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값 못하는 베라크루즈 50미터 굴러도 에어백은 ‘무용지물’
낭떠러지 추락사고에도 12개 에어백 한개도 안터져
현대차 “전복·추락시 예외…설명서에도 명시” 발뺌
▲ 현대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베라크루즈가 산비탈을 굴러 떨어져 차체가 심하게 찌그러졌는데도 에어백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모습. 충북 옥천군 안내면 정방리 오덕고개에서 50여미터 아래로 굴렀으며 차에 타고 있던 정모(31)씨와 황모(26)씨는 다행히 안전띠를 매고 있었기에 목숨은 건졌으나 머리와 어깨 등을 크게 다쳐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산비탈을 굴러 폐차 판정을 받을 정도의 큰 사고를 당했음에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승객이 큰 부상을 당했다.
국내 최고 사양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낭떠러지로 굴려 떨어져 폐차 수준이 됐지만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는 사고가 발
생, 운전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문제의 차량은 현대자동차의 대표적인 SUV 베라크루즈다.
황모씨(50)는 사위가 운전하던 베라크루즈가 21일 오후 2시30분께 충북 옥천군 안내면 정방리 오덕고개 커브길에서 마주 오던
차량을 피하다가 110미터 아래로 굴려 떨어졌지만 차량에 장착돼 있던 에어백 12개가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베라크루즈 모든 모델에는 운전석과 동승석 디파워드 에어백이 기본으로 적용돼 있다. 측면 충돌시에는 사이드 에어백이 1열
승객의 흉부를 보호하는 동시에 커튼 에어백이 1·2·3열 승객의 머리부를 보호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하나도 작동하지 않았다. 당시 운전석에 있던 사위(31)와 조수석 아들(26)은 그나마 안전벨트를 하고
있어 목숨을 건졌지만 머리와 어깨 등을 크게 다쳐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사위차를 뒤따라가다가 사고를 목격한 황씨는 “75도 경사의 고개 아래로 차가 떨어지면서 1차 충격을 받고 범퍼가 떨어져 나가
고 몇 바퀴를 굴렀다”며 “목숨을 건진 것은 천운일 정도로 대형 사고였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면서 황씨는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개했다. 황씨는 “차량 앞 부분뿐 아니라 전체가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심하게 부서져 폐차를 시켰다”며 “이렇게 엄청난 충격을 받았는데도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4700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베라크루즈를 산 이유는 안전성 때문인데 대형 사고에도 에어백이 하나도 안터지면 어떻게
믿고 탈 수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에어백은 탑승자가 안전벨트를 하고 있어도 다칠 정도의 충격이 가해지면 작동한다”며 “하지
만 예외적인 경우가 있으며 이는 차량 취급설명서에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예외적인 경우는 안전벨트로 탑승자를 보호할 수 있는 경미한 사고 충격, 후방 추돌이나 충돌 사고, 사면 추돌
이나 충돌 사고, 버스 또는 트랙과 충돌 사고, 전복·구름 등의 사고 등에서는 전면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전면 에어백이 시속 19㎞로 고정벽에 충돌하면 터지지만 차량과 충돌하면 안터진다”며 “사고 차량에서 왜 에어백
이 작동하지 않았는지는 정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벤츠 뉴C클래스도 고속도로에서 정면 충돌 사고로 심하게 일그러졌지만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운전자가 중상을 입
는 일이 발생하는 등 에어백 미작동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출처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