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주 긴 줄이 늘어서 있는 그날의 시골길을, 나는 기억하고야 말았다.</div> <div>방안에서 에어컨을 쐬며 인터넷을 하고 있는 이 새벽에 기어코 그 길이 기억난 이유는 무엇일까</div> <div> </div> <div>나는 경기도 북쪽의 제법 이름있는 군부대에서 군생활을 했었다. 그때의 기억이라고는, 구타를 비롯한</div> <div>온갖 부조리와 어렴풋이 기억나는 군종신부님을 붙잡고 고해성사를 가장한 나의 삶이 힘듦을 토로하던 기억들과 함께</div> <div>또 계급이 올라가면서 나 역시 그런 부조리의 축이 되었으며 종국에는 소쩍새 소리밖에 남지 않았던 그런 것들 뿐이다.</div> <div> </div> <div> </div> <div>기억하건대, 나는 그 시절을 좀 더 낭만적으로 보내지 못했음을 후회하고 있다.</div> <div>전역하는 날 나의 손에 쥐어진 부소대장의 성의, 축하한다느 말과 함께 건네준 오만원을 좀 더 낭만있게 써야 하지 않았었나</div> <div>하는 그러한 후회들은 2008년 명동 한복판의 감자탕집에서 진작에 잊혀졌을지라도, 지금와서는 그 시절을 낭만적으로 보내지</div> <div>못한것에 대한 후회가 남는다.</div> <div> </div> <div> </div> <div>나는 그당시에 아직 어렸다. 한 분대를 책임지는 위치의 병장이라고는 해도, 스물세살의 풋내기였다.</div> <div>총을 잘 쏘는 법을 알았고 후임의 총에 공포탄이 걸렸을 때 안전하게 빼고 그의 등을 두드려 약진앞으로를 외칠 수 있었다고는 하나</div> <div>겨우 그뿐이였다. 전투기술말고는,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호기심 그리고 두근거림이 교차했던 그런 어린시절이였을 뿐이다.</div> <div> </div> <div> </div> <div>낭만에 대한 후회- 를 이야기하고자 함은 지금부터 그 모든것을 기억함에 있다.</div> <div> </div> <div> </div> <div>우리는 그때, 부재자 투표를 하기 위해 일계장을 입고 줄지어 행군을 하듯 시골길을 걸었다.</div> <div>군사작전훈련도 아니였고 단순히 투표를 하러 가기 위한 길이였기에 오와열을 맞춰 걸도록 간부들이 종용했지만 실상은 지켜지지 않았다.</div> <div>우리는 제각기 담배를 피우고 마음에 맞는 선후임들끼리 재잘거리며 걸었고, 그토록 뜨거운 열기가 가신 초가을의 시골길은 굉장한</div> <div>풍경을 만들어냈음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div> <div> </div> <div> </div> <div>소쩍새가 운다. 멀리 새소리가 들리고 뭉게구름이 사라진 저 산자락 너머에는 가을구름이 걸쳐져 있다.</div> <div>우리는 모두 생활관 냄새를 풍기며 어제 당직을 섰던 포반장 이야기부터 시작해 시시콜콜한 원더걸스나 소녀시대 이야기를 하며 걸었다.</div> <div> </div> <div>인솔하는 간부는, 우리가 그러나 마나 병사들에게 담뱃불 빌려가며 저희들끼리 대출이야기나 전날 방석집 간 이야기등을 해댔고</div> <div>그것은 굉장히 자연스러우면서도 군인의 품위(?)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던 그런 행렬이다. 제법 현대시설을 갖추려는 듯 ㅇㅇ리 편의점</div> <div>이라는 문구와 함께 아직은 90년대 시골의 때를 벗지 못한 가게에서, 대열을 이탈한 몇몇의 무리들은 제각기 사이다와 양담배를 샀고</div> <div>그것에 대해서 누구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던 그러한 평범한 늦은 오전의 이야기들.</div> <div> </div> <div> </div> <div>우리는 그곳에서 시덥잖은 이야기를 해댔다. 전역이 며칠 남았냐는둥 누가 뭐 생활복 입고 탈영하다 잡혔다는 둥 말도안되는 이야기들을</div> <div>하다가도, 며칠뒤에 있을 국지도발훈련이나 뭐 그런 큰 훈련행사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결국에는 다들 한숨을 쉬고 담배하나씩을 문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호우시절이라 했던가 혹은 청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던가.</div> <div>생활관의 그 걸레냄새와 녹이 약간씩 슬어가기 시작하는 관물대 그리고 부재자투표를 하기위해 걸어가던 그 시골길</div> <div>모두가 자유로운 듯 과시하던 그날의 자유로운 걸음걸이</div> <div> </div> <div>나는 왜 아직도 그런,</div> <div> </div> <div> </div> <div>내가 군복을 입고 있을 시절의 그 기억들이 왜 불현듯 이렇게 하나씩 떠오르는</div> <div> </div> <div> </div> <div>건</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지</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눈이 감</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아주 오랜시간동안 잊고있었던 그 기억들이 마침내, 새벽 다섯시까지 술을 마시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이 글을 쓰기전부터 기억이 나는 것은</div> <div> </div> <div>- 많은사람들이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 결코 그시절에 대한 그리움이나 동경이 아닌 뜬금없는 그땐 그랬지 정도의 생각일 것이다.</div> <div> </div> <div>왜 그럴까</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는 왜</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그것들에 대해 더 말하고 싶은게 분명히 있음에도 불</div> <div> </div> <div>구하</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고</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띄엄띄엄 결국은 아무 의미없이 이렇게 글을 끝마치고 마는걸</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ㄲ</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ㅏ</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