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글쎄, 그게 왜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p> <p>그냥 본가 갔다가 창고정리 한번 하고 싶었을 뿐이였는데</p> <p>거기에 있던 수많은 어린시절이 한꺼번에 튀어나왔다.</p> <p>한 박스 안에서.</p> <p> </p> <p> </p> <p> </p> <p> </p> <p> </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3368ac4aeed74e354d918b6a131f2bae4015__mn665178__w800__h379__f70452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_09.jpg" style="width:640px;height:303px;" filesize="70452"></p> <p>님 누구? 아.</p> <p> </p> <p> </p> <p> </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33694918b0a42a964b2781c0b40606703838__mn665178__w681__h1440__f278348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_08.jpg" style="width:640px;" filesize="278348"></p> <p>이분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아이리버 엠피쓰리 시디플레이어 되시겠다.</p> <p>당시에 알바뛰어서 한 20만원쯤 주고 샀던 기억이 난다.</p> <p>그때가 2003년이였나. 04년이였나.</p> <p> </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33699e0edcdeff5d42f2bc50d53e39272de4__mn665178__w800__h379__f67539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_07.jpg" style="width:640px;height:303px;" filesize="67539"></p> <p>이걸 뭐라고 불렀더라. 아무튼 이걸로 곡 선택도 하고 설정같은것도</p> <p>할 수 있던 기억이 난다. 자체 지렁이 게임도 내장되어 있어서</p> <p>전철타고 오갈때, 버스탈 때 활용했다.</p> <p> </p> <p>그런데 그러다보면, 밧데리가 항상 모자라곤 했는데,</p> <p>그래서 저 옆에 원통이 필요했다. 에반게리온으로 치면 내장배터리</p> <p>같은건데, 저기에 AA건전지 두 개 넣으면 두배쯤 생명연장이 가능했다.</p> <p> </p> <p>07년, 일병 휴가 나왔을 때가 마지막 작동 이였다.</p> <p> </p> <p> </p> <p> </p> <p> </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3600e35665888d0c44c7ae775e5df3163cde__mn665178__w800__h379__f61756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_06.jpg" style="width:640px;height:304px;" filesize="61756"></p> <p>씁. 이건 뭔지 잘 모르겠다. 뭐때문에 산건데, 포터블pc같은거였나.</p> <p>용산에서 중고로 샀던 기억은 확실한데 왜 샀는지는 잘 모르겠다.</p> <p>아마 윈도우 몇 번 작동시키고 영화 몇 편 보다가 구석에 쳐박아뒀던게 기억난다.</p> <p>당연한 이야기지만 작동은 안되더라고요...</p> <p> </p> <p> </p> <p> </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3683e43094b67775442ea0f7cc04c4a3ba89__mn665178__w681__h1440__f151376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_02.jpg" style="width:320px;height:677px;" filesize="151376"></p> <p>수많은 노래를 시디에 구워 가지고 다녔다. 타이틀을 적어</p> <p>다닌 적은 없는데, 타이틀이 적힌건 아마 동생것이 아닌가 싶다.</p> <p>뭐, 왜 불법다운로드를 받아 다녔냐고 하면...</p> <p>그시절엔 다 그랬다.</p> <p> </p> <p> </p> <p> </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377217fe27daecec442bbe1c3dd8c227d5a2__mn665178__w681__h1440__f216906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_03.jpg" style="width:320px;height:677px;" filesize="216906"></p> <p>그땐 그랬지. 랜카드 드라이버는 이걸로 설치해야 했다.</p> <p>물론 홈페이지 가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게 있긴 했는데,</p> <p>그러니까, 그 최신버전을 다운받으려면 이걸로 먼저 랜카드</p> <p>드라이버를 설치하고 최신버전을 다운받아야 했다.</p> <p> </p> <p>그러니까 뭐냐면,</p> <p>인터넷을 하기 위해서는 랜카드 드라이버 최신버전이</p> <p>필요한데, 최신버전을 받기 위해서는 랜카드를 구버전으로 작동</p> <p>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주고 그다음에 최신버전을 설치하고...</p> <p> </p> <p>옘병 뭐라는거야.</p> <p> </p> <p> </p> <p>하여튼 복잡한 시대였다.</p> <p> </p> <p> </p> <p> </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38640b15f4f04cef4acb9842557eb23738ca__mn665178__w800__h379__f66102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jpg" style="width:800px;height:379px;" filesize="66102"></p> <p>특히 윈도우 98은 더 그랬다.</p> <p>나는 윈도우 98을 05년까지 썼다. 백신이야 그냥 알툴즈 쓰면</p> <p>해결되는 일이고 지금처럼 보안이 있나 백도어가 뭐 이슈되던 시절도</p> <p>아니고, 솔직히 xp 너무 무거웠다. 적어도 내 컴퓨터에는.</p> <p> </p> <p> </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3964b75c8edf10ec43ec83bff2336ba8b801__mn665178__w681__h1440__f286521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_01.jpg" style="width:681px;" filesize="286521"></p> <p>당시에 왜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리눅스가 대체가능한</p> <p>운영체제로 떠오르고 있을 시절이여서 전공도 아닌데 리눅스 설치를</p> <p>해서 써 본적이 있다. 결론만 말하면 3일만에 갈아버렸다.</p> <p>안쓰는데는 이유가 있더라.</p> <p> </p> <p> </p> <p> </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403094dcea15a984466dae3a08bead0dbd9f__mn665178__w800__h379__f91555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_04.jpg" style="width:800px;height:379px;" filesize="91555"></p> <p>거의 모든 게임은, 정품으로 사기에는 무리가 있었다.</p> <p>디아블로나 울펜슈타인같은 게임은 정품으로 사긴 했는데</p> <p>솔직히 데스페라도나 뭐 그런건...</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4079d9dfeb37343246639f3eccc9503abd4a__mn665178__w800__h379__f100840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_05.jpg" style="width:800px;height:379px;" filesize="100840"></p> <p>fx5200 그래픽카드 샀더니 이걸 주더라. 설치해서 한번 해보긴 했는데...</p> <p>온라인게임이 뭐 이러냐며 머릿속에 물음표만 가득한 채 접었던 기억이 난다.</p> <p> </p> <p> </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41605df4546d300445b08c59eabffc328a7f__mn665178__w681__h1440__f257144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4_033608901_11.jpg" style="width:681px;" filesize="257144"></p> <p>그런 이유로 정품게임은 검증된 것만 샀다. 근데 이건 진짜 왜 샀는지 모르겠다.</p> <p>키스 싸이코서커스 라는 게임인데 진짜로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었다. 끝까지는 했는데</p> <p>뭔 내용인지 기억도 안난다. 보통 명작이라면 추억이 서려있기 마련인데, 안그런거 보니까</p> <p>명작은 아니였던 것 같다. 하나 확실한건 쥬피터엔진 특유의 그 느낌만 기억난다.</p> <p>쥬피터 엔진 아니였을 수도 있다.</p> <p> </p> <p> </p> <p> <br></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431308c75c5aa616435085a28a6bad16184b__mn665178__w800__h379__f85098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5_100448241_01.jpg" style="width:800px;height:379px;" filesize="85098"></p> <p>지금 쓰는 판타지 소설의 원형이 된 지도도 여기서 발견했다.</p> <p>뭐 대충 이 세계를 무대로 뭘 해보려고 했는데 뭔 내용 쓰려고 했는지는</p> <p>기억나지 않는다. 그래도 이 때부터 가져온 설정들이 변형되고 변형되고...</p> <p>그래서 쓰고 있긴 하다. 이제보니까 좀 민망하네.</p> <p> </p> <p>최초 내 소설의 주인공은 하얀 로브를 입고 수확낫을 들고 다니는</p> <p>머리가 긴 사신이였다는 설정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뭔 scp재단의</p> <p>크리쳐도 아니고 그딴 설정으로 주인공 만들려고 했다는것도 웃긴다.</p> <p>(spc 아니다. scp다.)</p> <p> </p> <p> <br></p> <p> <img src="http://thimg.todayhumor.co.kr/upfile/202211/1668474434fb36eea9ab754dadb785620150d1cffb__mn665178__w681__h1440__f302258__Ym202211.jpg" alt="KakaoTalk_20221115_100448241.jpg" style="width:640px;" filesize="302258"></p> <p>시발 그리고 고등학교때 쓴 단편도 나왔다. 개판이고,</p> <p>다시는 보고싶지 않다. 어쨌든 그래도, 그때부터 뭔가 쓰긴 했구나</p> <p>하는 생각이 들어 그시절의 나에게, '어이구 이걸 글이라고 썼냐'</p> <p>하고 딱밤이나 한대 때려주고 말았다.</p> <p> </p> <p> </p> <p> </p> <p> </p> <p> </p> <p>사실 저 상자 안에서 나온건 저것 뿐만이 아니였다.</p> <p>군시절 주고받았던 수많은 편지들 그리고 사진 뭐 그런것들.</p> <p>남겨야 할 것만 남기고 나는 전부를 버렸다.</p> <p>다시 작동시키거나, 들여다 보는게 불가능해졌다는 걸 알았고</p> <p>역사학적으로의 가치도 없다는 걸 깨달았으니</p> <p> </p> <p>오랫동안 창고에 박혀있던 그것들은 나와 마지막 인사를 나눈 채</p> <p>가볍게 사라졌다.</p> <p> </p> <p>그정도로 무겁지도, 소중하지도 않았던 그냥 찰나의 시절이다.</p> <p>좀 더 무겁고 소중하게 당시를 대해야 했었다.</p> <p>그러면 좀 더 저것들에 대해 애정이 있었을 텐데.</p> <p> </p> <p>그래도 소설은 계속 쓰고 있다.</p> <p> </p> <p>음...</p> <p> </p> <p>근데 이거 마무리 어케함..?</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