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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data_1832574
    작성자 : 현장노동자
    추천 : 5
    조회수 : 2994
    IP : 125.177.***.105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9/09/17 22:17:25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32574 모바일
    내 사랑을 받아주세요. 누나! 제발!.byungsin 외 1편
     
     
     
    단순히 어제 몸이 아픈 것이 숙취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토하고, 골골대며 울면먹으며 울다 지쳐 결국 간장약을 사먹고
    위장약까지 사먹었는데,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술을 끊어야지 젠장.
    그렇게 생각하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어째 몸이 점점 뜨거운것이
     
    하아 하아 내가 불타고 있어 내가 불타고 있어.
    아이고 주댕이는 아직 안탔나보네.
     
    어떤 변태가 여자 사는 집에 전화했을 때 여자의 어머니가 응수한 말이
    생각나 몸이 아픈 와중에도 낄낄대고 있는데 혹시 싶어 체온을 재 보니
    열이 38도.
     
    생존본능이란게 작동했나보다. 급히 집에 있는 감기약을 허겁지겁 집어먹었다.
    엄마가 '배고프면 밥을 먹어' 라는 표정으로 쳐다보길래 최대한 아프다는
    표정을 지으며 잠을 청했는데 아침이 되니 이제 목이 잠기고 몸은 더 뜨거워졌다.
    집에 있는 감기약 하나를 또 허겁지겁 먹고 일을 한 뒤에 집에 오는 길에
    약국에서 제대로 된 약을 사다가 - 암러빗 테!라!플!루! '고객님 그 약보다는
    이게 더 좋아요' '네 그거 주세요' - 약국을 나오는 길에 나는 마주쳐버리고
    말았다.
     
     
    내 운명이라고 생각한 그녀를.
     
    검은 모자를 눌러 쓴 그녀는 약간 나이가 있어 보였지만 나와 나이 차이도 그렇게
    나지 않아 보였고, 무엇보다 검은색 원피스가 너무 예뻤다. 그리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며 하얀 치아 여덟개가 매력있게 드러나는 그녀는. 아아... 제발... 누나...!
     
    나 죽어요...! 제발 내 사랑을 받아주ㅅ
     
    "응 엄마 지금 5층 이모 만나러 왔어. 그래. 밥 잘 챙겨먹고. 응 엄마 곧 들어갈게."
     
     
     
    죄송합니다 어머님.
    그냥 사려던 본죽이나 계속 사러 가겠습니다.
    그... 가내 평안 가득하시고... 행복하시고... 그... 네... 들어가세요 어머님...
     
     
    고개를 숙인 채 한손에 약국봉지를 들고 터덜터덜 걸으며 잠시 그 누ㄴ 아니 어머님과
    눈이 마주쳤지만 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내가 가슴이 아픈것이
    감기때문인지 찰나의 사랑때문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집에 들어와 분노의 소고기 야채죽을 먹었지만,
    나는 나의 분노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에 대해 성찰했고
    곧 그것은 정당하지 못한 분노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분노의 밥상은 곧 그냥 밥상이 되었다. 소고기 야채죽 맛있더라.
    공유는 멋있고.
    나는 아프고. 그렇게 드러눕고.
     
    난 슬플 때 타이커스로 협동전을 돌려. 분쇄수류탄에 내 아픔이 분쇄될때까지.
     
     
     
     
     
     
    2.
     
    이번 이야기는 더럽다. 정말로 더럽다. 난 분명히 경고했다.
     
     
     
     
     
     
     
     
     
     
     
     
     
    진짜 인생예능이라는 말을 누구에게 붙이면 난 그 인생을 비웃곤 한다.
    혼모노 인생예능 앞에서 예능을 논해? 이 풋사과같은 녀석. 집에 돌아가서
    무한도전 09시즌 방송이나 정주행해라.
     
     
    오늘의 인생예능은 세계최장 광폭 4차선 터널 사패산터널에서 일어난
    히드라와 이새끼야 이거 방탄유리야 사건.
     
    *실제로 사패산터널 입구에는 세계최장 광폭 4차선 터널이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그것도 아주 자랑스럽게.
     
    서장에 이야기했듯, 본인은 지금 감기에 걸려있다.
    아니다. 이건 고뿔이다. 감기같은 현대어로는 나의 이 고통을 표현할 수 없다.
    이것은 고뿔이다. 고뿔이란 고새끼의 뿔을 잡아뜯어버리는 고통이라 해서 고뿔인것 같다.
    사전따윈 나같은 10점만점에 12점짜리 남자에게는 그저 죽은 나무에 불과할 뿐이다.
     
    잠시 정신을 붙잡고.
     
    아무튼 감기에 걸린 나로써는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거기에 목감기 가래까지 엄청나게 껴서는 한 번 일을 끝내고 차에 오르면 한번씩 뱉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이 목에서 스멀스멀 올라온다.
     
    나는 카악- 퉷 후미럴 젠장!
     
    이 멍청한 나놈은 차 창문에 침을 뱉어버리고 말았다.
    차 밖으로 침을 뱉는것도 그렇게 좋은 행동은 아니다만, 닫고 뱉는건 이상한놈이다.
    누구라도 하는 행동이 아니기에 더욱 그렇다.
    나는 급히 물티슈를 꺼내 창문을 닫고 차 안에 있는 재떨이를 급히 찾기 시작했다.
    그래 여기 뱉는거야 여기.
     
    그리고 카악-퉷 후미럴 이런 망할새끼!
     
    감기는 나에게 가래를 가져왔고 대신 뇌를 가져간 것 같았다.
    이번엔 뚜껑을 열지 않고 뱉어버린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 뱉은 건 굉장히 실한놈이였다.손을 타고 흐르는 내 감각에 잠깐
    눈을 감을 뻔 했지만 지금 이건 운전하는 중이고 내 손에서 스틱이 떠났기에 나는
    아까 쓴 물티슈에 대충 손을 닦고 아우씨 이거 왜이렇게 끈적거려
     
    침은 다 떨어져나갔는데 액기스만 남아서 손에 거미줄처럼 붙어있는 모양을 보고있자니
    닦고싶은 욕망이 샘이솟았지만 일단은 운전중이였고 나는 급히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에 차를 대고 잠깐 내려 뭔가를 하려고 하는데 그 사이에 같이 일하는 형이
    내 차에 잽싸게 오르더니
     
    "야 오늘 많이 막혔냐? 왜이렇게 늦었냐. 수고했다. 주차는 내가 할게. 가서 뭐라도 좀 마셔"
    하면서 기어봉을 잡았다.
     
    그리고 그 형은 아직 물기... 그래... 그... 물...끈...적임이 남아있는 기어봉을 잡더니 화들짝
    놀라며 외쳤다.
     
    "야! 콜라 쏟았냐? 왜이렇게 끈적거려?"
     
    찰나의 친절함과 찰나의 순간. 이새끼가 그러니까 왜 안하던 짓을 해서 사람을...
     
    나는 최대한 시선을 피하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 아까 맥도날드에서 콜라 사먹었는데... 조금... 흘려서..."
     
     
     
     
    아무래도 이 이야기는 죽을때까지 비밀에 붙여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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