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가입하고 첫 글이 이런 고민글이 될 줄은 몰랐네요.</p> <p>저는 장애인 동생을 둔 누나입니다.</p> <p>스무살이 될 동안, 한 번도 동생을 부끄럽다거나 동생의 존재가 불행이라거나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p> <p>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지만</p> <p>전 반대로 남들이 표면적으로 볼 가엾고 불행할 제 인생보다는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p> <p><br></p> <p>하지만 이런 저도 사회적으로 어쩔 수 없이 느껴지는 낙인들은 마음이 아픕니다.</p> <p>서울시 모 소재의 중학교 시설에 장애인 직업 체험 센터 설립을 서울시 교육청이 추진하고 있습니다.</p> <p>하지만 역시나(역시나란 말이 나오는것도 슬프지만서도..) 지역주민들의 반발이 심하다고 합니다.</p> <p><br></p> <p>일평생 장애인을 겪을 일들이 많지 않았을 비장애인들이다 보니, 장애인에 대해 편견이 생기는것도 이해가 가고,</p> <p>그 편견이 오로지 그 사람들의 탓만은 아니라고 생각은 하지만,</p> <p>그 과정에서 여과없이 쏟아져 나오는 차별적이고 비하적인 말들에 저는 마음이 욱신거립니다.</p> <p><br></p> <p>정신장애인들이 사고나 범죄를 많이 저지를 것이라는 편견과는 다르게도, 정신장애인들이 저지르는 범죄는 비장애인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습니다.</p> <p>그리고 많은 수의 장애인들은 본인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자각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잡힙니다.당연히 재범률도 극히 낮구요.</p> <p>하지만 장애인이라는 낙인이 이 모든것을 가려버린 채, 장애인은 위험하고 이상한 존재라고 만들어 버립니다.</p> <p><br></p> <p>전에 한 장애인이 아이를 추락사 시키는 일이 있었습니다.저 역시도 뭐라 말할 여지 없이 안타까운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p> <p>하지만 그 일에 관련하여 올라오는 글들의 댓글에 저는 상당히 마음이 아팠습니다.</p> <p>많은 사람들이 정신장애인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이나 생각을 쓰며, 장애인은 무섭다, 위험하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습니다.</p> <p>심지어 오유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그나마 대놓고 차별적인 말들이 없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습니다.)</p> <p><br></p> <p>하지만 생각해보면 살면서 만날 장애인들 중에 위험한 사람이 있을 확률과, 살면서 만날 비장애인중에 위험한 사람이 있을 확률 중</p> <p>후자가 훨씬 더 높은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장애인' 이라고 하면 위험하고 이상한 존재로 치부해버립니다.마치 낙인처럼요.</p> <p><br></p> <p>만약 강력범죄를 일으키는 사람 중 대다수가 남성이라는 이유로, 남성을 어딘가에서 추방하려 들거나 제한하려 든다면 남성들은 분명히 반발할 겁니다.</p> <p>(남성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예시를 든 것입니다.저는 제가 겪는 불합리함을 다른 집단에 적용시키고 싶지 않습니다.)</p> <p>왜냐하면 그러한 범죄자들의 문제는 그 사람들의 문제이지, 그 사람들이 남성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고, 남성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다른 사람들까지 싸잡아 버리는것은 일반화의 오류이기 때문입니다.</p> <p><br></p> <p>장애인 역시도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은 소수인데(그것도 비장애인들의 10분의 1도 채 되지 않는), 장애인이란 낙인으로 인하여 장애인이 저지른 한 번의 사건이 열 번의 사건만큼 부풀려집니다.</p> <p><br></p> <p>그래서 거동조차 불가능한 중증 장애인임에도 불을 내거나 하면 어쩌냐며 전셋집 계약을 거부당하고(저희집의 경험입니다),</p> <p>비장애인들보다 훨씬 먹고살 방법을 찾기 어려운 중에 실낱같은 희망과 마찬가지인 배움의 기회조차 거부당합니다.</p> <p>직업 체험을 할 정도로 인지능력이 있는 장애인이라면 장애 중에 굉장히 경증의 장애임에도 불구하고, </p> <p>그리고 장애인의 범죄율이 사실 극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이란 이유로 위험하다며 거부당하는 세상.</p> <p><br></p> <p>장애는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사실 이젠 잘 모르겠습니다.</p> <p><br></p> <p>남들이 보기엔 징징거림이고, 내 주변엔 그렇게 장애인 차별하는 사람 없는데 유난이네?하는 사람도 있을겁니다.</p> <p>하지만 저는 제 삶의 대부분을 장애인과 뗄레야 뗄 수 없이 지내오고, 다른 대부분의 비장애인들보다 훨씬 많은 사례를 보고 듣고 겪은 사람이라,</p> <p>강건너 불구경같은 마음과 다르게도 피부에 느껴지고, 가슴에 박히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p> <p><br></p> <p>더러 장애인이라서 혜택받는다, 역차별이다 하는 사람도 있지만</p> <p>딸에게 나중에라도 거동조차 못하는 동생을 먹여살려야 하는 짐을 덜어주시기 위해,</p> <p>발로 뛰고 땀을 흘리며 어떻게라도 동생이 홀로 설 수 있는 복지를 만드시려는 부모님의 노력이, 아직까지는 헛된 것일까요.</p> <p><br></p> <p>장애인의 누나라서 불행하지는 않습니다.정말로요.</p> <p>하지만 때때로 마음에 박히는 가시들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