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별로 기억하고 싶지도 않지만 술이 몇잔 들어가서 그런가...</div> <div>그냥 기억나는 일들이 있어서 써보려고 한다.</div> <div> </div> <div> </div> <div>94년에, 신도시니 뭐니 해서 xx동 어딘가에 아파트가 세워졌을 그때에, 아버지 어머니가 식당일이며 직장일이며 이래저래</div> <div>열심히 모아 육천사백만원을 주고 산 집에 우리가족은 이사를 했다. 신도시라고는 해도, 아파트단지 덜렁 하나 있고</div> <div>그 주변에는 흙이며 개천이며 개구리 울음소리에 심지어는 박쥐까지 들어와 밤새 자고 있는 가족들을 괴롭혔던 그 집터가</div> <div>어느샌가 콘크리트로 조금씩 뒤덮일 때 쯤에 이야기가 시작된다.</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그 시절이 영원히 오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div> <div>학교에서 또 학원에서 배우듯이, 컴퓨터 하나로 모든것을 하고 도스라던지 윈도우로 할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을</div> <div>터치가 되는 휴대기기 하나로 다 할 수 있을거라는 허황된 이야기들을 배우며 진짜 그런시절이 오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도</div> <div>타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사로잡혀있었던 그런 시대, 나는 그런 시절에 유년시절을 보냈다.</div> <div> </div> <div> </div> <div>글쎄 잘 모르겠다. 술이 들어가니 글이 잘 서지를 않는다마는...</div> <div>영원히 오지 않을 그런 첨단의 극을 달리는 시절이 왔어도 자동차는 네바퀴가 없으면 굴러가지 못하고 비행기가 뜨는데는</div> <div>여전히 오랜시간이 걸렸지만서도, 그때와는 풍경이 많이 달라지긴 했다.</div> <div> </div> <div>우리는 그때 모여서 많은걸 했었다. 종이판에 그려진 모노폴리라던지, 체스라던지 장기판 같은걸 누가 먼저 꺼내놓으면</div> <div>여서일곱명 되는 애들은 누구는 체스를 하고 누구는 과학만화같은걸 보고 누구는 컴퓨터를 켜고 디스켓부터 밀어넣었다.</div> <div>누군가 그친구네 집 안방에서 기타를 가져오면 피아노학원이나 음악학원같은데서 배운 무슨 음계같은걸 치고 있으면</div> <div>다들 신기한듯이 그걸 쳐다보고, 또 컴퓨터가 켜지면 익숙한 손놀림으로 c:\ 부터 치고 cd m 같은걸 치며 오늘은 무슨게임을 할까</div> <div>고민한 끝에 범피라던지 시발원숭이의 모험 썹시티 심시티 그래 블루스 브라더스같은 걸 하고 뭐가그리 재미있는가 낄낄대는데</div> <div> </div> <div> </div> <div>그래도 관심사가 컴퓨터라던지 스마트폰같은 아주 작은 네모상자에만 국한되어있지 않은 그 시절에는 누군가 축구하러 가자고 하면</div> <div>축구도 하고 또 지치면 백원 이백원 모아서 무슨 주스도 사먹고 뭐 그랬던 기억들이 난다.</div> <div> </div> <div> </div> <div>지금이야... 컴퓨터가 굉장히 보편화 되었고 없는집이 더 신기할 지경이지만 그때만 해도 없는집이 부지기수였고 있는집은</div> <div>진짜 잘살거나, 혹은 진짜 자식교육에 관심이 많은 집이였거나 둘중 하나였다.</div> <div> </div> <div>야동은 고사하고 최진실 비키니 사진이라도 보려면 친구네 엄마 주무실때 pc통신 들어가서 atdt 01411 치고 bob부터 검색한다던지</div> <div>그런걸 보며 혹은 동급생이나 천사의 오후같은 게임 방문걸어잠그고 보며 탄성을 내지르던때가 엊그제같은데...</div> <div> </div> <div>뭐 그런정도의 일들이야 지난날의 호기심정도로 치부될 수 있으니 그건 그걸로 또 괜찮은 씹을거리가 아닌가 싶다</div> <div> </div> <div>그냥 그렇다. 파랜드택틱스 하면서 누가 구해왔는가 신검의전설같은거 하면서 각자 상상의 이야기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div> <div>그러다 지치면 놀이터 흙바닥(지금은 그것도 전부 고무 뭐시기로 교체됐던데..) 뒤지면서 이상한 놀이들이나 하고 그랬던 시절들을</div> <div>가만히 돌이켜보면 아직은 컴퓨터가 이성을 지배하지 않았던 시절들에 대해 굉장히 감사함을 느끼는 바이다.</div> <div> </div> <div>사람들은 손에 기계를 들지 않았던 그런 시절 말이다.</div> <div>담배와 커피 또 무슨 콜라라던지 그런걸 들고 서로 이야기를 하던 시절이고 허리춤에 삐삐찬 아저씨가 주택복권 긁고</div> <div>또 지금은 없어진 쌈밥집에 스피커 달린 컴퓨터가 왜 그리 멋있어보이던 시절이였는지</div> <div> </div> <div> </div> <div>컴퓨터로 음악들으면서 게임할 수 있긴 있었다. 라디오에 카세트 테이프 넣고 신승훈 3집을 들으며...</div> <div>나는 내방식대로의 사랑을 제일 좋아했다. 아니면 심시티하면서 옆 안방에서 들려오는 임창정 그때또다시를 들었던 기억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굉장히 두서도 없고 그냥 별로 일거리도 없는 이야기지만 그냥 그렇다 난 그때 기억이 갑자기 나서 소주 세병에 맥주 여섯캔 혼자 마시고</div> <div>그냥 그렇게 써본다. 제법 과도기에 가까웠던 그날들을 회상하며 뭐 그냥..</div> <div>그런정도의 이야기.</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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