에도 두근거릴수가 있네요.</div> <div><br></div> <div>설레임이 잠못 이루며 휴가날짜만을 기다렸습니다.</div> <div>고백이라는걸 해볼 생각이었습니다. </div> <div>오랜 고민끝에 내린 짝사랑을 끝내는 방법은 "고백한다" vs "포기한다" 인데</div> <div>우리의 사이가 끝나더라도 내마음이라도 전해보려고 했습니다.</div> <div><br></div> <div>휴가지에서의 첫날.</div> <div>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중.</div> <div>그 친구가 말하더군요. </div> <div>여자친구가 생겼다고.</div> <div><br></div> <div>아.</div> <div>여자친구.</div> <div><br></div> <div>심장이 차갑게 식는걸 느꼈습니다.</div> <div>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눈으로 들어가는지 </div> <div>입에서는 아무말대잔치가 나오고 있고 </div> <div>이틀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펑펑 울었던 기억밖에 나지 않네요.</div> <div><br></div> <div>이정도 되면 포기가 될법도 한데.</div> <div>그친구를 생각하는게 습관이라도 되어버린걸까요.</div> <div><br></div> <div>매일매일 그친구만 떠올리며 시간은 또 흘러갑니다.</div> <div><br></div> <div>다시 1년이 지나고. </div> <div>이번에는 휴가를 한국으로 다녀왔습니다.</div> <div>그친구를 포함해 친구 몇명과 가까운 곳에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div> <div>그 친구는 여자친구랑 헤어졌다고 하더라구요.</div> <div><br></div> <div>다행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걸 보니 나는 참 이기적인 사람입니다.</div> <div><br></div> <div>하지만 그 친구에게 더이상 다가갈수는 없었습니다.</div> <div>그친구의 눈빛 말투 행동 하나하나가 "너는 여자가 아니라 친구아" 라고 선을 그어주고 있었거든요.</div> <div><br></div> <div>- friends zone - </div> <div><br></div> <div>그인간은 나의 이런 마음을 알런지.</div> <div><span style="font-size:9pt;">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짝사랑이 왜 하필 그인간인지 </span></div> <div>짝사랑이 이렇게 아프고 괴롭다는것을 왜 친구들은 말해주지 않은건지</div> <div><br></div> <div>이제는 정리 라는걸 해보려고 합니다.</div> <div>시작도 안한 관계에 정리라는게 있을리가 있겠냐만은</div> <div>불확실한 나의 미래에 그사람을 넣고 싶지 않고</div> <div>이기적인 나의 마음을 그사람에게 알려주고 싶지 않고</div> <div>우정을 빙자한 우리 관계를 깨고싶지 않습니다.</div> <div><br></div> <div>짝사랑은 참 편하네요.</div> <div>혼자 시작하고 혼자 끝내고.</div> <div><br></div> <div>마지막 바램이 있다면</div> <div>그 친구가 빨리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div> <div><br></div> <div>이 무슨 말도 안되는 바램인가 싶지만</div> <div>내가 가질수 없다면 빨리 다른사람이 가져가버려야 깨끗이 정리할수 있을것 같으니까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