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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엮은 천 개의 달을 네 목에 걸어줄게
네가 어디서 몇만번의 생을 살았든
어디서 왔는지도 묻지 않을게
네 슬픔이 내게 전염되어도
네 심장을 가만 껴안을게
너덜너덜한 상처를 봉합해줄게
들숨으로 눈물겨워지고 날숨으로 차가워질게
네 따뜻한 꿈들을 풀꽃처럼 잔잔히 흔들어줄게
오래오래 네 몸속을 소리없이 통과할게
고요할게
낯선 먼먼 세계 밖에서 너는
서럽게 차갑게 빛나고
내가 홀로 이 거리를 걷든, 누구를 만나든
문득문득 아픔처럼 돋아나는 그 얼굴 한 잎
다만 눈 흐리며 나 오래 바라다볼게
천년동안 소리없이 고백할게
출처 | 신지혜, 천년동안 고백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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