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p> <p> </p> <p>사무실과 잠만자는공간(=집)과의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은 편이다.</p> <p>마음먹고 걸어가면 걸어갈 수 있는 정도인데, (4.6km) 버스를 타면</p> <p>두번이나 갈아타야 하고 그마저도 환승 정거장간의 괴리가 상당하며</p> <p>버스도 잘 오지 않는다.</p> <p> </p> <p>여기 분명 수도권인데 진짜 버스 드럽게 안오는거 실화냐</p> <p>고양시버스 개꾸짐 에벱ㅂ베ㅔㅔㅔ</p> <p> </p> <p>그래서 자전거를 샀다. 뭐 로드입문용 이런것도 아니고 그냥</p> <p>로드처럼 생긴 대충 자전거 샀는데 이것도 9만원이긴 하더라.</p> <p>헬멧값이랑 이거저거 합하니까 대충 15만원 찍었다.</p> <p> </p> <p>난그냥, 15만원에 벤츠AMG를 샀다고 자위하는 중이다.</p> <p>그래 이건 나만의 벤츠일 뿐.</p> <p> </p> <p>출퇴근은 자전거로 어렵지 않은 편인데... 아니, 어렵지 않은 편이라고</p> <p>생각했다. 근데 씨부레 와 욕이 안나올 수가 없다. 그냥 단순 거리로만 따지고</p> <p>걸어다닐때 생각만 했지 난 우리동네에 그렇게 오르막이 많은 줄 몰랐다.</p> <p> </p> <p>오르막이 많다 = ㅎㅎ 내리막도 많겠지?</p> <p>이런 단순한 논리로 접근하면 안되는게, 오르막과 내리막은 같은</p> <p>비율이기 때문에 출근이든 퇴근이든 난 영원히 고통받을 수 밖에 없는</p> <p>그런 구조다. 다른길? 찾기야 찾았다. 다만 그 길로 돌아가면 4.6키로미터가</p> <p>아니라 6.7키로미터가 된다는게 문제였다. 그리고 거기도 오르막이 없는건</p> <p>아니여서 매일아침저녁으로 다리가 줘터지는 고통을 음미하며 자전거를</p> <p>타는중이다. 노페인 예스해피 뻐킹힐</p> <p> </p> <p>뭐 아무튼 며칠째 그렇게 고통받고 있는데, 사건은 벌어졌다.</p> <p>오늘 아침 또하나의 가족 동네형이 돈좀 빌려달라길래 8부이자 요구했다가</p> <p>금감원에 신고한다고 쌍욕박길래 아 ㅇㅋㅇㅋ 하고 돈을 빌려줬는데,</p> <p> </p> <p>...빌려주고 나서 보안카드를 잃어버렸다.</p> <p>....? 나 어디 놨지...?</p> <p>자전거도로 한가운데서 주머니 탈탈 털어가며 '야 나오면 보안카드 문자</p> <p>하나당 한대맞는다' 시전하면서 찾는데 도저히 답이 안나왔다. 마침 반대편에</p> <p>요양병원 간판이 크게 보였는데 지금이라도 입소하는 편이 지구와 가족에게</p> <p>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잠깐 하다가, 일단은 사무실로 향했다.</p> <p> </p> <p>아침나절 폭풍처럼 업무를 보고 약간 미생 철강팀 대리 느낌으로 샤프한척</p> <p>하고 후 난 개쩔어 하고있는데 묠니르 하나가 좌뇌를 쎄게 때렸다가 우뇌에</p> <p>비브라늄 방패와 함께 작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p> <p> </p> <p> </p> <p>"아 맞다! 보안카드!"</p> <p> </p> <p> </p> <p>맞다 게보린! 같은 톤으로 손가락을 튕기며 보안카드를 외치고 잠깐</p> <p>현타를 즐긴다음 가장 가까운 우리은행을 검색했더니, 중산마을 어디쯤에</p> <p>우리은행이 있길래 '아 ㅎ 거기나가지 뭐 ㅎ ' 하고 나왔는데 문득</p> <p>생각이 들었다.</p> <p> </p> <p> </p> <p>"흠 그래도 운동도 할겸..."</p> <p> </p> <p> </p> <p>나는 한 5키로미터 정도 떨어져있는 곳에 또 다른 우리은행을 발견했고</p> <p>출발을 하긴 했는데, 진짜 네비대로 가는데 언덕이 쒸발 진짜 줜나많았다.</p> <p>'씨발' '존나' 많았다가 아니다. '쒸발' '줜나' 많았다.</p> <p> </p> <p>미수다 크리스티나에 빙의되어서 '어우 한국 쏸은 너무 가혹해효' ㅇㅈㄹ</p> <p>하면서 터질듯한 허벅지를 붙잡아가며 그 모든 언덕을 기어넘고서</p> <p>결국 목적지 우리은행에 도착할 수 있었는데,</p> <p> </p> <p> </p> <p> </p> <p> </p> <p>"넵 고객님 어떻게 오셨어요"</p> <p> </p> <p> </p> <p>"보안카드를 잃어...벌..헉...헉... 잃어버려서요..."</p> <p> </p> <p> </p> <p>"아 넵 그러면 재발급 도와드릴게요. 신분증 주세요."</p> <p> </p> <p> </p> <p> </p> <p>안가져왔다 지갑.</p> <p> </p> <p> </p> <p> </p> <p> </p> <p>진짜 무릎꿇고 목숨만은 구걸하는 심정으로</p> <p> </p> <p> </p> <p>"소인 보안카드를 잃어버렸습니다요... 저 어린 보안카드 저것이</p> <p>추위에 떨고 있습니다요... 나으리... 청컨대 그 보안카드의 애비는</p> <p>제가 맞습니다요... 그냥 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요..." 하는 심정으로</p> <p>읍소했지만 될리가있냐 퉤.</p> <p> </p> <p>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그래 돌아가기라도 해야겠다.</p> <p>하고 나왔는데</p> <p> </p> <p> </p> <p> </p> <p>....사무실까진 또 언제가냐...</p> <p> </p> <p> </p> <p>자전거 이거, 그냥 버릴까. 버리고 택시타고 사무실갈까 했지만...</p> <p> </p> <p> </p> <p>또 분노의 샤우팅을 하면서 터질듯한 허벅지를 붙잡고 사무실에 기어(?) 들어왔고</p> <p> </p> <p>일단 다음 영업일에 생각하자 라고 하며 다른 업무를 하기 시작했다.</p> <p> </p> <p>그러다가 광고전단지 제작비 입금 안한게 떠올랐고,</p> <p> </p> <p> </p> <p>나는 자연스럽게 뒷주머니에서 보안카드를 꺼내 결제를 하고</p> <p> </p> <p> </p> <p>"휴, 오늘까지 안넣었으면 화요일에 못받을뻔했네" 하고 안심한 다음에</p> <p> </p> <p> </p> <p>뭔가 내가 개짓거리를 했음을 깨닫고,</p> <p> </p> <p> </p> <p>미친 또라이새끼 나가죽어 라고 외치며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p> <p> </p> <p> </p> <p>돈이 있고 없고 뭐 그런걸 떠나서 진짜 나는 결혼하면 안될 몸이다.</p> <p> </p>
이 게시물을 추천한 분들의 목록입니다.
[1] 2022/05/20 18:00:19 162.158.***.73 내가누구게ㅋ
4207[2] 2022/05/20 18:00:49 58.230.***.38 샘플A
448825[3] 2022/05/20 18:01:55 180.68.***.235 솔로궁디Lv18
736686[4] 2022/05/20 18:03:38 58.123.***.200 싼타스틱4
748430[5] 2022/05/20 18:05:02 211.251.***.171 788x545
281208[6] 2022/05/20 18:19:49 121.165.***.216 93%충전중
796600[7] 2022/05/20 18:20:13 220.94.***.75 멧쌤
344832[8] 2022/05/20 18:40:14 162.158.***.234 파고배
138825[9] 2022/05/20 18:47:04 175.223.***.229 댓글캐리어
35376[10] 2022/05/20 18:49:58 112.144.***.197 한골골해오~*
220186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