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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2009380
    작성자 : Re식당노동자
    추천 : 8
    조회수 : 448
    IP : 183.97.***.51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23/06/28 08:57:20
    http://todayhumor.com/?freeboard_2009380 모바일
    책을 잃어서 뭐하냐는 글을 읽고 저도 생각나서 써봐요.
    <p>저도 그래요.</p> <p>어렸을 적 아버지가 사다주신 어린이 삼국지가 시작이였어요.</p> <p>정말 책 내용 하나하나를 다 외울정도로 재미있게 봤어요.</p> <p>나중에는 삼국지 시대에 살았던 우리나라사람들은 그때 뭘 했을까?</p> <p>하고 삼국사기도 보게 되고, 그럼 서양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p> <p>하고 유럽사를 보게 되었습니다.</p> <p> <br></p> <p>결론은 그래요. '아 영국 이새끼들이 현대사회를 다 조져놨구나'</p> <p>흠흠.</p> <p> <br></p> <p>어쨌든 책은 좋습니다.</p> <p>극장이 있고, 역사가 있어요. 소설 속 인물들은 책을 펼치면</p> <p>그 자리에 있어요. 콘스탄티노플은 여전히 함락직전이고,</p> <p>나일강에서는 피라미드를 만들기 위한 석재를 운반중입니다.</p> <p> <br></p> <p>아마존 밀림에서도 문명이 있고, 조조는 여전히 품속에</p> <p>칼을 떨어트린 채 동탁으로부터 도망치고 있습니다.</p> <p> </p> <p>흥선대원군은 서양문물이 들어오는 것에 대한 대항책으로</p> <p>나라 문을 닫아버렸습니다.</p> <p> </p> <p>척준경은 여전히 최고의 무사입니다.</p> <p>그의 무력을 두려워 한 왕은 그를 시기합니다.</p> <p> </p> <p>북방에 배치된 조선 군사들은 여진족으로부터 최신식 개인화기를</p> <p>들고 맞섭니다.</p> <p> </p> <p>제승방략체계를 포기하지 못한 조선은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p> <p>농업국가에서 상비군을 대규모로 유지하는 것은 나라를 휘청거리게</p> <p>만듭니다. 옆나라 일본의 세율이 생산물의 9할을 넘는 것에 비하면</p> <p>조선은 그렇게 세금을 많이 걷는 나라도 아니였기에 군비를 유지하는</p> <p>것은 더욱 어렵습니다.</p> <p> </p> <p>이야. 아르헨티나 군함에서 최신식 엑조세 미사일로 영국</p> <p>군함을 침몰시켰습니다. 이건 엘리자베스가 좀 화를 많이 내겠네요.</p> <p> </p> <p>미국은 전쟁기간동안 전시생산량이 극에 달해 독일과 일본이 한달에</p> <p>찍어내는 물량을 하루만에 찍어내고, 한 주에 한번씩 새 군함이</p> <p>진수되는 중입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모두 전쟁결의안에</p> <p>이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주만의 복수는 이제 시작입니다.</p> <p> </p> <p>박정희는 행주대교를 건너 청와대로 진격중입니다.</p> <p>역사에 남을 죄인. 그러나 성공한 쿠데타는 혁명이라는군요.</p> <p>나는 당당히 그의 무덤 앞에 침을 뱉고 여전히 살아 망령이 되어</p> <p>대한민국을 좀먹는 그 후신들에게 조금도 동조할 생각이 없습니다.</p> <p> </p> <p>레볼루션 No.3에 나오는 순신이라는 친구는 하얀 피부를 가진</p> <p>재일한국인입니다. 그는 친구들과 대체적으로 원만하지만,</p> <p>자기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행위는 용납하지 못합니다.</p> <p>그에게 자존심이란 우정도 포함되어 있는 듯 합니다.</p> <p>이제 주인공을 괴롭힌 다른학교의 그놈은 순신에게 죽도록</p> <p>맞을 일만 남았습니다.</p> <p> </p> <p> </p> <p>우린 모두...</p> <p>결말을 압니다. 그리고 그 결말이 도달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p> <p>이 결말이 도달한 시대에도 책은 만들어져서, 우리 삶을 역사로</p> <p>남겨주고 있습니다. 왜냐면요, 우리 입장에서나 도달한 결말이지</p> <p>우리 뒷 세대에서는 역사거든요. 인류가 존속하는 한 책은 계속</p> <p>만들어질 겁니다. 기술의 발전에 따라 종이책이 아닌 다른 형태의</p> <p>책이 될 수도 있을겁니다. 그래서 책은 계속 읽어야 합니다.</p> <p>또 그것은 우리가 도달한 가장 위대한 유산 중 한가지입니다.</p> <p>우주선이 달까지 쏴 올려지고, 인간이 계산하지 못하는 복잡한</p> <p>수식을 컴퓨터가 단 몇초만에 계산하는 시대라고 해도 책은</p> <p>여전히 그 자리에 곧게 서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책을 외면하지</p> <p>말아야 합니다. 읽고 쓰는 능력이 상실되면 우리는 다른 사고를</p> <p>하는 것도 어려워집니다.</p> <p> </p> <p>책은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p> <p>고리타분한 이야기일 지는 몰라도 그 이야기가 우주의 다른</p> <p>문명에게 전해질 때를 상상하면 나는 가슴이 뜁니다.</p> <p>그들의 역사도 분명 기록물로 남겨져 있을테니, 우린 서로의</p> <p>역사를 공유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우주 여기저기에 뿌릴 수 있겠죠.</p> <p> </p> <p> </p> <p>나는 책을 덮고 내가 사는 현실을 마주합니다.</p> <p>이제 보입니다. 내가 사는 현실이 이 책에 기록된 대로 돌아갑니다.</p> <p>세상 모든 극장과 역사에 찬사를 보냅니다.</p> <p> </p> <p>그냥 그 말이 하고 싶었습니다.</p> <p>어째 혼자 신나서 떠든 꼴 밖에 안된 것 같지만요.</p> <p> <b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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