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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5866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16
    조회수 : 4273
    IP : 58.77.***.217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7/10/22 15:48:05
    http://todayhumor.com/?panic_95866 모바일
    단편/19] 어머니
    <div> </div> <div> </div> <div>*보는 분에 따라서는 굉장히 불쾌하고 소름돋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쓰면서 그랬으니까요.</div> <div>그렇다고 제가 그런 성향을 가진 인물은 아닙니다. 소설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일입니다.</div> <div>사실 굉장히 불쾌했지만 다 쓰고 나서는 닭도리탕이 먹고 싶었습니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의식의 흐름입니까?</div> <div>아, 그리고 미성년자는 이 글을 보지 않기를, 강하게 권유합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미란은 아들의 집 앞에 서 있다. 잠시 초초한 눈길로 이리저리 눈알을 굴리더니, 이내 초인종을 누르기 주저하고, 또 눈을 굴리고를</div> <div>반복한다. 그녀는 잠시 자신의 옷자락을 꼭 쥔 채 무언가 결심한 듯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초인종을 눌렀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초인종 너머에서는 어떤 말도 들리지 않는다. 왜? 왜 아무도 없는거지? 이제는 초조한 눈이 불안한 눈으로 바뀐다.</div> <div>붕붕 거리는 바람소리가 어두운 거리에 을씨년스럽게 울려퍼지자, 더욱 불안해지는 듯 하다. 술에 취한 남자가 터벅터벅</div> <div>언덕을 올라와 그녀의 곁을 지나쳤다.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렸다. 추웠다. 어떤 집에서 난방을 트는지 우옹- 하고</div> <div>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여닫는 소리, 왁자지껄한 소리, 어딘가에서는 싸우는지 그릇깨지는 소리.</div> <div> </div> <div>그 모든것들이 메아리쳐 귓전을 때리고 또 지나갈 때 쯤에 그녀는 문에서 돌아섰다.</div> <div>그녀의 손에 들린 검은봉지가 바스락 소리를 내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여긴 왜 왔어?"</div> <div> </div> <div> </div> <div>"현식아."</div> <div> </div> <div> </div> <div>미란은 퇴근해서 바로 들어오는지, 거뭇투성이가 된 아들을 바라보았다. </div> <div>아들 역시 미란을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그 표정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바뀌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여긴 왜 왔냐고!"</div> <div> </div> <div> </div> <div>온 골목이 쩌렁쩌렁 할 정도로, 아들 현식은 소리쳤다. 미란이 반사적으로 달려가 현식의 옷자락을 붙잡고 무릎을 꿇었다.</div> <div>검은 봉지는 놓쳤다. 거기서는 음료수와 귤 몇개, 그리고 사과 몇개가 떨어져 바닥에 나뒹굴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제발, 여기서 그러지 말고. 응? 들어가서 이야기 하면 안돼?"</div> <div> </div> <div> </div> <div>"여기가 너네집이야?! 누가 누구보고 들어가라 마라야!"</div> <div> </div> <div> </div> <div>"제발, 동네사람 다 들어. 응? 시끄럽잖아."</div> <div> </div> <div> </div> <div>하! 현식은 기가막히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무릎꿇은 채 자신에게 애원하듯 매달린 미란을 내려다보며,</div> <div> </div> <div> </div> <div>"부끄러워? 지금 이따위로 찾아온건 안 부끄럽고 동네 시끄러워져서 신상털리는건 부끄럽냐?"</div> <div> </div> <div> </div> <div>"제발, 부탁이니까. 응? 한마디만 하고 갈게."</div> <div> </div> <div> </div> <div>"아오. 이 씨팔년이..."</div> <div> </div> <div> </div> <div>현식은 한숨을 쉬었다. 거칠게 미란의 손을 떨쳐낸 현식이 문을 열어 집안으로 들어왔다. 그 뒤를 따라 미란이 들어갔다.</div> <div>개 짖는 소리가 점점 멀어져갔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담배연기가 자욱한 방 안에 커피 두 잔과 접시에 담긴 과일을 가운데 두고, 현식과 미란은 말 없이 앉아있었다.</div> <div>현식은 담배를 든 손으로 자신의 관자놀이를 괴고 미란을 노려보았다. 담뱃재가 현식의 허벅지로 떨어지자, 미란이</div> <div>뭔가 할 거리를 찾은 사람처럼 분주히 재떨이를 현식의 앞에 밀어놨다.</div> <div> </div> <div> </div> <div>"담배... 많이 피우면 안 좋은데... 요샌... 팔리아멘트... 안피우니?"</div> <div> </div> <div> </div> <div>"여긴 왜 왔어?"</div> <div> </div> <div> </div> <div>미란의 다정한 '듯' 한 말에도, 현식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다시 되물었다. 왜 왔냐는 질문을 받은 미란은 사형선고를 받은</div> <div>죄수처럼 입을 다물고 주먹을 꾹 쥐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아니.... 아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겨울인데... 춥진 않은지..."</div> <div> </div> <div> </div> <div>"누가 엄마야!"</div> <div> </div> <div> </div> <div>현식은 재떨이를 들어 미란을 향해 던졌다. 그러나 재떨이는 미란의 얼굴 옆을 스쳐 지나가 tv가 올려져 있는 수납장으로 향했다.</div> <div>쾅! 하는 소리와 함께 수납장의 손잡이가 떨어져 나가고 주변은 금세 엉망이 되었다. 미란이 비명을 지르며 부들부들 떠는 채 웅크렸다.</div> <div> </div> <div> </div> <div>"현식아! 제발! 그렇게 하지마! 무서워! 응? 제발...!"</div> <div> </div> <div> </div> <div>그러나 현식은 멈추지 않았다. 부들부들 떠는 미란에게 다가가 멱살을 잡고 일으켜세웠다. 헉 하는 소리와 함께 눈물과 공포로 얼룩진</div> <div>미란의 얼굴을 봤지만, 멈추지 않았다. 한 손으로 멱살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머리채를 쥐어잡은 채 거칠게 흔들었다.</div> <div> </div> <div> </div> <div>"말 해! 여긴 왜 왔어! 니가 무슨 경우가 있어서 여길 왔냐고!"</div> <div> </div> <div> </div> <div>"아악! 아파! 살려줘!"</div> <div> </div> <div> </div> <div>"살려? 오냐. 내가 그렇게 살려달라고 빌었을 때에는 눈 하나 깜짝 안하더니 이제 좀 뭐가 느껴져? 그래. 살려달라고?</div> <div>니가 그랬지? 엄살떨지 말라고? 너도 엄살 떨지 마 이 썅년아!"</div> <div> </div> <div> </div> <div>현식은 미란의 머리채를 잡고 온 방안을 질질 끌고 다니며 이 세상의 온갖 욕을 다 해댔다. 손에 집히는 건 리모컨이고 사과고</div> <div>굴러다니는 옷걸이며 라이터며 온갖것을 주워 미란에게 집어던졌다. 바라빠를 외치는 로마의 군중처럼, 돌을 맞는 예수처럼,</div> <div>처절한 미란의 비명소리와 기괴한 현식의 웃음소리가 온 방안을 메웠다.</div> <div> </div> <div> </div> <div>"살려줘! 악! 그만 하란 말이야 이새끼야!"</div> <div> </div> <div> </div> <div>미란은 있는 힘을 다 해 현식의 손을 뿌리쳤다.</div> <div>만신창이가 되어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미란과, 분노를 삭이지 못하는 현식이 서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바라봤다.</div> <div>별안간 미란이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다.</div> <div> </div> <div> </div> <div>"나도 오고 싶어서 온 게 아니야! 엄마를 그렇게 몰라! 새끼가 어떻게 사는지 보러 오는게 그렇게 못마땅해?!"</div> <div> </div> <div> </div> <div>현식이 거친 숨을 몰아쉬다가 미란의 날 선 비명에 천장을 한 번 올려다보며 한숨을 쉬었다.</div> <div>현식은,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바닥에서 뭔가를 주웠다. 그 모습에 미란이 잠깐 움찔했지만, 현식이 주워 든 것은 담배였다.</div> <div>아직 분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떨리는 손으로 라이터를 쥐어 불을 붙인 뒤, 고개를 숙이려 하는 미란에게 담배갑을 건넸다.</div> <div>잠시 미란이 현식의 눈을 똑바로 보며 숨을 몰아쉬다가, 담배를 빼앗듯 받아들어 한 개피를 꺼낸 뒤, 불을 붙였다.</div> <div> </div> <div>현식이 먼저 앉자 미란도 따라 앉았다. 저 멀리로 날아간 재떨이 대신 현식이 미란의 아직 다 마시지 않은 커피잔에 재를 떨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자꾸 엄마라고 하지 마. 내 엄마는 죽었어. 당신이...! 당신이 내 엄마라고 불릴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div> <div> </div> <div> </div> <div>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란이 그렇게 말을 하려고 했지만 현식이 말을 이었다.</div> <div> </div> <div> </div> <div>"돈 때문에 온거겠지. 돈... 그래."</div> <div> </div> <div> </div> <div>현식이 피우다 만 담배를 미란의 커피잔에 그대로 빠트렸다. 그리고 일어서 tv가 있는 수납장으로 향했다. 뭔가를 찾는 듯 덜그럭 거리는</div> <div>소리가 들렸다. 미란이 가만히 앉아있었다. 잠시 뒤 뭔가를 찾은 듯 현식이 돌아왔고, 그가 미란에게 내민 것은 인감과 통장이였다.</div> <div> </div> <div> </div> <div>"이제 마지막이야. 맷값이라고 생각해. 더는 못줘."</div> <div> </div> <div> </div> <div>미란이 담배를 커피잔에 던지고는, 통장을 들어 펼쳤다. 그녀의 눈에 서린 분노가 조금 누그러들어 보였다.</div> <div>현식이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또 다시 담배를 꺼내 물었다. 통장을 접고, 잠깐 현식의 눈치를 보던 미란이 부엌으로 향했다.</div> <div>뭔가 준비하는 소리가 들렸는데, 조금 있다가 미란이 들고 온 것은 간단한 술상이였다.</div> <div> </div> <div>"뭐하자는 거야 지금?"</div> <div> </div> <div>"..."</div> <div> </div> <div> </div> <div>말은 그렇게 했지만 현식은 몸을 당겨 앞으로 앉으며 미란을 계속 쳐다보았다.</div> <div>짐짓 미란은 그 시선을 피하며 소주를 따서, 현식에게 먼저 따라주었다. 제 잔은 제가 따르고, 현식이 먼저 마실 때 까지 기다리는 듯</div> <div>미란이 가만히 앉아있었다. 기다림을 이기지 못한 현식이 결국 한 잔을 마시자, 미란도 역시 한 잔을 마셨다.</div> <div>추운 겨울날 밖에 오래 서 있어서 그런지 미란의 얼굴이 붉어졌다. 취기가 금새 올라왔다.</div> <div> </div> <div> </div> <div>"그 때처럼..."</div> <div> </div> <div> </div> <div>미란이 코를 훌쩍거리며 운을 떼었다. 자신의 잔에 한잔 더 따라 바로 마시고는, 말을 이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 때처럼... 아직도 날 미워하니? 그 때 엄마를 죽인 건 내가 아니야. 사고였다고 이야기했잖아. 손님이...</div> <div>화가나서... 너무 늙었다며... 그래서... 난 말리러..."</div> <div> </div> <div> </div> <div>"사건개요 읊지 마. 법정에서 충분히 들었어."</div> <div> </div> <div> </div> <div>"그런데 왜 내가 엄마를 죽였다고 생각하는거니?"</div> <div> </div> <div> </div> <div>"야 이 빡대가리같은 년아. 니가 그날 엄마한테 손님받으라고 이야기했잖아! 넌 왜 안나갔냐?! 왜! 하루에 몇명씩 받다보니 피곤해 뒤지겠디?!"</div> <div> </div> <div> </div> <div>"엄마 싫다고 했잖아! 이제와서 엄마 위하는 척 하지 말란 말이야! 지금 네 엄마는 나야! 네 눈앞에 있는 엄마는 엄마로 보이지도 않니?!"</div> <div> </div> <div> </div> <div>날이 선 현식의 말에 미란도 지지 않고 받아쳤다. 분위기가 험악해져야 했지만,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은 채 마신 술 탓에 둘은 언쟁을 하는</div> <div>것도 지친 기색이였다.</div> <div> </div> <div> </div> <div>"요새는 몇 명이나 받냐?"</div> <div> </div> <div> </div> <div>"그런식으로 묻지 마."</div> <div> </div> <div> </div> <div>"그러면, 니 일이잖아. 내가 니 비지니스 물어보는것도 안되는거냐?"</div> <div> </div> <div> </div> <div>"...안한지 좀 됐어. 그래서 돈이 없었고... 널 찾아오면..."</div> <div> </div> <div> </div> <div>"그럼 돈이 나온다?"</div> <div> </div> <div> </div> <div>현식이 소주병을 들어 그대로 마셨다. 꿀꺽꿀꺽 소리가 여러번 나도록 마셨다. 그가 병을 내려놨을 때는 소주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div> <div>마침내 현식이 말했다.</div> <div> </div> <div> </div> <div>"돈을 원하면 일을 해야지. 안그래? 생각해보니 맷값으로 주기에는 너무 많은 돈이거든."</div> <div> </div> <div> </div> <div>미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그녀의 허벅지 위에 놓인 그 주먹도 파르르 떨렸다.</div> <div>현식은 담배를 피우며 웃고 있었다. 미란이 침을 꿀꺽 삼켰다. 식은땀도 흘렸다. 한겨울인데도 방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무더워지는 듯 했다.</div> <div>잠시 생각을, 아니 생각이라기 보다는 고뇌에 빠진 표정이 현식을 쳐다보았다. 그런데도 하나 변하지 않는 현식의 표정이 더 무서웠다.</div> <div>그녀는 눈을 부들부들 떠는 채 고개를 돌리며 일어서 현식에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 발 한 발 다가올 수록 심장소리가 크게 요동치는 것</div> <div>같았다.</div> <div> </div> <div>마침내 현식의 앞에 무릎꿇고 앉은 미란이 떨리는 손으로 현식의 벨트를 풀기 시작했다.</div> <div> </div> <div>"그래... 일이니까..."</div> <div> </div> <div>미란의 손 위에 부들거리는 얼굴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툭 툭 떨어졌다. 현식은 가만히 그것을 보고만 있었다. 바지의 지퍼가 내려가고,</div> <div>현식이 고개를 위로 젖히며 눈을 감고 조용히 중얼거렸다.</div> <div> </div> <div>"그래... 일이니까 열심히 해야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현식은 베란다에 서서 멀어져가는 미란의 뒷 모습을 지켜보았다. 또각거리는 구두소리가 새삼 밤골목에 크게 울려퍼졌다.</div> <div>그나마도 거리가 멀어질 수록 잘 안들리게 될 때까지, 담배를 피우며 그 모습을 지켜보던 현식의 주머니에서 휴대폰 벨소리가 울려퍼졌다.</div> <div>발신인에 아버지라고 적힌 그 휴대폰을 들여다보다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전화를 받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어. 아버지. 응? 어어. 누나 왔다갔어... 잘하던데? 뭔소리야. 영감탱이가 발정이 났나. 아무튼, 그 돈 다시 뺏어서 주고, 십프로만 챙겨가쇼.</div> <div>뭐 그러다보면 저년이 다시 찾아오겠지. 뭐라고? 안돼. 팔아넘기면 이런 재미도 못보잖아. 엄마라고...? 웃기고있네. 난 엄마가</div> <div>누군지도 몰라. 알잖아. 내가 엄마라고 불렀던 사람만 수십명이였던 그 빨간동네만 생각하면 진저리나는거."</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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