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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9553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17
    조회수 : 1248
    IP : 118.47.***.225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7/25 15:34:49
    http://todayhumor.com/?panic_89553 모바일
    [단편] 삶은 계속되고 나는 겉돌았다. 그리고 죽었지만, 겉돌고.
    <div> </div> <div> </div> <div> </div> <div>온라인게임에서 랭킹 4위를 찍었던 시절, 모든 길드원들이 그를 향해 찬사를 보냈고</div> <div>그것은 그에게 썩 좋은 일이였다. 그는, 자신의 세계에서 왕으로 군림하던 시절 게임내에서 행할 수 있는</div> <div>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사람들에게 경외의 대상이 되고 또 미움을 받기도 했다.</div> <div> </div> <div>그것은 중수가 열여덟살에 겪은 일이였다.</div> <div>비록, 현실에서는 급격히 늘어난 살때문에 수업중에 바지가 터져 비웃음 받았더라도 말이다.</div> <div>혹은 같은반 아이들이 파오후 돼지새끼라고 놀리더라도 괜찮고, 친척에게서 공부 열심히 하라고 받은 이만원을</div> <div>삥뜯길때에도 말이다. 집에서 학교에서, 그를 지켜봐주지 않는다고 해도...</div> <div> </div> <div>별로 문제가 될일은 없었다.</div> <div> </div> <div> </div> <div>그래도 어쨌건, 그는 게임에서 영원히 왕에 가까운 권력을 누렸고 설령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았다 하더라도</div> <div>현실이 시궁창인 그녀석에게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리라.</div> <div>유치원 입학식때 똥을 싸고 그 소문이 퍼졌지만 소심한 중수는 하지말라는 말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게 없었고</div> <div>나서 자란곳이 이동네라 소문은 꼬리를 물고 다녔고 그것이 그가 왕따 찐따의 길을 걷게 된 것을 안다면,</div> <div>스스로에게도 또 타인에게도 썩 훈계를 할만한 일은 아니였을테니까.</div> <div> </div> <div> </div> <div>그는 주목받을 거리를, 어느날 모두 잃어버리고 말았다.</div> <div>같은반 아이중 몇명이 중수가 게임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는, 게임안에서 중수를 쫓아다니며 그의 길드원들과</div> <div>서버 안의 사람들에게 '중수의 실체' 라는 제목의 인터넷 링크 글을 돌리며 아이템을 빼앗고, 학교에 나온 중수를 둘러싸고는</div> <div>중2병이니 쫄보니 하는 말로 괴롭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중수는 억울해하고 화를 내면서도 아무 저항을 하지 못했다.</div> <div>싸대기를 올려붙이며 '감히 너 따위가' 하는 말로 윽박지르는 아이들때문에, 중수는 하루종일 울고 집에가서 또 하루종일 울었다.</div> <div> </div> <div>중수는 여기저기 끌려다녔다.</div> <div>선생님은, 게임중독을 우려한 탓에 학교공부를 소홀히 하는 중수를 윽박질렀고, 울면서 아니라고 하는 통에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div> <div>그의 부모님을 불러 또한번 게임중독의 무서움과, 그로 인해 학우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 점들을 이야기하며 열변을 토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래도 중수가 착하니까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선생님은 중수를 앞세워 집에가는 부모님의 등에 대고 눈꼬리를 내린채 웃으며 말했다.</div> <div>중수는 집에 오는 내내 부모님에게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어머니는 울면서, 머리를 또 등을 때려가며 왜 게임을 하는지 캐묻는</div> <div>아버지의 손을 붙잡고 그만좀 때리라고 소리를 질렀고, 아버지는 말하길</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사내새끼가 집에 앉아 게임만 하고 있으니 당연히 친구들이 널 얕보지 그러지 않겠냐? 그리고 뭐? 애들이 돈을 뺏어?</div> <div>너 게임인가 뭔가 산다고 애들한테 돈빌린거라며? 갚지도 않고? 사내새끼가 졸렬한데다가 치사하기까지... 너 이새끼 앞으로 컴퓨터 하지마</div> <div>알았어? 새끼가 씨발 패기가 없어서 맞기나 하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중수는 다음날 학교에 나갔을 때, 반 애들에게 한번 더 린치를 당했다.</div> <div> </div> <div> </div> <div>"씨발 야 암만 우리가 널 때린게 잘못이라고 치자 근데 개새야 니가 씨발아 오천원 가져오라고 했을때 안가져오고 쌩깠잖아 개새야</div> <div>가져왔으면 때리냐? 아 개새 이거 분이 안풀리네. 우리엄마 너때문에 학교와서 해명하고 간거 아냐? 우리엄마한테 왜그러냐? 이거 개새네 아주"</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저새끼, 저번에 창현이꺼 수행평가만 해주고 내껀 안해준거 아냐? 내가 저새끼 좀 불쌍해서 저번에 매점에서 햄버거 사주니까</div> <div>난 착해보이니까 안한거 아냐. 사람을 존나 물로보지 씨발 사람이 착하게 굴면 보답을 해줘야지 병신같은새끼"</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수학여행 갔을때 내가 너 이불없이 자서 내꺼 같이덮게 해줬잖아 근데 니가 이런식으로 날 뒤통수치냐? 우리엄마도 왔다갔어 개새야"</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중수는 학교 수업종이 칠때부터 끝날때까지 쉬는시간마다 불려다니며 맞아야 했고, 영악한 반 아이들은 끝내 얼굴만은 때리지 않았다.</div> <div>야자가 남아있었지만, 하루종일 맞고다니며 화장실에 숨어서 울고다닌 통에 중수는 힘이 없었고, 야자를 못하고 집에 가야겠다는 말을</div> <div>선생에게 했지만, 선생은 한숨을 쉬며 결재서류를 덮고 중수를 바라봤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도 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친구들이 잘 놀아주지 않으면 공부라도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갈 생각을 해야지</div> <div>니가 이렇게 엇나간다고... 됐다... 가고싶으면 가라. 내가 그동안 널 얼마나 신경써줬는데 이제는 니 맘대로 해라... 수행평가는</div> <div>친구들꺼 몰래 배껴보기나 하지... 공부도 안하지... 우리반에 어떻게 저런게 들어와서..."</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중수는, 선생의 말을 뒤로하고 반애들의 시선도 뒤로한 채 가방을 들쳐매고 집으로 향했다.</div> <div>그리고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곧장 아버지의 발이 중수의 허벅지를 내리찍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이 썅놈의 새끼! 어제 그렇게 말을 했는데도 뭐? 야자를 안해? 너 선생님한테 대학가기 싫다고 그랬냐? 친구들이 안놀아줘서</div> <div>대학가기 싫다고 했다며? 니가 지금 친구 찾을때냐? 석차가 뒤에서 노는 새끼가 내일모레 수능보는 새끼가 뭐? 공부하기가 싫어?</div> <div>그래 하지마 공부. 어? 하지말고, 이새끼 너 오늘 밤새도록 한번 맞아봐라."</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하루종일 맞은 중수는, 집에와서 또 맞아야 했고 아버지는 매질을 떠나 폭력에 가까운 일을 하고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눈이 충혈된채로</div> <div>중수를 쥐어 패다가, 전화벨이 울리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후우... 하...후우... 여보세요. 아 예. 사무장님. 아이고 예. 늦은시간에 어쩐일로... 아 봉사활동요? 그럼요. 당연히 가야죠.</div> <div>오갈데 없고 이야기할 사람 없는 노인분들 도와드리는거야 당연한 일이죠. 아이고 아닙니다. 저는 좋은사람이 아닙니다. 하는일을</div> <div>하는 것 뿐입니다. 아 예. 기왕 하는김에 그분들 평생 살아오시면서 힘들었던 일 들어드릴 카운셀러 한분 소개해드릴까 하는데...</div> <div>하하. 아닙니다. 아... 제 자식이요? 아이고, 공부도 못하고 뭐 그래서 제가 좋게 말하고는 하는데... 아 예.예. 다음에 뵙겠습니다 예."</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전화를 끊고는,</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야 이새끼야. 이거 봐봐. 니가 이새끼야 이렇게 사람들이 널 생각해주는데 넌 이새끼야 공부를 하기 싫어?</div> <div>때리기도 지친다. 들어가서 자고, 내일부터 뭐 야자를 안한다느니 이딴소리 한번만 더 지껄여봐. 아주 죽여버릴테니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중수는, 곧장 방에 들어가라는 아버지의 말에 온 힘을 다해 비명을 질렀다.</div> <div>그리고 아버지를 tv쪽으로 밀치고, 어 어 하는 아버지의 소리를 뒤로한 채 현관문을 뛰쳐나와 23층 밑으로 그대로 떨어져,</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죽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살아생전에 유일한 반항이라고는 그게 전부였고 이제 죽었으니 뭐, 별다른 저항도 할 수 없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오컬트적 분위기라던지, 그런건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는 죽어서도 뭉개진 자신의 시신을 보며 가식적으로 울고 있는</div> <div>저 선생과, 약간 미안하긴 해도 저새끼 장례식에 우리가 왜 와야 하냐는 반 아이들을 봐야했고 진심과 가식 그리고 약간의 피곤함</div> <div>사이에서 왔다갔다 하는 부모님과 그래도 자식상인데... 하며 다소 말을 아끼는 빈소 조문객들을 볼 수 있었다.</div> <div>귀신이 되면 무슨 저주를 내려서 사람들을 다 죽이고 할 수 있다던데, 그런것도 못하겠고 아무튼 저승사자는 옆에서 지켜보고 있고</div> <div> </div> <div> </div> <div>다만 한번이라도, 저 개새들을 전부 쳐죽이고 다같이 끌고가고 싶은데 라는 생각이라도 했으면 좋으련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가만히 지켜보던 저승사자가 한마디 하는 것을 듣고, 그는 마침내 또 울고말았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자네, 이승에 있을때 익히 들어 알겠지만 명부에 없는 죽음은 부모와 조상님들께 불효이고 그건 중죄라네.</div> <div>자네 조상님들이 별로 안좋게 생각들 하고 계신다네. 아마 지옥을 피할 수는 없을게야. 그럼 잿밥이라도 먹어두게. </div> <div>갈길이 멀고 음... 매우 고될테니까. 그러게 자살은 왜 했는가?"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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