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p> <p> </p> <p>삶이라는게 항상, 안좋은 쪽으로만 흐르다가</p> <p>지난번 빚독촉 문자가 안온다는 이야기를 시작으로</p> <p> </p> <p> </p> <p>일이 좀 힘든 것 빼고는 그럭저럭 살만합니다.</p> <p>사장님이 차를 뽑아줬고, 대충 몇개를 다 갚고도</p> <p>통장에는 제법 괜찮은 금액이 쌓여있습니다.</p> <p> </p> <p>쉬는날에는,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가거나</p> <p>산책을 합니다. 저녁에는 친구들을 만나 가끔</p> <p>제가 술을 사기도 하고, 오늘처럼 오래간만에</p> <p>쉬는 날에는 스팀에서 게임도 사서 하고 삼겹살도</p> <p>사다 먹습니다.</p> <p> </p> <p>작년 이 맘때 쯤 이였나요.</p> <p>자살하겠다고 난리치고 하루에 소주 열병씩 마시고</p> <p>그래도 일은 해야 한다며 다음날 또 나가서 일이</p> <p>있을까 없을까 전전긍긍, 독촉문자가 슬슬 날아오기</p> <p>시작하던 시기였어요.</p> <p> </p> <p>집주인은 올해 초 더이상 참을 수 없으니 방을 빼라.</p> <p>월세가 너무 많이 밀려있다고 화를 냈었어요.</p> <p>한 사월 중반 쯤부터 식당에서 다시 일하기 시작하면서</p> <p>상황이 조금 나아져서 밀린 월세도 내고, 개인빚도</p> <p>갚고 은행빚도 갚으면서 상황이 나아지기 시작했죠.</p> <p> </p> <p>월세를 주든 안주든 난 당신이 이 집에 사는게 이제 싫다</p> <p>라고 말했던 집주인도 제가 밀린 월세를 다 내고</p> <p>예전처럼 월세를 납입기한 일주일 전 칼같이 내니까</p> <p> </p> <p>"거 힘들게 이사를 뭣하러 하냐. 그냥 계속 살아라."</p> <p> </p> <p>라고 웃어주시네요.</p> <p> </p> <p>집주인이 화내고, 화가 풀리는게 당연한 겁니다.</p> <p>제 집에서 세입자가 그런다고 하더라도, 저는 기다릴까요?</p> <p>아니겠죠.</p> <p> </p> <p> </p> <p>음... 오늘 새벽.</p> <p>기이한 꿈을 꾸고 일어난 뒤로 잠이 오지 않네요.</p> <p>꿈 때문이 아니고, 제 앞에 놓인 상황이 가끔 믿기지 않을</p> <p>때가 있어요.</p> <p> </p> <p>다 깨져서 후면판이 다 없어져가던 오래된 휴대폰 대신</p> <p>새 휴대폰이 있고, 좋은 차가 있고 에어컨이 잘 나오는 아늑한</p> <p>방에 앉아서 제가 마음씀 없이 앉아있는게 얼마나 평범하고</p> <p>또 대단한 일인지 새삼 느끼거든요.</p> <p> </p> <p>물론 과정은 굉장히 혹독했습니다.</p> <p>처음 두 달은 월급을 받자마자 잔액이 0이 되어버려서</p> <p>굉장히 당황했었거든요. 그 뒤로는 이래저래 잔액이 쌓이고</p> <p>지금은 그럭저럭 살 만 합니다. 아니 현재까지는 최상이죠.</p> <p> </p> <p>여기보다 더 나은 미래를 꿈 꿀 수가 있다는게 그렇게 즐거울 수 없습니다.</p> <p>올 해 겨울은 닌텐도스위치를 사서 따스한 방에 앉아 여가를</p> <p>즐길겁니다. 쉬는 날 스키강습도 받으러 갈거에요. 피부시술도 좀 하고</p> <p>다이어트로 살도 빠지고 있는 중이니 헬스장에서 운동도 좀 해야겠어요.</p> <p> </p> <p>다음 해 이맘때 쯤에는 외삼촌이 되어 있을테니 조카 사줄 유모차와</p> <p>꼬까옷도 아주 좋은 걸로 준비해야 겠습니다.</p> <p> </p> <p>벌써부터 내년이 기대가 되네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