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지난 광화문 청계광장 집회때 참가하면서 겪었던 일들과 그때의 감상을 적었습니다.</div> <div> 앞으로도 계속 참가하면서 이 나라에 희망이 찾아오기를 바라겠습니다.</div> <div> </div> <div>* 여러 게시판을 찾아 보았지만 '시사'라고 하기에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자유'라고 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무겁기에</div> <div> 그래도 이 '사회면' 게시판이라면 합당하지 않을까 하여 올리게 되었습니다. 더 나은 게시판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시길 부탁드립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10월 29일 토요일, 나는 광화문 광장을 향해 나섰다. 추운 날씨와 혹시 모를 물대포를 견뎌내기 위해 </div> <div>아웃도어 야상에 따뜻한 모자와 목토시를 둘러 맸다. 등가방에 구급약과 우산을 챙겨 넣고, </div> <div>이걸로도 부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염려에 물티슈와 휴지를 샀다. </div> <div> </div> <div> 하지만 심각한 것은 나 뿐이었을까. 지하철 안으로 들어서자 한가로운 사람들의 주말 일상이 눈에 들어왔다.</div> <div>웃고 떠드는 아이들과, 피곤에 꾸벅꾸벅 조는 어른들, 그리고 손을 맞잡고 다정하게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div> <div>뉴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는 듯, 그들은 토요일 주말을 느긋하게 즐기고 있었다.</div> <div>어딘가 허탈해지는 씁쓸한 기분에 할 수 있는 것은 눈을 감는 것 뿐... 그렇게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div> <div>비장한 각오를 다진 나 자신과, 다 때려치고 술이나 한잔 하고 싶은 나 자신이 싸우고 있었다.</div> <div> </div> <div> 그런 갈등 끝에 나선 광화문 광장도 지하철과 마찬가지였다. 한복을 입어보는 사람들... 광장을 배회하는 사람들...</div> <div>평소와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가면을 쓰고 꼭두각시 인형 분장을 한 채 위정자를 조롱하는 탈춤놀이 한판, </div> <div>방석을 천원에 판다며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아줌마들과 술과 안주를 파는 아저씨들의 모습... 그저 한숨이 나온다.</div> <div>그저 장군님 곁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노란 리본 달린 움막 속에서 웅크린 채 앉아 있는 사람들과, </div> <div>이 나라처럼 꼬일때로 꼬여버린 탑 아래 모인 몇 안되는 사람들이, </div> <div>그리고 좌절로 가득한 소시민 한 사람이 이곳에서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었다.</div> <div> </div> <div> 하지만 어느샌가, 희미한 빛 하나 하나가 광장을 메워가기 시작했다. 과잠을 입고 추위에 손을 동동거리는 소녀들,</div> <div>사랑을 고백하며 서로를 지켜 안은 연인들,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거리에 나선 가족들, 이 나라에 살고 있는 </div> <div>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용기를 내어 촛불을 들기 시작했다. 그렇다. 다들 가슴 깊이 숨기고 있어서 보이지 않았을 뿐,</div> <div>저마다의 소중한 별을 손에 품고 일어서자 수많은 별들이 다함께 일렁이는 빛을 내며 어둠을 몰아내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 우리는 다 함께 거리로 나섰다. 수만명의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div> <div>좌절을 몰아 내고 기쁨이 넘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뛰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div> <div>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올바른 세상을 만들기 위해! 그 날의 기적이 가슴 속에서 썩어 가던 한 영혼을 일깨웠다.</div> <div>진정한 나로써 다시 태어나기 위해, 이 땅에서 희망을 되찾기 위해, 앞으로도 추위 속에서 힘겨운 걸음을 나설 것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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