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div> <div> </div> <div> </div> <div>우리집에는 스피츠 두마리가 있다.</div> <div>아롱이와 다롱이.</div> <div> </div> <div>서열상으로는 수컷인 다롱이가 우세하나 도도함만으로 따지자면 암컷인 아롱이가 우위를 차지한다.</div> <div>암컷인 아롱이는 스피츠주제에 점점 돼지새끼가 되어간다. 잘먹고 잘 안움직인다.</div> <div>다이어트 시키겠다고 다이어트 푸드까지 사줬는데 매번 귀엽다며 먹을것을 투척하는 장인때문에 망했다.</div> <div> </div> <div> </div> <div>반면 수컷인 다롱이는 새끼때 잘 안움직이다가 최근에 와서 흉근과 이두박근이 발달하기 시작하더니 옷걸이를 등반하는가 하면</div> <div>침대와 식탁 사이를 뛰어다니며 왜! 나! 빨리! 안아줘! 하고 안아주지 않으면 발가락을 물어뜯는다.</div> <div>그리고 넌 나에게 귀를 물어뜯기겠지 존나 내가 울산의 타이슨이다.</div> <div> </div> <div> </div> <div>하지만 나는 이 둘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그저 얌전하고 활발한 정도의 차이일거라고만 생각했다.</div> <div>허나 오늘 차에 짐을 싣고 아롱이를 태우려고 하는데 이년이 두번쯤 점프를 하더니 실패하자 그자리에 앉아버리곤 한숨을 쉬었다.</div> <div>그 모습을 본 장모님이 "아이고 이 돼지년아" 하면서 혀를 차고 아롱이를 들어올려 차에 실었다(?)</div> <div> </div> <div>이 펑퍼짐한 애는 차에 타자마자 한숨을 쉬며 드러누워버렸고 "야 배보여줘 복종하라고 야 야" 하는 말에는 "나는 도도하다" 하며</div> <div>절대 배를 보이지 않는 고고함까지 보였다. (여담이지만 수컷인 다롱이는 이름만 불러도 달려와 배부터 보이는 쉬운남자다.)</div> <div> </div> <div>어느정도로 살이 쪘는지 간식을 멀리 던지면 세걸음쯤 가다가 그자리에서 주저앉아 간식을 포기한다. 반면에 다롱이는 간식을...</div> <div>비유하자면 도쿄돔에서 이치로가 던진 간식을 이대호가 빠따로 쳐서 장외로 날려보내도 줏어먹는다.</div> <div> </div> <div>아롱이년의 기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div> <div>스피츠는 매우 예민한 종이라고 들었다. 해서 사람을 보면 매우 많이 짖는데, 다롱이는 짖다가도 아는사람이다 싶으면 반가워서</div> <div>더짖는다. 반면 아롱이년은 힘차게 짖다가 아는사람이다 싶으면 "뭐야 너냐" 하고 그자리에 드러누워버린다.</div> <div>다롱이는 동생인 아롱이를 매우 좋아해서 만날때마다 같이놀자고 달려들지만 아롱이년이 게으르다 해서 펀치력까지 없는건 아니다.</div> <div>매번 쳐맞고 쫓겨다닌다. 물론 반경 1미터 이내에만 오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div> <div> </div> <div>문득 나무늘보가 생각난다. 존나 쓸모없는주제에 아직까지 멸종안한 애들.</div> <div>우리집 아롱이년도 그러하다.</div> <div>존나 게으른 주제에 아직까지 잘먹고 귀여움받고 다닌다.</div> <div>반면에 다롱이는 존나뛰어도 개껌하나 먹기위해 애교를 분투하지만 성공률이 매우 희박하다.</div> <div> </div> <div>개의 세계에서도 될놈은 되고 안될놈은 죽어도 안된다는걸 보여주는 것 같다.</div> <div> </div> <div>아롱이년은 또한 못생긴것을 참지 못한다.</div> <div>밥을 먹거나 tv를 보다가 뭔가 걸려서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때 찡그리면 겁나짖는다.</div> <div>농담이 아니다. 보여주지 못하는게 한이다. 못생겨지는 타이밍에 짖는다. 근데 날보면 다른가족들을 볼때마다</div> <div>좀 더 자주 짖는다. 짜증난다. 반면 잘생긴 처남앞에서는 한번도 짖은적이 없다. 와이프앞에서도 마찬가지지만</div> <div>어쩐지 장인과 내 앞에서만 짖는다. 죽여버릴테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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