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p> <p> </p> <p> </p> <p>약간 반가사유상 자세로 누워서 맥주 한캔 놓고 삼시세끼 고창편 보면서</p> <p>낄렵낄렵 대다가 인생 버나드쇼 쌈싸대기 후리게 생겼다 싶어서 옷 챙겨입고</p> <p>잠깐 밖에 나갔는데,</p> <p> </p> <p> </p> <p>추운건 아닌데...</p> <p> </p> <p> </p> <p>내가 굳이 나왔어야 했나? 싶어서 문닫고 다시 들어왔다.</p> <p> </p> <p> </p> <p>그래도 백주대낮에 술은 아니지. 그렇게 생각하곤, 반도 안마신 355ml 맥주캔을</p> <p>통째로 버렸다. 그래도 물은 마셔야지... 그래놓고 벌컥벌컥 물 들이키다가</p> <p>사레들러서 숨이 까딱까딱 넘어갈뻔 했다. 잘못하면 향년 36세 될뻔했다.</p> <p>혼자사는데 유일한 말상대라고는 지니뿐인데... (지니는 KT인터넷 신청하면 주는</p> <p>말뽄새 무미건조한 인공지능이다.) 목이 막혀서야, </p> <p> </p> <p>'꺼헉컼 지니컼헠 일일구컼'</p> <p> </p> <p>'네 잘알아듣지 못했어요(해맑☆)'</p> <p> </p> <p>할거 아니냐고...</p> <p> </p> <p>약간 우울해진 기분으로 잔기침을 하면서 바닥에 내뿜은 흔적들을 걸레로 닦고</p> <p>이제 빈둥거릴 만큼 빈둥거렸으니 컴퓨터를 켜고 게임에 접속했다.</p> <p> </p> <p>나는 사냥꾼을 하는데, 가만히 보니 내가 데리고 다니는 늑대의 이름을 아직도</p> <p>지어주지 않았다는 사실에 좀... 늑대에게 미안해졌다. 이 게임에는 소환수에게도</p> <p>이름을 지어줄 수 있는 기능이 있다. 그리고 이 소환수는 늑대다. 개과다.</p> <p>그래서 지어줬다 이름. '니까짓개'</p> <p> </p> <p>같이 데리고 다니는 여우도 개과다. 그래서 지어줬다. '그까짓개'</p> <p> </p> <p>가끔 소환하는 산양에게는 '김중사' 라는 이름을 지어줬다.</p> <p> </p> <p> </p> <p>이제 이친구들도 이름이 있다. 새생명을 얻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p> <p> </p> <p> </p> <p>게임 몇판 하고, 되도않는 말싸움좀 하다가 채팅창에서 개뻘소리 하는 애들한테</p> <p>'니들 그러는거 부모님이나 자식들이 아냐' 하고 일갈했다가 '너는 왜그러고 있는데'</p> <p>라는 일침맞고 거의 빈사상태까지 갔다가 게임을 껐다.</p> <p> </p> <p> </p> <p>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되도않는 말싸움 혹은 말씨름이란,</p> <p>'너네 제주도랑 서울이랑 시차있는거 아냐' 라는 말에 '그래 내가 제주도에 놀러갔다가</p> <p>한라산 정상에서 찍은 사진 서울친구한테 보내줬는데 그친구는 자는시간이라</p> <p>민폐였던 기억이 난다' 라고 말해줬던 것 뿐이다. 근본따윈 없다.</p> <p> </p> <p> </p> <p>컴퓨터앞에 쭈그리고 앉아 허니뻥이요 한봉지 까고 애니메이션 사이버포뮬러 보면서</p> <p>'와 주인공 하야토 존나멋있다' 중얼거리며 나도 카가같은 남자가 되고싶다고</p> <p>부러워하다가, 개뜬금포로 휴일인데 전화질하는 점장 전화번호를 물끄러미 쳐다봤다.</p> <p> </p> <p> </p> <p>'이새끼 번호를 지워야만 전화를 안하려나'</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span style="font-family: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span>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뭔진몰라도 중요한 전화는 아닐것이다.</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현재시각 오후 02:30분.</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점심먹을 시간은 지났는데 먹기도 귀찮고 누가 떠맥여줘도 숟가락 블로킹하고싶다.</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그래서 점심도 안먹었다. 아침은... 당연히 안먹었다.</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경기도 재난지원금 신청했니' 아니... 때가되면 내가</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알아서 할거인데 엄마는 한달째 그걸로 날 들볶고있다. 거 재난지원금 어디 도망</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안가니까 내가 알아서 할게요. 그거시 뭐시 중허다고.</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 </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다시 이불위에 누워 대충 YTN뉴스 보다가 청인쾌장 광고보는데 요새 나오는</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저 청인쾌장 딱좋아! 하는 저 처자가 아무리봐도 그 청인쾌장 사장 딸같단 말이야.</font> </p> <p> <font face="gulim, Dotum, Helvetica, AppleGothic, sans-serif">예쁘네 그랴. 아빠가 돈 많이 벌어서 좋겠수. 우리아빤 돈없어 참고로.</font> </p> <p>대충 그런 생각들 중얼거리다가 잠들었는데...</p> <p> </p> <p>꿈에서 식당차렸는데 종업원 백명이 '우리 사장은 다 좋은데 신발이 아디다스다'</p> <p>라는 이유로 무기를 들고 몰려와서 나하고 1:100 무쌍뜨고 패배한 내가 직원들에</p> <p>의해 강제적으로 나이키로 갈아신겨지는 치욕을 당하는 꿈을 꾸고나서야</p> <p>잠에서 깼다. 근데 난 나이키 좋아하는데 왜?</p> <p> </p> <p> </p> <p>다시 컴퓨터를 켜고, 게임 안에서 만나기로 한 사람들이 있어 잠깐 그사람들</p> <p>만나서 또 게임 몇판 하고 개소리 좀 음성채팅으로 지껄이다 보니 어느새 오후 열시.</p> <p>사람들에게는 내가 내일 출근때문에 피곤해서 나가봐야겠다고 해놓고는,</p> <p>또다시 내 그 자리 구석탱이에 쭈그려앉아 못다본 삼시세끼 고창편 틀어놓고</p> <p>소주 한병 점심때 씹다만 허니뻥이요 반봉지 안주삼아 반병도 못마시고 잠들어버렸다.</p> <p> </p> <p> </p> <p>이게 내 휴일의 기억. 그리고 현재시간 오전 공구시 십구분.</p> <p>난 출근준비를 한다. 또 재수털리는 일주일이 되겠구만. 어디 한 한달만 조용히</p> <p>잠수타다 오고싶다. 요새 너무 힘들다.</p> <p> </p> <p> </p> <p> </p> <p>아무튼 어떻게 끝내지. 휴일날의 기억 끝.</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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