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고 있는데 도로 사이에 있는 놀이터에 작은 움직임이 눈에 들어왔다. <div><br><div>이제 자기 몫을 함직한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잔뜩 웅크린 채 엎드려 있었다.</div> <div><br></div> <div>저 녀석은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저러나하며 피식 웃으며 지나가려는데 녀석의 발걸음이 영 불편하다.</div> <div><br></div> <div>자세히 보니 오른쪽 앞다리를 다쳤는지 차마 발을 바닥에 내딛지 못하고 나머지 세다리로 엉거주춤 걷고 있는 모양새다.</div> <div><br></div> <div>그런데 뭐가 그리 급한지 차가 휙휙 지나다니는 도로를 그 불편한 다리로 급하게 건너간다.</div> <div><br></div> <div>불편한 다리로 위험한 도로를 횡단하는 용기를 준 것은 건너편 인도에 있는 그 녀석의 2배쯤 되는 고양이 한마리였다.</div> <div><br></div> <div>아마도 어미인가 보다. 어미에게 유일하게 남은 녀석일 텐데 다리를 다쳤으니 새끼의 암울한 미래가 보이는 듯해 가슴이 답답하다.</div> <div><br></div> <div>새끼는 그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방금 빌라 아래에 주차한 자동차 아래로 기어들어간다.</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어미도 잠시 주위를 경계하더니 차주인이 빌라로 들어가자마자 오늘 그들에게 허락된 유일한 안식처로 들어간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br></span></div> <div>아침에 헤어진 주인을 반갑게 맞이한 개들이 낯선 체취에 짖어댈만도 하건만</div> <div><br></div> <div>집없이 떠도는 불쌍한 이웃의 사정을 마음에 두고 있는지 현관 위에서 묵묵히 차를 내려다 보고 있을 뿐이다.</div></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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